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이 바라본 ‘한동훈 효과’
사회 박현주 미래한국 편집인
참석자 곽미진 (30대, 연구원)
오종택 (30대, 에스텔 엔지니어링 이사)
박준규 (30대, 한반도청년미래포럼 대표)
박큰별 (20대, 대학생)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선거가 다가오면서 여론조사 결과에서 양당 지지율이 변화하고 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때만 해도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앞섰지만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오차 범위 밖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 지지율을 앞서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거가 임박할수록 양당이 가장 주목하는 세대는 2030인데 이번 선거에서 양당 중 어느 당이 2030의 마음을 더 얻느냐가 승리의 관건이 될 것 같다. 총선의 주역인 2030세대가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매우 궁금하다. 2030의 속마음을 심도 있게 들어보기 위해 좌담을 마련했다.
사회 = 언론을 통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많이 보셨을텐데요. 한 위원장에게서 느껴지는 이미지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무엇일까요?
박준규(30대) = ‘정석의 검투사’라고 하겠습니다. 한 위원장은 편법을 쓰지 않고 정석으로 싸우는데 사방팔방 들어오는 공격을 다 물리칩니다.
오종택(30대) = 저는 한 위원장을 보면 세 가지 단어가 떠오릅니다. ‘너드(nerd)’, ‘뿔테 안경’, ‘바나나우유’입니다. 특정 분야에 대해 지식이 높고 타인과의 교류는 신경 쓰지 않는 유형을 ‘너드’라고 합니다. 보통 정치인이라면 선거도 해보고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 위원장은 검사 출신으로 한평생 공부를 잘했을 것 같아 너드스럽고 그 이미지를 강조해주는 것이 뿔테 안경입니다. 법무부 장관 취임 직후 출근길에 바나나우유를 들고 있는 것을 봤는데 엄청 엘리트이지만 먹는 것, 좋아하는 것은 우리와 별 차이가 없어 보여 친근함이 느껴졌습니다.
곽미진(30대) = 저는 ‘엘리트 검투사’로 보입니다. 엘리트는 대개 싸움을 잘 안 하잖아요. 그런데 한 위원장은 몸을 사리지 않고 싸움을 잘합니다. 말로 싸우면서도 마치 칼로 싸우는 듯 탁탁 끊어 싸우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박큰별(20대)= 저는 ‘언어의 마술사’라 하겠습니다. 법무부 장관 시절부터 민주당 의원들이 공격을 퍼부으면 그 공격에 휘말리지 않고 자신의 할말을 논리적으로 반박하면서 상대방을 격파합니다.
사회 = 한동훈 위원장은 작년 12월 운동권 특권정치청산을 내걸며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했습니다. 지금까지 한 위원장이 제시하는 ‘동료시민’ ‘선민후사’ 라는 새로운 단어나, ‘5대 정치개혁’을 비롯해 많은 공약들이 2030의 입장에서 공감대가 형성되나요? 만일 그렇다면 특히 어떤 부분에 공감이 갔는지 말씀해주세요.
곽 = ‘부산 서면 돌려치기남 묻지마 범죄’로 2030 여성들은 공포심이 있습니다. 피해자는 국정감사장에서 가해자의 보복에 떨어야 하고, 사법 체계에서 피해자가 소외 당하는 문제점을 눈물로 호소했는데요. 한 장관이 전화 통화에서 피해자가 겪은 고초와 지원이 미흡한 점에 대해 사과하고 힘이 되고자 하는 것을 보고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선고가 필요하다는 발언을 한 적도 있습니다. 범죄와 치안, 안전 문제들은 2030 여성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불출마 선언’은 특권 내려놓기에 앞장서려는 의지 표명
박큰별 = ‘586 운동권 특권정치 청산’을 시대적 정신으로 내건 것은 2030 청년들에게 공감을 일으킵니다. 586 운동권이 정치권에 진출해 386에서 686이 다 되도록 수십 년간 국민들 위에 군림하며 너무 오랫동안 기득권을 누렸습니다. 국회에 진출하고 싶은 청년들도 있는데 운동권들이 자리를 내주지 않아 기회를 빼앗긴 측면이 있습니다.
오 = 저는 한 위원장의 탁월한 ‘브랜딩 능력’이 확 와 닿습니다. 복잡할 수도 있는 표현을 아주 간결하고 쉬운 언어로 표현해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들이는 능력이 있습니다. ‘동료시민’ ‘선민후사’라든가 ‘운동권 청산’은 물론이고 ‘목련꽃 필 때~’ 라는 감성적 표현으로 4월 총선을 연상시키며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5대 정치개혁공약인 ‘불체포 특권 폐지’, ‘금고형 이상 판결 확정 시 세비 반납’, ‘귀책사유 시 재보궐 선거 후보 무공천’, ‘국회의원 250명으로 감축’, ‘출판기념회로 정치자금 받는 관행 근절’ 등 국회의원들의 특권내려놓기는 국민들과 높은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브랜딩 능력에 비대위원장이라는 무게감까지 더해져 더 어필되는 것 같습니다.
박준규 = 한 위원장은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바다를 보는 강점이 있어 보입니다. 국정감사 때도 그랬고 야당에서 끊임없이 태클을 거는데 그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명쾌하게 밝힙니다. 상대방 질문에 오류가 있으면 질문의 취지가 잘못된 것까지 짚어줍니다. 이런 모습은 대한민국의 정치적 병폐를 짚어주고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게 울타리를 쳐주는 듯한 인상을 받습니다. 핵심을 콕콕 짚어주며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바다를 본다’고 표현했습니다.
사회 = 한동훈 위원장의 등장은 정치적,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오 = 비대위원장직 수락 연설에서 “승리를 위해서는 뭐든 다 할 것이지만, 그 승리의 과실을 가져가지는 않겠다"고 하며 불출마 선언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특권 내려놓기에 앞장서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읽혀졌습니다.
최근 대한민국의 가장 큰 담론은 공정과 상식입니다. 공정과 상식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성세대의 특권 내려놓기가 필요하고 이를 몸소 보여줬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습니다. 그것이 당분간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해결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 위원장의 등장은 공정과 상식을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솔루션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특권 내려놓기란 어쩌면 가장 어려운 일일텐데요.
박큰별 = 저 역시 같은 생각입니다. 국회의원들이 누리는 특권이 많은데 이번에 한 위원장이 내세운 5대 정치개혁공약은 신선함이 컸습니다. 권력을 가진 사람은 일반인들보다 훨신 높은 도덕성이 중시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박준규 = 대한민국은 삼권분립 체제의 시스템에 의해 돌아가야 하는데 언제부터인가 국회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점이 불만스러웠습니다. 더 실망스러운 것은 괜찮은 분들도 정치권에 들어가면 대부분 똑같아지는 것이었습니다. 청년들이 정치에 참여하고 싶어도 막상 정치권에 들어가면 기성 정치인의 모습으로 변할까봐 참여를 두려워하는 청년들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 위원장은 ‘변화의 씨앗’이 등장한 느낌이랄까, 나도 국회에 들어가 저렇게 활동하고 싶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회 = 한동훈 위원장이 기성 정치인하고 다른 점이 있다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
오 = 한 위원장은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정치시스템 빌더’라 여겨집니다. 기성 정치인 대다수는 “정치는 이런 거야” 하며 이념적으로 무조건 밀어붙이기식을 해왔다면 한 위원장은 정치권에 들어와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는다는 것이 보였을 것이고 지금 시급하게 시스템을 구축해가는 과정이라 여겨집니다.
박큰별 = 기성 정치인들은 청년 공약을 주로 선거 때만 내세우는데 한동훈 위원장은 전국 순회 결의대회를 통해 소외된 지역까지 돌아다니며 청년에 대한 공약을 제시합니다. 그것을 보며 청년들에 대한 배려심이 엿보였습니다.
박준규 = 기존에는 당내 어떤 기류가 있을 때 이것을 지지하는 주류파들이 막말을 한다거나 비상식적인 행동을 해도 묵인되는 분위기였습니다. 한 위원장은 정치구조 자체에 문제 의식을 갖고 고민하고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정치의 구조적 정상화’를 꾀하려는 노력이 보입니다. 기성 정치인이 목적이나 가치보다 수단에 치우친다는 느낌이었다면 한 위원장은 가치와 목적, 동료 시민과 나라가 좋아지는 본질을 훨씬 중시하는 느낌입니다.
한 위원장은 가치와 목적 같은 본질을 중시
곽 = 기성 정치인들은 보수와 진보에 따른 이념에 따라 양분되어 자기네 입장만 주장하며 싸우는 모습을 보여 2030이 크게 실망했는데요. 한 위원장은 보수와 진보를 갈라치기하기보다 통합적으로 아우른다는 느낌이 듭니다. 보수의 기치를 논하면서도 때로는 진보주의자보다 더 진보적인 이야기를 논합니다. 이러 모습은 정치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거부감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사회 = 이상민 의원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한 위원장이 우리 사회의 극단적 대립을 넘어서려면 좌우 이념을 넘어 좌,우 모두에서 답을 찾겠다는 말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했던 말과 연관성이 있네요.
박준규 = 거기에 추가한다면 좌우의 기류에 따르기보다 한 위원장은 늘 안건 자체의 핵심을 파고드는데 이것이 바로 본연의 정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회 = 정치인들이 이념간의 승패를 논한다면 한 위원장은 동료시민을 위한 길이 무엇이냐, 공정과 상식의 잣대에서 무엇이 옳은 것이냐 같은 본질과 가치에 주안점을 둔다는 의미로 여겨지네요. 그렇다면 한 위원장이 한국 정치에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오 = 총선 결과에 달린 것 같습니다. 총선에서 국힘이 승리한다면 한 위원장의 지향점이 계속 유지될 수 있으니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올 것 같습니다.
박준규 = 한 위원장으로 인해 청년들이 정치에 더 관심을 갖게 될 것 같습니다. 2030에게 정치인들이 비호감이었다면 한 위원장이 그런 이미지를 많이 개선해주고 있기 때문이죠.
오 = 사실 한 위원장으로 인해 민주당이 변한다는 인식도 있어요. 한 위원장이 사법 리스크와 도덕적 해이에 목소리를 높임으로써 민주당의 도덕적 해이가 더 뚜렷하게 보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송영길 의원이나 조국 장관도 총선에 출마하겠다 하고, 이재명 대표가 인재를 영입한다 해도 이 모든 것을 한 위원장이 강조하는 공정과 상식 아젠다로 바라보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민주당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이죠. 한 새로운 정치인으로 인해 정치권에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를 갖게 되는 것이죠.
사회 = 지난 1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2030 여성들의 44%가 한 위원장이 총선에 긍정적이라 답했습니다. 2월에는 민주당과 국힘 지지율이 역전되면서 오차범위 밖에서 국힘이 앞서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30에게 ‘한동훈 효과’가 나타난다고 여기시나요.
박준규 = 저는 ‘한동훈 효과’가 청년층에 확실이 나타난다고 봅니다. 젠더 갈등이 극심해진 데는 일부 정치인이 남녀 갈라치기를 부추긴 데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통념적인 ‘정치인’ 프레임은 자신의 당리당략에 따라 갈라치기하고 투쟁을 일삼는데 전혀 정치인스럽지 않은 정치인이 나타나 투쟁보다는 안건 자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며 2030과의 거리를 좁혀줬습니다.
박준규 = 2030을 세 그룹으로 분류해본다면 아예 정치를 혐오해 내인생과 무관하다고 여기는 부류, 결혼, 취업, 주거에 불만을 느끼며 내 삶이 정치와 직결돼 있구나를 체감하는 부류, 마지막으로 정치 고관여층입니다. 한 위원장의 등장은 두 번째 부류인 살아가며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청년들에게 높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제부터 정치에 신경을 써보려 해도 기존 정치는 노답이었는데 한 위원장의 바닥부터 제도화시키고 본질을 끄집어내 공론화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정치와 연관을 가져볼 엄두를 내는 것 같습니다.
오 = 2030이 정치적 각성을 하기에는 한동훈 효과가 크게 이어지지 않는 면도 있어 보여요. 50대 한 위원장이 2030을 완전히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 위원장이 만일 성공한다면 보수나 진보란 단어는 소멸되고 전혀 새로운 부류가 생겨날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정치권에 이어져오던 관성적 행태들을 끊어내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2030이 접근할 가능성은 더 커질 것입니다. 한 위원장도 다음 세대인 2030에게 어떤 유산을 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할 것 같습니다.
곽 = 저는 사실 한 위원장을 통해 정치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데요. 능력과 실리를 위주로 하는 매우 합리적인 정치인으로 여겨져요. 그로 인해 정치에 대한 관심이 생겨납니다.
사회 = 최근 이수정 후보가 한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수원을 찾은 한 위원장이 육교를 건너갈 때 몰려드는 인파로 인해 육교가 무너지는 줄 알았다며, 한동훈 팬덤을 실감했다고 말했는데요. K팝스타도 아닌 정치인의 이런 모습은 보기 드문 현상입니다. 한동훈 팬덤의 요인은 무엇이라 여기나요.
박큰별 = 한 위원장의 소통 방식이나 태도가 팬덤을 불러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출근길에 기자들이 질문을 할 때 “안녕하세요” 인사하며 질문자를 존중해 줍니다. 모든 질문에 예의바르게 답하는 모습은 정치권에서 보기 드문 일이라 그 점이 매력도를 높인다고 여깁니다.
권 = 전 세계적으로 마블 영화가 대흥행을 이룬 것처럼 권선징악, 악을 응징하는 영웅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한몸에 받습니다. 조선제일검 한 위원장이 세상의 악을 처단하고 불의에 맞서 적극적으로 싸우는 이미지가 팬덤을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박준규 = 한 위원장은 외모나 스펙, 패션 감각,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들이 한국인이 좋아하는 상이라 여겨집니다. 기성 정치인들이 막말을 하거나 안건과 별 상관없는 이야기들을 해서 비호감이었다면 한 위원장의 감각적인 이미지와 상대방의 기에 절대 눌리지 않고 강력한 메시지와 제스처를 보이는 것이 팬덤으로 작용한다고 보입니다.
사회 = 한 위원장의 소통방식, 언어, 비언어, 매너 그 모든 것을 포함해 팬덤의 요인이 된다는 말씀이네요.
오 = 모든 것을 고루 갖췄다는 점에서 육각형 인사가 아닐까.
청년 인재 등용은 숫자보다 ‘인물론’이 중요
사회 = 한 위원장이 금수저 출신에 최고의 스펙을 지닌 엘리트임에도 사람들에게 별 거부감을 주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 = 2030 사고의 트렌드가 바뀐 점도 있습니다. 요즘에는 금수저를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박준규 = 그런 말 있잖아요. 잘 나면 더 잘났다고, 잘나면 착하기까지 하고, 잘 생기면 착하고…
박큰별 = 저는 다른 의견인데요. 저는 인성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부 잘하고 엘리트라 해서 반드시 인성이 좋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한 위원장은 엘리트이지만 인성이 받쳐주기 때문에 인기가 따른다고 여깁니다. 언론에서 보면 어디를 가든 별 주목받지 못하는 경비원 아저찌나 장애인, 노약자들을 참 잘 챙기시더라구요.
박준규 = 한국에 일종의 프레임이 있어요. 잘 살고 잘나면 나쁘다라는 기류가 있어요. 돈 많으면 뒤에 뭐가 있을거야 여기는 것처럼. 그래서 ‘흑수저’ 츨신을 내세우는 정치인들이 꽤 있었는데요. 사실 흑수저 출신이 반드시 서민들을 위하는 정책을 펼친다거나 도덕적으로 우위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체험하면서 사람들의 관점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금수저에 엘리트, 그리고 말이나 행동도 중요한데 거기에 전문성까지 갖춘 완벽남이라는 점에서 팬덤이 작용했다고 보입니다. 보수는 잘사는 사람이 지지하는 쪽, 진보는 못사는 서민을 걱정하는 프레임도 한 위원장으로 인해 많이 깨어졌다고 봅니다.
사회 = 한 위원장이 기존의 많은 프레임들을 깨고 있다고 얘기이네요. 이번 공천에서 양당 모두 세대교체를 강조하는데 세대교체 면에서 바라볼 때 어떤가요.
박준규 = 청년 인재 등용을 단지 숫자로 평가할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기성 정치인과는 확연히 다른 아젠다를 제시할 수 있고, 사고나 가치관이 ‘청년다운’ 인재가 등용될 때에는 정치에 새 변화를 가져오겠지만 기성 정치에 물든 청년은 나이만 청년일 뿐 혁신을 이뤄내지 못할 것입니다. 청년 역시 인물론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사회 = 한동훈과 이재명 리더십을 비교해본다면
박큰별 = 리더십이라고도 할 것도 없이 이재명 대표는 그냥 자기 측근만 챙기고 자기 사람들에게만 공천을 주는 점에서 ‘자기 사람만 챙기는 리더십’이라고 할까요. 그에 비해 한 위원장은 공정하고 열심히 발로 뛰며 솔선수범하고 있지요. 특히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사회적 약자나 장애인분들을 세심하게 챙기는 모습에서 ‘포용의 리더십’이 느껴집니다.
오 = 이것은 역설적인데요.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으면서도 당을 장악해가고 반대 목소리를 통제하며 지금까지 자리를 지켜내는 것을 볼 때 초월적인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박준규 = 한동훈과 이재명은 연령대 차이가 확연히 나는 이미지라 이러한 점도 2030에게는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것 같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대선 때는 하얀색 머리였는데 요즘 검정색으로 컬러를 바꾼 듯한데 한동훈에 비해 구세대로 비춰질까 해서 그런 듯합니다. 구세대 어르신 이미지와 너드(nerd)함을 갖춘, 말 잘하는 세련된 젊은 리더의 이미지는 대비됩니다.
곽 = 한 위원장은 ‘호응하는 리더’라면 이재명은 ‘내치는 리더’, ‘뺄셈의 정치’라 표현하고 싶네요.
사회 = 한 위원장에게 2030을 대표해서 건의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곽 = 국가 경쟁력과 기초 과학분야는 직결되는 분야인데요. 제가 몸담고 있는 바이오 스타트업은 R&D 예산 삭감 문제로 여파가 큽니다. 의대 쏠림 현상으로 이공계가 비인기 분야가 되어 지원이 많이 줄었습니다. 이공계에 더 높은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습니다. 이것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일이라 여깁니다. R&D 예산의 무조건적인 삭감에 초점을 두기보다 잘못된 것을 수정,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여깁니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 과학 분야의 인재들을 적극 양성하는 데 더 관심을 가져주기 바랍니다.
오 = 저는 반대 의견인데요. 2030이 무언가 해주기를 당연시 여기며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여깁니다. 예컨대 R&D의 경우 정부가 돈을 주는 것을 왜 당연하게 여기는지 모르겠어요. 투자받는 것은 기업 행위이자 시장 행위이니까 본인이 노력해야지 정부에 기대며 지원금이 끊겼다고 정부를 탓하는지 모르겠어요.
사회 = 자체 경쟁력을 높여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여기시나요.
오 = 제가 몸담은 회사는 모기업이 나이지리아에 있는데 그곳 광산을 캐야 저희가 돈을 받습니다. 지금 인접국인 니제르에서 쿠데타가 일어나 나이지리아 바우치 주의 광산 일을 못합니다. 그곳은 치안이 불안해 경비대를 고용해야 하는데 대통령이 쿠데타 우려로 싫어합니다. 그래서 사정이 매우 어렵습니다. 저도 이럴 때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면 좋겠지요.
하지만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전통 세대가 청년을 뭔가 해줘야 되는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변화되었으면 좋겠어요. 어느 한쪽을 특별히 지원해주다 보면 반대쪽 원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지원금은 결국은 우리 세금에서 나오는 거구요. 미래에서 끌어와 빚을 지는 것이라 여깁니다. 2030을 무조건 도와주기보다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토대를 형성해주는 것이 자체 경쟁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2030에게 특혜만 주기보다 건강한 경쟁 가능한 발판 구축해 주기를
박준규 = 국민들의 정치 의식을 개선해줬으면 합니다. 국가가 왜 모든 것을 다 해줘야 되는지에 대한 성찰 질문을 해봐야 합니다. 국가는 무조건 주는 존재로 인식되게 여론을 조성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국가가 해줄 수 있는 한계를 일깨우고 국민들을 설득시켜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양당이 2030에만 주로 관심을 가지고 무엇을 해줄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다른 세대와는 또 다른 갈라치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오 = 2030에게 특혜를 너무 주려 하지 말고 건강한 경쟁을 통해 자립해 일어설 수 있는 발판을 구축해 줬으면 합니다.
사회 =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는데 부동층은 20%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론조사에서 2030에 무당층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30의 관심과 지지도를 이끌어낼 방법은 무엇일까요?
오 = 나쁜 짓 저지른 법범자들을 말끔히 잡아가두면 높은 호응을 얻을 것 같습니다.
박큰별 = 법 자체가 탁상행정으로 이뤄진 것이 많은 것 같아요. 시대에 안 맞거나 한쪽만의 이익을 대변하다보니 상대편은 피해를 입게 되는 식이죠. 국회의원들이 발로 뛰며 현장을 반영한 민생정책을 내준다면 어필할 것 같습니다. 최저시급도 문제라 여깁니다. 너무 갑자기 올리니까 소상공인들이 매우 힘들어합니다. 알바 쓰기도 부담스럽다고. 현실을 반영한 법안을 발의해주면 좋겠습니다.
사회 = 요즘 청년들이 알바를 많이 하는데 최저시급을 낮추면 당장 영향이 미치지 않을까요.
오 = 최저임금이 너무 높다보니 오히려 각종 알바에 기대며 취직을 기피하게 하는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최저임금이 높다는 것은 그 최저임금 아래의 생산성을 가진 청년들이 시장에서 체계적으로 도태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디 가서 한풀이도 못하고, 구조적으로 도태되는 것입니다. 최저임금을 내리자는 얘기는 쉽게 꺼내기 어려운 문제이지만 업종별로 다각화하는 유연성을 보이면 좋겠습니다.
곽 = 저는 전세 사기꾼을 엄벌하는 것이 청년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으리라 여깁니다.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주거는 정말 중요합니다. 전세 사기 피해자가 수 천 명이나 되는데 아직도 전세 사기는 벌어지고 있습니다. 2030에게는 전세 사기범에 대한 처벌이 너무 미약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이런 피해를 입지 않도록 엄단 처벌해 주기를 바랍니다. 당정이 ‘사기 범죄 전담팀’을 형성해 사기꾼 엄단 정책을 추진하면 파급력이 높을 것 같습니다. 특히 부동산 중개업자가 사기를 칠 때는 더더욱 중형으로 다스려야 합니다.
오 = 저는 사회 전반의 독점 행위를 개혁하면 좋겠습니다. 각종 협회의 독점 행위, 예를 들어 축구협회 등 각종 협회들이 그들만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는데 경쟁 체제로 시스템을 바꾸면 좋겠습니다.
박준규 =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초고령화’와 ‘출산율 감소’ 문제에 접근하는 시각인데요. 2030세대 여성들에게 출산 정책에 대해 물어보면 ‘출산율’ ‘출산율 정책’이라는 단어 자체에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출산율보다는 인구 정책이란 단어가 더 편하게 와닿을 것 같습니다. 출산율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많은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지만 지금의 출산율 정책들이 2030 세대에게는 잘 와닿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고학력 여성층이 늘어날수록 출산율이 감소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것은 여성들의 가치관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출산율 정책은 현실적 여건 조성만 주력할 뿐, 2030 여성들의 가치관 변화는 전혀 반영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정책권자들이 이처럼 2030 여성들을 제대로 공감하지 못한 상태에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수백조 예산을 퍼붓는 것이 과연 효과가 있을지 의문입니다.
박준규 = 2030이 정책권자들의 초고령화에 대한 대비가 너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은 그 부담이 고스란히 자신들에게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연금과도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2030은 이 문제를 분명하게 해결해줄 당에 지지를 보낼 것입니다.
오 = 저는 공교육 기간을 대폭 줄이면 좋겠습니다. 컴퓨터와 AI가 빠르게 발전하는 것처럼 기술과 글로벌 경제가 급변하는 속에 기존 학교 교육에서 평생 쓸 수 있는 기술을 모두 배울 수는 없습니다. 세상의 빠른 흐름에 맞춰 공교육 기간을 줄이는 개혁이 필요하다고 여깁니다. 수준에 맞춘 유연한 교육이 효과적이라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재정준칙을 잘 지켜 인플레가 되지 않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박준규 = 사익과 패권 다툼이 아닌, 정치와 입법, 정책에 대해 본질을 생각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국민의힘이 되기를 바랍니다. 지금껏 국회는 상대에 대한 배려심 없이 격의 없는 언행들이 난무했습니다. 이제는 보다 품격 있는 정치로 변화시켜주기를 바랍니다.
오 = 당론과 강령이 현재 대한민국과 당원들이 원하는 방향이 맞는지 정비가 필요하다 여깁니다. 국민의힘 강령 10대약속 1-1에는 기본소득이 들어 있는데 여기에 동의하는 게 맞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강령은 당의 근간을 이루는 것입니다. 한 위원장의 생각과 방향이 강령 정비로 나타나기를 바랍니다.
또 한가지는 분명한 통일관을 밝혀줬으면 합니다. 통일은 헌법적 과제입니다.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보면 내용과 전제는 엉망이지만 명쾌하고 찾아보기가 쉽습니다. 통일관을 확고히 제시하는 것은 집권 여당에게 중요한 일이라 여깁니다. 이 두 가지는 헌법 과제에 대한 시각과 집권 여당의 자격을 드러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방향을 명확히 정하고 나면 행정화, 체계화, 성문화까지 신경을 써주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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