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미국에서 컵밥 파는 남자... 날라리 문제아가 길 위에서 일으킨 기적
[신간] 미국에서 컵밥 파는 남자... 날라리 문제아가 길 위에서 일으킨 기적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9.10 0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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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송정훈은 학창시절 전교 꼴찌, 전 과목 F, 날라리 춤꾼 송정훈. 춤 말고는 잘하는 게 없던 그는 20대 중반에 “안 되면 그냥 돌아가면 된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6개월 왕복 비행기 티켓을 끊고 미국으로 떠났다. 전문대를 겨우 졸업하고 치기공사, 카드 제휴 사업 등을 하며 성실히 살았지만 잘 살고 있는 건지 궁금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전 세계 음식이 모두 모인 대형 음식 박람회에 갔다가 “왜 한국음식은 없을까? 우리가 해보자!” 하며 30세를 훌쩍 넘긴 3명의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푸드트럭 ‘컵밥(Cupbop)’을 창업했다. 

싸고, 맛있고, 빠르지만 모두가 하찮게 여기던 한국의 노량진 컵밥에서 그는 기회를 봤다. 미국인들 입맛에 맞게 메뉴를 개발하고, 한국의 서비스를 활용하여 트럭 한 대로 기적 같은 성공을 일궈냈다. 20년 넘은 낡은 푸드트럭 한 대로 시작했던 사업은 전 미 매장 21개, 해외 프랜차이즈 진출, 푸드트럭 8대로 확장했다. 지금까지 판 컵밥 개수만 520만 개를 넘으며 매일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싸고, 맛있고, 빠르지만 모두가 하찮게 보던 노량진 컵밥에서 기회를 본 송정훈 대표는 ‘새롭기만 하면 망한다, 새롭지만 익숙하게 해야 한다’는 사업 원칙으로 한국의 스타일을 살리되, 미국 사람들이 좋아하고 익숙한 방식들을 적극적으로 접목했다. 미국에서 찾아볼 수 없는 한국식 서비스와 입맛을 살려 30초 전략, 정량만 주는 미국에서 덤으로 더 주기, 큰 목소리로 한국의 흥과 정 문화 전파하기 등 한국식 서비스를 선보였다. 여기에 미국에서 성공한 음식점들의 방식을 조화롭게 접목했다. 소스를 좋아하는 미국 사람들의 취향에 맞게 매운 맛을 단계별로 고를 수 있도록 했고, 에피타이저가 당연한 미국 음식 문화에 맞게 만두를 활용해 에피타이저를 만들고, 군더더기를 모두 없앤 심플함으로 성공한 인 앤 아웃 버거의 컨셉을 차용해 심플함을 최우선으로 두는 등 차별화를 꾀했다. 

잘 못하는 영어도 편견을 뒤엎고 장점으로 승화했다. 영어 실력이 부족했기에 “몇 마디 단어로 백 마디 문장보다 유용한 효과를 줄 수 없을까?” 고심했다. 고민 끝에 ‘말보다 빠른 건 눈’이라고 생각하고 “SHHH, JUST EAT(쉿, 조용 그냥 한 번 먹어봐)”“EAT CUPBOP, POOP GOLD(컵밥을 먹으면 황금똥을 싼다)” 같은 재치 있으면서도 한국적인 문구로 승부했다. 고객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한국말을 하면 음식을 더 주었고, 주문을 받으면 “콤보”“엑스트라”라고 외치며 단순하지만 흥겨운 영어 단어로 분위기를 띄웠다. 전략은 통했다. 미국 사람들은 “미국인은 절대 못 만드는 재치 있는 문구”라며 좋아했고 수천 만 원 광고비를 쓰고도 얻지 못할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컵밥을 지금 자리에 있게 한 건 고객과의 소통이 가장 큰 역할을 한다고 송정훈 대표는 강조한다. 지역 사회에서 푸드트럭 한 대로 시작한 컵밥의 성장을 지켜본 오랜 단골들은 ‘소송의 천국’이라는 미국답지 않게 실수가 있어도 컵밥 직원들을 감싸주기 바쁠 정도다. 컵밥 트럭이 떠나버렸다며 눈물콧물 흘리는 꼬마아이, 컵밥 한 그릇을 먹겠다고 한파를 뚫고 어린 아이 둘을 데리고 오픈 전에 줄을 선 사람들, 경기장에 와서 40분도 넘게 줄을 서 있다가 경기도 제대로 못 보고 컵밥만 먹는 사람, 미국에 유학 와 있던 인도네시아 대기업의 자녀가 컵밥을 1년간 따라다니다가 인도네시아 현지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는 등 컵밥을 향한 사람들의 열정적인 마음이 사업을 키운 장본인이자 엔돌핀이다. 이들이 있기에 더 큰 책임감으로 더 나은 회사를 향해 나아간다. 

컵밥 사업이 지금은 전 세계를 향해 뻗어나가고 있지만, 외국에서 낯선 음식을 판다는 게 처음부터 쉬웠던 것은 아니었다. 미국 푸드트럭 규정을 잘 몰라서 몇 개월을 쩔쩔매기도 하고, 영어를 잘 못해서 고객들에게 질타를 받기도 하고, 미국인들의 입맛을 찾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지며 메뉴를 개발하기도 했다. 숱한 실수와 실패를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자신의 실패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떳떳한 태도와 ‘일단 하자, 단 무모하지 않게’라는 내실 있는 실행력 덕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사업은 승부사 기질의 사람이 하는 거라고, 학력이 좋고 투자금이 많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송정훈 대표도 똑같은 편견에 부닥쳤었다. 2.4평의 작은 푸드트럭 한 대로 시작해 수백 억 원대의 매출을 올린 지금에야 많은 사람들이 겉모습만 보고 ‘모험심과 도전정신이 강한 사람’이라고 하지만 그는 ‘되도록 무리한 위험은 피하자’는 주의다. 무작정 앞뒤 보지 않고 뛰어드는 것이 아닌 조금 느리더라도 꾸준히 해나갈 때 성공할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고 믿는다. 송정훈 대표는 “왜 남들이 좋다고 해서 가려고 할까?”“왜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늦게 시작하면 손해라고 생각할까?” 질문하며 편견에 맞서라고 말한다. 남들이 안 된다고 할 때, 더 이상은 힘들다고 질타할 때 자기 자신만큼은 스스로를 좀 더 믿어보라는 것이다. 일단 해보고 적성에 맞지 않으면 다른 걸 하면 된다. 조금 여유로워도 된다. 자신의 인생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현명하게 준비하는 일이야말로 옳은 자세라고 송정훈 대표는 강조한다. 

송정훈 대표가 실의에 빠진 사람들에게 곧잘 하는 말이 있다. “대한민국 평균 이하인 나도 했다, 당신은 당연히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책은 때가 아니라서, 남들보다 늦어서, 돈, 인맥, 경험, 학력이 모자라서 못하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당신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듬뿍 심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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