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노동조합 “방송법 개정안 처리 거부하는 민주당·언론노조 적폐화 돼 가”
KBS노동조합 “방송법 개정안 처리 거부하는 민주당·언론노조 적폐화 돼 가”
  • 김신정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4.1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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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적폐'보다 더 나쁜 것이 ‘사기 적폐’”

KBS교섭대표노조인 KBS노동조합은 12일 민주당이 야당 시절 내놓은 방송법 개정안을 그대로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자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 주장에, 태도를 바꾼 민주당과 언론노조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놨다.

노조는 이날 <본부노조는 개혁 세력을 가장한 반개혁 세력인가?>란 제목의 성명을 내어 “민주당 의원 전원이 발의하고 처리해달라고 농성까지 한 바 있는 박홍근 안을 민주당이 정권을 잡자 반대하며 틀어막고 있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며 “자신들이 그토록 비판해온 적폐인 방송 장악을 위한 의도가 아니라면 지금 자신들의 이중적 행태를 둘러댈 명분도 논리도 딱히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KBS 노동조합은 지금 민주당의 박홍근 안 반대를 공영방송 장악이라는 사탕을 놓지 않으려는 정치권력의 마지막 몸부림으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언론노조KBS본부를 향해서도 “언론노조에 묻는다”며 “박홍근 안 처리를 막기 위해 새로운 안을 던지는 것부터 궤변을 늘어놓는 것까지 어찌 이토록 궤를 같이 하는가? 이젠 우리 세상이 됐으니 괜찮다는 말인가? 지금까지 그토록 바꾸자고 주장해온 '적폐 시스템'을 말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회사와 후배들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정말 이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번 기회마저 내팽개치고 기어이 KBS를 또다시 '7:4'의 늪에 빠뜨릴 작정인가?”라며 “이번 기회만은 살려야 한다. 사내권력을 누가 얼마나 잡고 말고의 문제로 접근할 일이 아니다. 소탐대실해서는 안 된다. 우리 모두 마지막 기회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KBS노동조합은 그러면서 “민주당과 언론노조는 스스로 적폐가 돼가고 있다는 비판을 겸허히 듣기 바란다”며 “'그냥 적폐'보다 더 나쁜 것이 '사기 적폐'다. 아닌 척 다른 척 하면서 적폐 짓을 하는 행위 말이다”라고 힐난했다.

아울러 “올바른 KBS의 적폐 청산은 수십년 간 KBS에 적폐가 쌓이게 끔 한 제도를 혁파하고 진정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길”이라며 “그 길로 들어서야만 비로소 동료가 적이 아닌 동료가 될 것이고 구성원 모두 힘차게 미래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KBS 노동조합은 박홍근 안 처리를 막는 세력들을 KBS를 볼모로 자신의 영달을 꾀하기 위한 적폐로 규정하고 강력히 맞서 싸울 것임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 이하 성명서 전문 -

[KBS노동조합 성명]

본부노조는 개혁 세력을 가장한 반개혁 세력인가?

지금 국회는 민주당이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이하 박홍근 안)에 발목이 잡힐 정도로 정국의 핵이다.

민주당 의원 전원이 발의하고 처리해달라고 농성까지 한 바 있는 박홍근 안을 민주당이 정권을 잡자 반대하며 틀어막고 있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자신들이 그토록 비판해온 적폐인 방송 장악을 위한 의도가 아니라면 지금 자신들의 이중적 행태를 둘러댈 명분도 논리도 딱히 없을 것이다.

그러니 발뺌하며 한다는 말이 박홍근 안이 '차악'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변명 역시 '박홍근 안 외에는 국회 논의조차도 쉽지 않다'는 사실을 방증해주고 있다. 불과 지난해 초 까지만 해도 민주당이 그나마 현실적으로 타협이 가능한 안이라고 절규하며 처리하자고 했던 법안 아닌가? 당시 본부노조의 호소도 아직 귓가에 메아리 친다.

자유한국당을 향해 여당일 땐 반대하더니 이제야 찬성으로 돌아선 거냐고 쏘아부칠 일만은 아니다. 이번에 처리하지 않고 또 정권이 바뀌면 한국당이 또 입장을 바꿔 지금 민주당처럼 오리발을 내밀 수도 있다. 정권이 바뀐 뒤에도 정신 못차리고 최근까지도 반대하던 자유한국당이 전향적으로 입장을 바꿔 박홍근 안을 원안 그대로 처리하자고 하는 지금이 우리에겐 천금같은 기회인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모든 집권여당이 그랬듯 이젠 민주당이 우리의 앞을 가로막고 있다. 적폐 세력의 한 축이 붕괴되니 또 다른 적폐가 적폐 청산을 외치며 적폐 행위를 하고 있는 꼴이다. 이제 와서 전혀 새로운 안을, 그것도 논란거리 투성이인 안을 급조해 들고 와서는 국민에게 돌려주는 방안 운운하며 이걸 반대하는 야당들을 향해 방송장악을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고 화살을 돌리는 기만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이제와 새로운 안을 논의해서 처리하는 것이 과연 실현 가능성이 1이라도 있다고 보고 하는 제안인가? 박홍근 안이 관련 상임위 법안소위에 안건으로 상정되는 데에만 몇 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그나마 상임위에 안건으로 상정된 것도 탄핵정국이 되니 '공영방송도 국민의 품으로 돌려주자'는 공감대가 형성됐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이후 민주당 집권이 유력시되자 논의는 흐지부지됐다.

정권을 잡자 자신들이 만든 '차악' 조차 내팽개친 정치세력이 KBS 사장 임명권이라는 '권한'을 그대로 꽉 쥔 채 자신들이 내놓은 안을 처리하자는 야당의 압박이 이어지자 또 다시 '국민' 운운하며 물타기용 시간끌기용 법안을 내놓고 있으니 참으로 후안무치하다.

이사 추천 과정에 정치권을 철저히 배제하자는 말에 일말의 진정성이 있다면 민주당은 지금 자신들이 KBS에 대해 쥐고 있는 권한부터 내려놓은 상태에서 새로운 안을 논의하자고 말해야 할 것이다. 그게 싫으면 '차악'이라도 처리해놓고 더 좋은 안을 논의하자고 하는 게 맞다.

KBS 노동조합은 지금 민주당의 박홍근 안 반대를 공영방송 장악이라는 사탕을 놓지 않으려는 정치권력의 마지막 몸부림으로 규정한다.

언론노조에 묻는다. 박홍근 안 처리를 막기 위해 새로운 안을 던지는 것부터 궤변을 늘어놓는 것까지 어찌 이토록 궤를 같이 하는가? 이젠 우리 세상이 됐으니 괜찮다는 말인가? 지금까지 그토록 바꾸자고 주장해온 '적폐 시스템'을 말이다. 회사와 후배들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정말 이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번 기회마저 내팽개치고 기어이 KBS를 또다시 '7:4'의 늪에 빠뜨릴 작정인가?

겉으로는 극단 대치를 이어가는 여야가 행여 박홍근 안을 재료로 야합이라도 한다면 정치권력으로부터의 KBS 독립은 이번에도 완전히 물 건너 갈 공산이 크다.

이번 기회만은 살려야 한다. 사내권력을 누가 얼마나 잡고 말고의 문제로 접근할 일이 아니다. 소탐대실해서는 안 된다. 우리 모두 마지막 기회로 받아들여야 한다. 언제까지 정치적 급변기마다 파업하고 조선시대 사화에 버금갈 정도로 격렬해진 싸움을 해야 하는가?

올바른 적폐청산의 길은 도대체 무엇인지 고개를 갸우뚱 하는 국민들이 늘고 있다. 내부 권력 투쟁으로 만신창이가 된 KBS와 MBC를 더 이상 정권이 장악할 수 없도록 구조를 바꾸자는 여론도 급속도로 형성되고 있다.

민주당과 언론노조는 스스로 적폐가 돼가고 있다는 비판을 겸허히 듣기 바란다. '그냥 적폐'보다 더 나쁜 것이 '사기 적폐'다. 아닌 척 다른 척 하면서 적폐 짓을 하는 행위 말이다.

적폐 청산에 반대하는 국민과 KBS 구성원이 있을까? 올바른 KBS의 적폐 청산은 수십년 간 KBS에 적폐가 쌓이게 끔 한 제도를 혁파하고 진정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길이다. 그 길로 들어서야만 비로소 동료가 적이 아닌 동료가 될 것이고 구성원 모두 힘차게 미래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KBS 노동조합은 박홍근 안 처리를 막는 세력들을 KBS를 볼모로 자신의 영달을 꾀하기 위한 적폐로 규정하고 강력히 맞서 싸울 것임을 천명한다.

2018. 04. 12

KBS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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