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산수의 감각... 생각이 복잡할 땐 산수부터 해보자
[신간] 산수의 감각... 생각이 복잡할 땐 산수부터 해보자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3.20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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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조지 셰프너 George Shaffner 평범한 경영 컨설턴트로서 미국 워싱턴 주에서 아내 그리고 세 명의 아들과 함께 살던 조지 셰프너는 어느 날 친척의 죽음 이후 우울에 빠진 장모님을 위해 짧은 수필을 썼다. 간단한 산수를 이 용해 삶과 죽음의 문제를 풀어낸 글이었다. 이 글을 읽은 장모님 의 기분이 한층 나아진 것을 본 후, 그는 가족과 친지들이 가진 고민 을 덜어줄 수 있는 수학 에세이들을 하나씩 써내려갔다. 그런 과정에서 사람들이 수학을 너무 어렵게만 여겨 간단한 산수조차 손사래친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이들에게 산수의 묘미를 알려주고자 책을 쓰기 시작했다.

네브래스카 링컨 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했으며 동대학원의 경 영전문대학원에서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컨설팅업체인 ACI Europe와 CSI North America에서 최고경영인을 역임했으며 이후에는 경영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두 번째 기회의 땅(In the Land of Second Chances)》, 《에덴의 미망인(The Widows of Eden)》등의 소설을 쓰기도 했다.
 

숫자가 없다면 우리는 세상을 두리뭉실하게 이해할 수밖에 없다. 숫자 없이 하루의 어느 때를 가리킬 수 있는가? 숫자 없이 어떤 사람을 묘사할 수 있는가? 즉 숫자는 시간과 온도, 속도와 거리, 전압과 전력 등 세상 모든 곳에 존재하며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명확한 기준을 제공한다. 분석이나 조작도 편하다. 우리는 숫자를 이용해 사과의 가치(가격)나 남은 사과의 개수를 쉽게 알 수 있다. 

그런 숫자의 힘을 당신은 잘 활용하고 있는가?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은 단순히 사과의 개수를 구할 때 사용하는 초등학생들의 기술으로만 생각하지는 않는가? 혹시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수학은 완전히 잊어버리고 숫자나 수식만 봐도 손사래를 치며 지긋지긋해하진 않는가? 

경영 컨설턴트로서 간혹 소설을 쓰며 가족들과 함께 평범하게 살던 저자 조지 셰프너는 사람들이 수학을 너무 어렵게만 여겨 간단한 산수조차 손사래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산수가 얼마나 유용한 기술인지 보여주고자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수학은 단지 항공우주과학자들이나 하는 것은 아니다. 매일매일을 살아가는 우리들 또한 일상의 문제에 수학을 적용해 간명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아주 간단한 산수만으로도 충분하다. 모든 수학은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이라는 사칙연산 위에 세워지기 때문이다. 이 네 가지 연산을 현명하게 이용하기만 해도 많은 문제들을 풀 수 있다.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하는 에피소드와 뇌를 자극하는 유머로 가득한 이 책은 산수가 우리 일상을 얼마나 풍요롭게 만드는지 보여주는 삶의 지침서다. 

가정에서, 일터에서, 그리고 삶과 죽음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삶은 선택의 문제로 가득차 있다. 우리는 매 순간 각각의 선택지가 가진 장단점을 고려하고 어떤 선택이 더 나을지 가늠하려 한다. 하지만 오늘의 저녁 메뉴를 고르는 일부터 회사의 향후 미래를 가름하는 업무 결정까지, 쉽게 내려지는 결정은 하나도 없다. A라는 항목은 이런저런 장점이 있지만 무시못할 단점도 있고 B라는 항목은 A에겐 없는 장점을 가지는 대신 다른 요소에서는 A보다 열등하다. C라는 항목은 A와 B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지만 치명적인 결점도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간단한 산수로 누구나 납득할 수 있을 만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필요한 것은 연필과 종이, 그리고 계산기뿐. 일단 선택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들이 나열해본다. 그리고 각 선택지들이 해당 요소에서 몇 점을 받는지 표로 만든 후 합계를 내면 우리가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명확히 알 수 있다. 동점을 받은 항목이 있다고? 그렇다면 특정 요소에 가중치를 주고 다시 계산해보자. 이 방법은 우리가 선택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한 판단 요소로 여기는지를 수치화함으로써 보다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에서 소개된 셈의 기술은 이것만이 아니다. 고등학교를 왜 다녀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빨리 사회로 나가 돈을 벌고 싶다는 자녀에게 고교 중퇴자와 고교 졸업자의 연소득과 근무 기간을 나타내는 표를 보여주자. 연소득과 근무 기간을 곱해 전체소득을 구하고 이를 시간으로 나누면, 자녀가 고교 졸업을 위해 보내는 2년이 자그마치 1년에 33만 달러, 혹은 시간 당 200달러의 가치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정도면 자녀를 충분히 납득시킬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간단한 셈법은 당신이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수학에서 도망친 일명 ‘수학 난민’이라도 무난히 사용할 수 있다. 저자인 조지 셰프너는 수많은 수학 난민이 생겨나는 이유가 고등학교 수학이 너무 추상적이고 엄격하기 때문이라 생각해 가능한 한 짧고 단순한 이야기들로 산수의 묘미를 전달하고자 한다. 알 수 없는 기호로 가득한 방정식도 이 책에는 없다. 샤프 가족과 드나일 가족이라는 가상의 인물들이 전하는 이야기들로 우리는 삶의 여러 문제를 해결해가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 

누구나 어릴 적에 대통령이나 큰 기업의 경영인, 우주비행사, 스포츠 스타가 되길 꿈꿔본 적 있을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이런 직업을 가질 확률은 얼마나 될까? 그저 두리뭉실한 꿈일 뿐일까? 예컨대 평범한 20대 미국 청년이 40대에 유명 기업의 CEO(최고경영자)가 될 확률은 얼마일까? 일단 인구조사국의 통계에서 노동자의 수를 추산해보면 평범한 청년이 CEO가 될 확률은 21000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만일 그가 일류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한다면, 석사 학위 이상의 고학력자의 비율을 고려할 때 CEO가 될 확률은 560분의 1로 늘어난다. 여전히 치열하게 경쟁해야 할 테지만 560분의 1은 21000분의 1보다는 확실히 가망이 있는 확률이고, CEO는 아니더라도 CFO(최고재무책임자)나 COO(최고운영책임자), 임원, 부사장 수준으로 성공의 범위를 높인다면 그 확률은 11분의 1로 늘어난다. 이제, 그의 꿈은 그다지 막연한 것이 아니라 보다 구체적인 가능성이 되고 그 꿈을 이루기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보다 명확해졌다! 

이처럼 숫자는 막연했던 우리 삶의 면면에 구체적인 형태를 입힌다. 회의가 시간 낭비라고 생각된다면 회의를 하는 대신 직원들끼리 직접 만나거나 통화로 업무를 공유할 때 드는 시간을 계산해 회의에 걸리는 시간과 비교해보면 된다. 흡연이 왜 나쁜지 설명하려면 하루 한 갑씩 담배를 구입할 때 향후 50년간 담배값으로 과연 얼마나 쓰게 되는지, 그리고 수명은 얼마나 줄어드는지 수치를 보여주면 된다. 처리해야 하는 일이 너무 많을 때는 업무에 드는 시간과 그에 따른 매출액을 표로 만들고 시간당 매출액을 구해 업무 순서를 배열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숫자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삶의 이면들을 명확히 드러내기도 한다. 때때로 우리는 세일즈맨의 영업에 넘어가 신용카드로 자동차와 같이 비싼 물품을 구입하기도 한다. 세일즈맨들은 계산기를 보여주며 매달 아주 적은 금액만 지불하면 저 차를 가질 수 있다고 유혹한다. 하지만 우리가 직접 계산기를 두드려 이자를 계산해보면 원금과 거의 비슷함을 알게 되기도 한다. 세금 감면이 실제로는 세금 인상과 마찬가지인 것도 같은 이유다. 정치인들은 감세 정책으로 유권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으려하지만 국가가 지고 있는 채무와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결국 우리의 빚만 늘어날 뿐이다. 이러한 점만으로도 우리가 산수의 감각을 익힐 필요성은 충분하다! 

아침 출근길에 포르쉐가 나란히 달리는 것을 발견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왜 모든 일들은 잘되기 보다는 나쁘게 흘러가기 마련일까? 사후세계가 존재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50억이 사는 이 지구가 지속가능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이 책의 저자인 조지 셰프너는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사소한 궁금증부터 삶과 죽음에 관한 문제까지 파고들며 새롭고도 놀라운 결론을 보여준다. 이 책이 주는 메시지가 참신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 책은 무엇이 중요한지 말하는 기존의 자기계발서를 넘어서 그것이 ‘얼마나 더’ 중요한지 말하기 때문이다. 이는 숫자가 드러내는 진실의 깊이에 저자의 삶의 대한 통찰이 더해진 결과다. 

삶은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와 이해하기 힘든 문제로 가득차 있다. 인류는 지금까지 많은 문제를 해결해왔지만 여전히 우리는 어려운 문제들과 싸우고 있다. 이런 노력을 함에 있어 산수는 당신의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숫자의 힘은 강하다. 이 숫자들에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산수의 감각을 키운다면 당신의 삶은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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