“변명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힘의 시대다”
“변명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힘의 시대다”
  • 고성혁 군사전문저널리스트
  • 승인 2017.11.2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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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 대통령의 선언

11월 8일 트럼프 미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회에서 명연설을 남겼다. 다시 한 번 곱씹어 볼 필요가 있는 연설이었다. 그 내용을 차분히 들여다보면 1963년 베를린 장벽 앞에서의 ‘나는 베를린 사람입니다’(Ich bin ein berliner)라고 말한 케네디 대통령의 감동적인 연설을 떠올리게 한다.

케네디는 열광적인 서베를린 시민을 향해 “모든 자유인은 그 사람이 어디에 살고 있건 간에 바로 베를린의 시민입니다. 자유인으로서 나는 베를린 시민입니다”라고 외쳤다.

공산독재에 맞서는 전 세계 자유인은 하나라는 동질성을 “나는 베를린 시민입니다”라는 말로 케네디는 말했다. 베를린 장벽 앞에서 케네디의 외침은 결국 30년이 지나 베를린 장벽을 무너트렸다.

2017년 11월 8일, 트럼프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회에서 “한국의 기적은 자유국가의 병력이 진격했었던 곳, 즉 이곳으로부터 24마일 북쪽까지만 미쳤습니다. 그리고 기적은 거기에서 멈추었습니다. 번영은 거기서 끝나고 북한이라는 교도국가가 시작됩니다”라고 말했다.

휴전선에서 멈춘 ‘자유의 선’을 언급했다. 트럼프의 이 말은 마치 베를린 장벽 앞에서 케네디의 연설과 오버랩 된다. 케네디가 베를린 장벽을 ‘자유를 가로막은 것’이라고 비유한 것처럼 휴전선을 자유의 기적이 멈춘 곳이라고 그 의미를 부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DMZ 휴전선에 역사성(歷史性)을 부여했다. “이 선은 평화와 전쟁, 품위와 악행, 법과 폭정, 희망과 절망 사이에 놓인 선입니다. 이 선은 수차례, 많은 장소에서 역사 속에서 그어졌습니다.

이 선을 지키는 것이 자유국가가 늘 해야 하는 선택입니다. 우리는 유약함의 대가와 이것들을 지키는 데 따르는 위험을 함께 배워왔습니다. 미국 군인들은 나치즘, 제국주의, 공산주의, 테러와의 싸움을 하면서 그들의 생명을 걸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트럼프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변명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힘의 시대다. 평화를 원한다면 우리는 늘 강력해야 한다.” 트럼프를 미치광이로 묘사하던 대한민국 언론에 어퍼컷(?)을 먹이는 장면이기도 했다.

트럼프의 연설을 한 줄로 요약한다면 아마도 ‘변명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힘의 시대다’가 될 듯하다. 트럼프는 자신의 말을 그대로 실천에 옮겼다. 11월 12일 동해상에는 미 해군 3개의 항모전단이 합동훈련을 했다.

니미츠함(CVN-68), 로널드레이건함(CVN-76), 루스벨트함(CVN-71) 항공모함 3척이 앞장서고 그 뒤를 한-미 해군 함정들이 뒤를 따랐다. 2007년 괌 인근 해상에서 3척의 항공모함이 연합훈련을 한 이후 10년만이다. 그것도 바로 동해상이다. 트럼프가 말한 ‘힘의 시대’를 행동으로 보여줬다.

▲ 2007년 부산에 입항하는 해상자위대 함정.

韓-美-日 연합훈련 빠지겠다는 문재인 정부

1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미국이 제안한 한-미-일 연합 훈련을 한국이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항공모함 3척까지 동원하면서 한-미-일 연합훈련을 제안한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항하는 한-미-일의 결속을 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일본은 즉각적으로 환영의 뜻을 표했다. 하지만 한국은 자위대의 한반도 주변 해역 진입에 대한 국민의 반일감정을 이유로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미국 측에 전했다고 언론은 전했다.

그러나 한-일간 연합훈련이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다. 1996년에는 해방 후 처음으로 해상자위대 함정이 한일 양국의 교류 차원에서 연습함 카시마호와 호위함 사와유키호가 부산항에 입항했다. 2007년에도 역시 카시마함(4050t급), 호위함 사와기리함(3500t급), 시마유키함(3050t급) 등 3척이 인천항에 입항해 친선을 다졌다.

2009년 11월 8일, 한일 수색 및 구조 훈련(SAREX)에 참가하는 일본 해상자위대의 오오나미함(5천300t급)과 아부쿠마함(2천550t급) 등 2척이 동해 1함대에 입항했었다.

한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1999년부터 2년마다 ‘한일 수색 및 구조 훈련(SAREX : Search and Rescue Exercise)’을 실시해왔다. 이 훈련은 한일 수색 및 구조훈련은 해상사고에 대비해 양국 해군-해상자위대간 공동 대처 능력을 기르고 공조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평화적·인도주의적 차원의 연합 해상훈련’이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생뚱맞게도 반일정서를 내세워 미국이 제안한 한-미-일 연합훈련을 거부했다. 대신 문재인 정부는 중국에 대해서는 저자세로 일관한다.

미국과 동맹국들의 연합훈련

미국의 힘은 단순하게 미국만의 힘이 아니다. 동맹국들과 연합된 힘이다. 미국은 한국만이 아니라 아시아 태평양 여러 나라들과 연합훈련을 한다. 일본은 미국의 대중국 포위 전략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미국 중심의 연합훈련에 적극적으로 참가한다. 미국의 아시아 전략에서 일본은 호주, 인도와 함께 주춧돌(coner-stone) 역할을 한다. 반면에 한국은 미국의 요청도 거부하고 중국 눈치만 보고 있다.

미국은 한국에게 유일한 동맹이지만 한국은 미국의 여러 동맹국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이 동맹국들과 함께 하는 연합훈련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한국 외에 미국이 참가하는 연합훈련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KEEN SWORD : 미일 연합훈련, 두 나라만의 해상훈련으로는 가장 규모가 크다.

2. PACIFIC-PARTNERSHIP : 미국, 일본, 호주, 베트남의 연합 해상훈련.

3. Malabar Naval Exercise : 올해로 21회째 되는 미국-인도 연합 해상훈련. 2007년부터 일본, 호주, 싱가포르까지 참가하는 동남아 최대 해상훈련이 되었다.

아시아 태평양에서 인도, 일본, 호주를 연결하는 미국의 핵심동맹훈련으로 對중국 포위 전략으로 해석된다. 인도는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의 핵심 동맹 국가다.

4. Talisman Saber : 2년마다 실시하는 미국, 호주, 일본의 연합훈련. 일본은 2015년부터 참가

5. COMMANDO SLING : 美공군과 싱가포르 공군의 정례적인 연합훈련

6. 코브라 훈련 : 태국에서 미국의 동맹국들이 참여하는 해병대 상륙훈련. 한국 해병대도 중대급으로 참가한다.

7. 환태평양 림팩훈련 : 1990년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2년마다 실시되고 있는 다국적 해군 연합기동훈련. 1990년 당시에는 소련 해군에 맞서 유사시 태평양상의 중요 해상 교통로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국을 비롯해 미국·일본·영국·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 등 6개국 해군이 참가했다. 현재는 중국까지 참가하는 최대 규모 해상훈련이 되었다.

8. 쟌다르크 훈련 : 2017년 처음 실시된 훈련으로 일본근해와 괌 인근해상에서 미-일-영-프랑스 연합 해상훈련이다. 쟌다르크 훈련은 유일하게 미국이 아닌 프랑스가 주도한다.

9. 용감한 방패 훈련(Exercise Valiant Shield) : 2006년 괌 인근 해상에서 펼쳐진 미국의 단독훈련으로 美 해,공군 및 해병대 연합훈련이다. 항공모함 3척이 모두 참여하는 훈련으로 중국의 팽창에 미국의 힘을 보여주기 위한 훈련으로 평가된다.

지난 12일 동해상에서 미 항모 3척의 훈련 역시 ‘용감한 방패 훈련’의 연장선상에 있다.

▲ E-8 JOINT STARS : 수원상공에서도 평양 인근의 지상 목표물을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는 고성능 지상감시 정찰기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약속했다는 무기 구매 목록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한국 자체 방위력 증강을 위한 협력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최첨단 군사정찰자산 획득·개발 협의도 즉시 개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한국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무기를 주문할 것”이라고 말했고 이미 승인이 난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한 관계자도 “양 정상은 첨단 정찰자산을 포함한 대한민국의 최첨단 군사자산의 획득과 개발에 관련한 협의를 즉시 시작할 것을 담당 관리들에게 지시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안보외교와 경제외교 두 가지를 모두 달성한 셈이다. 이를 두고 언론에서는 어떤 무기를 가장 먼저 구매할 것인지 목록을 기사화하기도 했다. 특히 주목받고 있는 부분은 정찰자산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E-8 조인트스타즈(E-8 Joint STARS)와 글로벌 호크 무인정찰기를 집중 부각시켰다.

E-8C 조인트 스타스는 200~500㎞ 범위 내에 있는 차량이나 기지, 미사일 발사대 등 지상 목표물 600여개를 탐지, 추적하는 고성능 지상감시 정찰기다. 실제로 1991년 1차 걸프전 때 이라크군 스커드 미사일을 추적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현재도 미국의 킬체인(KILL-CHAIN)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대를 추적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장비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문제는 조인트스타즈의 모체가 되는 항공기는 보잉 707여객기인데 이미 2005년에 생산 중단되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E-8 조인트스타즈 정찰기를 신품(新品)으로 구매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언론에서는 글로벌 호크 장거리 무인 정찰기도 거론했다. 글로벌 호크는 U-2 고공정찰기를 대체할 미국의 핵심정찰자산이다. 현재 괌에도 일부 배치되어 있다. 괌기지에서 글로벌 호크를 정비하더라도 비행 및 정찰작전은 미 본토에서 수행한다.

우리가 구매 의사를 피력한다 하더라도 미 의회에서 승인해 줄지도 의문이다. 또 언론에서는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보도하기도 했지만 그것은 낭설(浪說)에 가깝다.

기본적으로 핵잠수함은 미국이 수출할 수 있는 그런 무기가 아니다. 핵추진 잠수함을 도입한다면 그것은 우리 자체 기술로 건조해야 한다. 미국은 ‘핵’ 관련 무기는 거래 품목으로 전혀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정찰자산에 주목하는 것은 사실 우리 군의 전력 증강보다 ‘전작권 전환’에 더 무게를 두기 때문이다. 그동안 전략적 정찰자산은 전적으로 미국에 의존하기 때문에 전작권 전환에 최대 걸림돌이라고 문재인 정부 쪽은 판단하는 모양새다.

그들은 동맹 하에서는 미국의 정찰자산도 우리 것이라는 생각을 못하고, 미국에 종속되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의 무기구매 품목에 정찰자산이 우선순위로 거론되는 것은 어찌 보면 염불(군전력 증강)보다 잿밥(전작권 전환)에 더 관심이 있기 때문인 듯하다.

 

현실적으로 우선 도입해야 할 무기 LIST

SM-3 미사일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가장 큰 문제다. 그렇다면 무기 도입 최우선 과제는 북한 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무기라야 한다. 이지스함에 탑재하는 SM-3 미사일은 우리가 도입해야 할 0순위라 할 만하다.

한국 해군은 3척의 이지스 함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SM-3 미사일은 탑재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반쪽짜리 이지스함이라고 비아냥을 듣곤 했다. SM-3 미사일은 탄도미사일 다층방어 개념에서 최상위 방어에 속한다. 비행단계에서 요격할 수 있는 유일한 탄도미사일 요격 시스템이다.

미국이 한국에 배치한 사드 미사일은 SM-3 미사일보다 하부 개념의 요격시스템이다. 우리가 SM-3 미사일을 도입하면 미군의 사드 그리고 PAC-3 미사일과 함께 3중의 방어 시스템을 완비하게 된다. 특히 SM-3 미사일은 이지스함에 탑재되어 바다에서 운용되기 때문에 사드와 같은 논란을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포세이돈 대잠초계기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 다음으로 시급한 것이 북한의 잠수함 공격이다. 천안함 폭침을 통해 그 피해를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최근 외신은 북한이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까지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서도 확인된 사항이다. 북한은 70여척의 잠수함(정)을 보유하고 있다. 3면이 바다인 상황에서 고성능 대잠초계기는 절실하다.

현재 우리는 15대 정도의 대잠초계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작전 해역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그렇다면 미 해군이 최근 실전 배치한 포세이돈 대잠초계기 도입을 우선 고려해 보는 것은 매우 적절하다.

보잉 737 여객기를 개조해 만든 포세이돈 대잠초계기는 지난 2017 서울에어쇼에도 미국이 선보인 바 있다. 문재인 정부의 미국 무기 구매 리스트에 포세이돈 대잠초계기는 정찰자산 항목으로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F35 스텔스 전투기

F35 스텔스 전투기 추가 도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추가 도입한다면 약 20대로 추정된다. 공군은 하이(HIGH)급 전투기 120대를 요구했다. 그러나 IMF로 절반으로 줄어서 공군은 F15-K 60대 도입에 그쳤다.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F35 스텔스기 도입이 급물살을 타서 40대 도입이 확정되었다. 그래도 공군의 애당초 계획보다는 20대가 적은 수량이다. 따라서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도입한다면 F35 스텔스기 20대 추가 도입을 점쳐 보는 것이다.

강경화 외교 장관은 중국 왕이 외교부장과 회담에서 3불정책을 약속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었다. 3불정책은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배치와 관련해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방어(MD)체계에 가입하지 않고, ▶사드 추가 배치는 검토하지 않으며, ▶한·미·일 안보협력이 군사동맹으로는 발전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을 말한다.

이 회담 후 중국은 한국에 대한 사드 보복을 일부 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를 두고 국회에서는 야당이 일제히 성토했다. ‘21세기 삼전도 굴욕’이라고 평했다.

강경화-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회담 내용은 문재인-트럼프 정상회담 내용과는 충돌하는 부분이 없지 않다. 사드 도입에 중국이 그 난리(?)를 쳤는데 만약 또 다른 고성능 무기 도입에 과연 중국이 가만 있을까 하는 의문이다.

이제 중국은 한국을 마음대로 컨트롤(?)하는 방법을 알았는데 말이다. 19세기 위안스카이가 조선을 마음대로 주물렀다. 대원군은 청나라로 압송되기도 했다. 미국과 일본 싫다고 중국에 붙다가는 19세기 조선꼴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

문재인 정부의 친중반일 외교 노선은 잘못하다가는 미국이라는 유일한 동맹마저 잃어버리게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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