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영의 커플상담 - 일중독자 그 남자의 인생 각본
송지영의 커플상담 - 일중독자 그 남자의 인생 각본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08.23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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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상담을 하다보면 한 개인이 갖고 있는 남자와 여자에 대한 신념이 연인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경우를 종종 본다. 정작 본인은 어렸을 적 형성된 신념이라 자신의 그런 생각이 자신의 행동패턴이나 연인관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는 채 말이다.

에릭 번은 어렸을 적 무의식중에 써놓은 ‘인생 각본’이 평생 그 사람의 행동과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그러면 사람들이 많이 가지고 있는 대표적 각본이 연인 사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몇 가지 살펴보자.

송지영 프럼미 커플상담 대표, 심리코치
송지영 프럼미 커플상담 대표, 심리코치

#1. 남자친구와 현재 행복하지만 곧 헤어질지 모른다는 불안에 시달리는 그녀의 인생각본

35세 은지씨는 항상 걱정이 많다. 현재 남자친구가 너무 좋고 잘 지내면서도 문득문득 불행한 결말을 상상한다. '지금은 날 좋아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싸우고, 결국은 이 사람도 날 떠나겠지...하... 그땐 또 얼마나 외로울까...허무해...',

- ‘지금은 괜찮지만, 곧 안 좋은 일이 생기겠지.’ ‘그 후’ 각본(After script)

그 후’ 각본을 가진 사람은 현재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어도 곧 안좋은 일이 일어날꺼라는 생각으로 오늘의 행복을 망치는 패턴을 반복한다.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지만 매번 1년을 못 넘기며 헤어짐을 반복하는 이은지씨는 남자친구와 즐거운 데이트를 하다가도 ‘이 남자도 곧 나를 배신하고 떠나겠지.’ 라는 생각이 들면 갑자기 불안해져 남자 친구를 테스트하기 시작한다. 남자친구가 원치 않는 모든 과거 연애사를 취조하며 결국 싸움으로 몰고 가며 남자친구를 지치게 만든다.

- 다모데스(Damodes) 신화 : 그리스의 군주 다모데스는 한평생 원하는 모든 것을 하며 화려한 삶을 살았으나, 그의 머리에는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한 가닥의 말 털에 매달려 있는 서슬퍼런 칼이 있어 끝없는 고통 속에서 산다.

- 어드바이스: 그 후’ 각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현재 자신에게 주어진 행복한 조건에 초점을 맞출 줄 알아야 한다. 인생에 양지와 음지 중, 이들은 자신이 양지에 있으면서도 오직 음지만 바라보고 쓸데없는 걱정으로 절망하는 사람들이다. 스스로를 기만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지금 이 순간’내게 주어진 연인과의 행복한 순간에 감사하며 즐겨보자. 그러기에도 짧은 인생 아닌가?

#2. 연인보다 일이 먼저인 일중독자 그 남자의 인생각본

45세 건축 설계사 팀장인 임민철씨는 불금에도 야근을 한다. 그는 아직 싱글이다. 여자 친구를 만들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시간을 많이 뺏기거나 일에 방해가 되면 귀찮아져 정리를 한다. 어렸을 적 돈 때문에 그 흔한 학원하나 제대로 다녀본 적 없는 그의 인생 목표는 경제적 자유를 얻는 것, 다시 말하면 일단 10억을 모으는 것이다. 머릿 속에 각인된 10억을 모을 때까지 그는 스스로를 몰아세우며 쉬지 못한다.

- ‘성공할 때 까지, 난 일에 올인 해야해.’ ‘~할 때 까지’ 각본(Until script)

목표를 달성하기 까지는 즐길 수 없다는 각본으로 강박적, 집착적 성격 소유자에게서 나타난다. 유년시절 강한 결핍감을 느낀 경우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강한 반작용으로 '성취할 때까지는 쉬어서는 안 된다' 라는 내면의 메시지에 따르고 있다. 예를 들어 강남에 집을 살 때까지는~', '임원급으로 승진할 때까지는~’, ‘사법시험에 패스하기까지는 등, '~까지'는 ‘결코 즐길 수 없다.’, 혹은 ‘여자친구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식이다. 그러나 이는 인간을 번아웃 되게 만들며 현재의 진정한 행복을 앗아가고 미래 저 어디쯤 목표를 달성해야만 행복이 오며 그 전까지 행복해서는 안 된다는 비합리적 신념에 사로잡힌 사람이다.

- 헤라클레스(Hercules) 신화 : 그리스 신화에서 헤라클레스는 반신반인으로 에우리 스테오스가 시킨 일련의 힘든 과업을 끝까지 달성하기까지는 잠시도 쉴 수 없었다.

- 어드바이스: 목표에 대한 편집증적 강박관념을 내려놓고 조금더 여유있게 현재를 즐겨본다. 연인과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휴식을 취해본다. 청춘을 저당잡히고 악착같이 돈을 벌어 나이50에 강남에 고급 아파트를 산 민철씨는 아무도 없는 적막한 자기 집에 쓸쓸히 들어가 TV를 켜고 혼자 소주를 마신다. ‘열심히 살았고 돈도 벌었는데, 주변에 아무도 없네...내가 생각한 게 이런 게 아니었는데...’

두 남녀의 사례에서 보듯 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신념이 자신뿐만 아니라 연인과의 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각본은 어렸을 적 자라온 양육과정의 오염에서 생긴 현상으로 전 일생을 통해 유지된다. 스스로 인지하기 전에는 절대 벗어날 수 없고, 인지한다고 해도 본인의 절대적 노력이 필요하다. 상대방과 건강한 관계를 맺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내가 가지고 있는 비합리적 인생 각본은 무엇이 있는지 성찰해 보고, 새롭게 건강한 인생 각본을 다시 쓰는 것이다.

송지영

성균관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커뮤니케이션 석사
현) 프럼미 커플상담 대표
현) 한국교류분석상담원 연구위원
현) 한국도형심리상담학회 이사
현) 한국다문화청소년협회 전문상담사
저서 : 도형으로 보는 성격 이야기 (공저,2019,도서출판지선), 나를 찾는 여행! 액티브 시니어! (공저,2017,밥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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