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이 마약 사범으로 현재 구속 수감 중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지난 한 주 파장이 컸던 유시춘 한국교육방송 EBS 이사장 관련 언론보도가 한 주의 시작인 25일(월요일)부터 사실상 뚝 끊겨 눈길을 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시춘 이사장의 문제는 아들의 마약 문제가 아닌 이와 관련한 유 이사장의 태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들 재판과 관련해 특정 검사를 비난하고 사법부 최종 판결까지 부인하는 유 이사장의 태도가 ‘방송을 통해 학교 교육을 보완하고, 평생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공영방송’인 EBS 이사장을 맡기에는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교육방송 이사들이 적극적으로 유 이사장의 자격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장옥님 EBS 이사는 25일 기자와 통화에서 “이사들 사이에서는 아직까지 그 문제(유시춘 이사장 자격 문제)를 공론화시키는 분이 없다. 아시다시피 여야구도가 거의 8대 1, 또는 7대 2 이다 보니 소수 이사인 저로서도 이 사안을 가지고 안건을 제출한다거나 임시이사회를 요청한다거나 하는 등의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밝혔다.
EBS 이사회가 회의 안건으로 올리려면 이사 3인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장 이사는 “처음 유 이사장 기사를 접한 뒤에는 ‘아들 문제를 어머니에 물을 수 없다’는 유 이사장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마흔 가까이 되는 아들 문제를, 본인 말마따나 독립적인 인격체인데 엄마에게 책임을 물을 일은 아니잖은가”라며 “하지만 유 이사장이 이후 적극적으로 해명한 인터뷰 기사를 본 뒤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유 이사가 대법원 판결까지 부정하고, 또 검사가 국정원 출신이라는 등 그런 태도가 더 문제”라며 “다른 방송도 아니고 교육방송 이사장으로서 취할 태도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 이사는 “유 이사장이 이 문제를 양심과 도덕에 따라 책임을 무겁게 느껴야 하는데, 이 분은 그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며 “이사회 규칙에 동료 이사 해임을 의결할 수 조항도 없고 소수이사 입장이라 실질적인 조치를 할 어떤 방법이 없다”고 했다.
특히 그는 “이런 문제는 제대로 된 노조라면 문제 삼아야 하는데, 노조도 잠잠하다”며 “방통위가 사전에 검증을 잘 했어야 했는데 제대로 못한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앞서 박한명 미디어비평가(전 미디어펜 논설주간)은 25일 칼럼에서 “유시춘 이사장 사태에서 문제의 핵심은 ‘마약 밀수범 아들’을 뒀다는 점이 아니”라며 “유시춘 이사장이 아들에 관한 여러 사실이 알려진 후 보인 비정상적인 태도가 바로 문제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박 비평가는 유 이사장이 아들 문제와 관련한 문제가 불거지자 대법원 판결을 부인하고, 언론 인터뷰 등에서 청와대와 검찰 고위층을 거론하는 태도 등이 공직을 맡기에는 부적격한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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