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대왕함이 구조했다는 북한 목선의 실체는?
광개토대왕함이 구조했다는 북한 목선의 실체는?
  • 고성혁 미래한국 군사전문 기자
  • 승인 2022.08.01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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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20일 동해 대화퇴 어장 한일공동수역에서 북한의 자그마한 목선 하나 때문에 한일간의 군사적 긴장이 조성됐다. 이른바 광개토대왕함과 일본 해상자위대 해상초계기 간의 레이더 조사 진실 공방이었다.

사실 이 사건의 본질은 북한 목선이 어떤 배여서 해군 1함대 기함까지 갔느냐 하는 것인데, 그것은 묻히고 한일간 레이더 조사 진실 공방으로 흘러 버렸다.

강제북송된 북한인들이 타고 온 오징어잡이 배. 배의 크기로 보면 18명이 승선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강제북송된 북한인들이 타고 온 오징어잡이 배. 배의 크기로 보면 18명이 승선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물론 극히 일부 매체에서 이 부분에 대한 의혹을 보도하기도 했다. 본지 <미래한국>도 ‘한·일간 레이더 문제와는 차원이 다른 의문점’이라는 제목으로 지적했다.

그것은 ①통상적인 작전범위 밖까지 해군함정이 한일공동수역인 대화퇴 어장까지 달려가 북한 목선을 구조? ②해군은 어떤 경로로 표류 북한 목선에 대한 정보를 얻었을까? ③한일 중간수역에서 해경 또는 일본 측과 공동 수색작업을 하지 않은 이유는? ④사진 한 장 공개되지 않은 채 곧바로 북으로 송환된 북한 선원에 대한 의문점이었다.

먼저 북한 목선을 구조했다는 수역도 한일간 의견이 다르다. 우리 해군은 울릉도 동북방 170km 해상에서 초계활동을 하다가 구조 조난신호를 받고 해당 수역으로 달려갔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본 측은 대화퇴 어장보다 더 동쪽으로 치우쳐 이시카와현 노토반도 쪽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에 근접한 위치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해군 1함대 기함인 광개토대왕함의 통상적 작전수역은 아니라고 전역한 해군 예비역들은 일관되게 말한다.

대화퇴 수역은 공해상이긴 하지만 한일공동수역이기 때문에 해군이나 해경 함정 접근시 일본 측에 사전 연락을 한다고 한다. 물론 구조신호를 접하게 되면 긴급구난은 작전수역과 관계없이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도 의문점은 생긴다.

해군 측이 언급한 울릉도 동북방 170km 수역은 우리 해군의 작전인가구역(AAO) 가장 끝단에 해당하는 수역이다. 동해쪽 NLL의 동쪽 끝단은 공군의 방공식별구역(KADIZ)과 일치하는 동경 133도선이다.

이곳에서 해군 1함대 기함인 광개토대왕함이 초계활동 중 구조(?)신호를 받고 달려갔다는 것인데 그것조차 정황을 살펴보면 의문 투성이다. 누가 구조신호를 보냈느냐 하는 점이다.

북한 목선에는 대부분 통신시설 자체가 없다. 해군 예비역들은 만약 북한 목선에 통신시설이 있다면 그것은 필경 공작선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따라서 북한 목선이 일반 어선이라면 조난 신호 자체를 보낼 수 없는데 어떻게 해군이 그것을 알고 갔느냐 하는 것이다.

목선에는 김정은 암살에 실패한 사람들이 타고 있었다는데

그런데 일본의 주간지 ‘주간현대’(週刊現代·슈칸겐다이)가 2020년 9월 22일 뜻밖의 보도를 했다. 대화퇴 어장에서 한국 해경과 해군이 구조했다는 북한 목선의 실체에 대한 놀라운 내용들이다. 일본 주간지는 칼럼니스트 곤도 다이스케(近藤大介)와 가와노 가쓰토시 일본 자위대 통합막료장과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핵심 내용은 2018년 김정은이 원산 갈마지구 시찰을 갔을 때 심한 고역을 견디지 못한 건설 현장의 병사 일부가 암살미수 사건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김정은의 예상 동선에 폭약을 설치하고 기다렸는데 갑자기 김정은의 일정이 변동되면서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밀고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가담자 대부분은 체포되는데 체포되지 않은 4명이 목선을 타고 탈출을 감행했다는 것이다.

김정은 암살 시도는 김정은을 격노케 했고 이에 북한은 4·27 판문점선언에 따라 설치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한국에 긴급히 연락을 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연락 받은 문재인 정권은 곧바로 해경과 해군을 긴급 출동시켜, 필사적인 수색을 시작했다는 것이 일본 주간지 슈칸겐다이의 주장이다.

너무 충격적인 내용이지만 국내 언론에서는 가십거리로만 취급했다. 조선일보도 인용 보도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기사의 신빙성이나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문재인 정부의 강제북송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면서 광개토대왕함의 진실도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7월 7일 이인제 전 국회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광개토대왕함이 구조했다는 목선의 실체에 대해서 재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8년 12월 22일 당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동해에서 발견한 북한 선원 3명과 시신 1구를 수습해 북측으로 송환했다”고 발표했다. 12월 20일 오후 대화퇴 어장에서 표류 중에 구조되었다면 필시 탈진 상태였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이미 시신 1구도 있었으니까.

그런데 하루 반나절 만인 12월 22일 판문점을 통해 송환했다는 것인데 이 점도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시간적으로 보면 합동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 같다. 조사 이전에 기본적으로 탈진에서 회복하는 기간도 필요했을 텐데 바로 송환했버렸다.

이 부분에서 이번 북한인 강제송환을 떠올리게 된다. 상황 전개가 너무 흡사하다. 강제북송된 북한 어민 2명은 흉악·범이 아니라 북한 내 반체제 인사였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도희윤 행복한통일로·피랍탈북연대 대표는 ‘정통한 복수의 북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강제북송된 북한 어민들이 실은 살인범이 아니라 김정은을 비판하는 격문을 내걸었다 발각돼 탈북한 청년들”이라고 전했다.

도 대표는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가 북송한 청년 2명은 원산갈마지구 건설 돌격대 소속으로 무자비한 노동에 죽음의 위협을 느끼고 김정은을 비판하는 격문을 내걸었다 발각돼 탈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 주간지의 보도 내용과 맥을 같이 하는 부분이다.

이러한 의문점과 지금까지 드러난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살과 월북조작사건, 그리고 북한 어민 강제북송사건과 연결시켜 보면 필시 광개토대왕함이 관련된 북한 목선 사건은 일반적 조난구조가 아닌 다른 무엇인가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강제북송 사건이 표면화되기 전인 3월 27일 방송된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 화면 캡처. 탈북자들은 2명이 16명을 살해했다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강제북송된 2명이 처형되었다고 주장했다.
강제북송 사건이 표면화되기 전인 3월 27일 방송된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 화면 캡처.
탈북자들은 2명이 16명을 살해했다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강제북송된 2명이 처형되었다고 주장했다.

반인륜적 행위, 강제북송의 진실

북한 어민 강제북송사건에서도 군은 민간인 북송에 관여할 수 없다고 해서 경찰이 나섰다. 북한 목선 구조(?)도 보면 해경 측이 담당하고 있다. 해군의 광개토대왕함은 멀찍이 마치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그렇다면 가상의 시나리오지만 북한 김정은을 암살하려던 것이 탄로나자 북한의 반체제 인사들이 목선을 타고 탈출을 감행했고 이것을 안 북한이 청와대나 국정원 측 핫라인을 통해 특정 목선을 지정하면서 알렸을 것이라는 추정을 해본다.

문재인 정권은 북한 탈북 어민을 귀순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강제북송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말이 조금씩 달랐다. 처음에는 귀순의사가 없었다고 했다가 그 다음에는 귀순의 진정성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

그런데 증거 사진이 공개되자 귀순의사가 없었다는 말은 쑥 들어가고 ‘16명을 죽인 흉악범’이라고 말을 바꿨다. 마치 피의자가 검사가 내미는 증거에 따라 말을 바꾸는 모양새다.

과연 그 작은 북한 목선에 19명이 탔는지 전혀 납득할 수 없다. 으레 북한은 탈북자가 생기면 흉악범이나 파렴치범이라고 선전한다.

심지어는 태영호 국민의힘 국회의원에 대해서도 당시 공금 횡령과 미성년추행범이라면서 북한 매체 ‘우리민족끼리TV’를 통해 선동하기도 했다. 게다가 배안에서 16명을 살해했다면 배안에 혈흔이 낭자했어야 하는데 혈흔 증거조차 없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당시 어선을 소독했던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들은 어민들이 타고 온 배에 살인 증거가 될 만한 혈흔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앞서 문재인 정부의 통일부가 나포 어선에서 혈흔을 발견했다고 밝힌 입장과 정면 배치된다.

북한 목선을 구조했다는 곳은 울릉도 동북방 170km 대화퇴 해역이다.
북한 목선을 구조했다는 곳은 울릉도 동북방 170km 대화퇴 해역이다.

강제북송 북한 청년 2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 사건이 화제가 되기도 전인 3월 27일 종편방송 채널A에서 다뤘다. 2명의 북한 청년은 황해도 사리원 구류장에 약 50일간 수감되어 취조(고문)를 당하고 비공개 처형되었다는 내용이다.

방송에 출연한 어부 출신 탈북자는 이들 2명이 16명을 선상에서 죽였다는 말은 터무니 없다고 일축했다. 배가 워낙 작기에 한 명씩 죽일 수 있는 공간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북한 어항은 어부 가족들이 배가 돌아오면 작업을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데 만약 16명이 죽었다면 소문이 나도 벌써 났어야 하는데 그런 소문 자체가 없었다고 말한다.

7월 14일 국민의힘 국가안보문란 실태조사 태스크포스(TF) 부위원장 신원식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이 9·19 남북군사합의 직후인 2018년 10월 생산한 매뉴얼에는 ‘기관고장, 항로착오로 NLL을 월선한 선박은 나포하지 말고 돌려보내라’는 내용이 담겼다는 것이다.

수상한 북한 선박이라도 기관고장이나 항로착오라고 주장하면 군이 조사할 방법 자체를 막은 것이다. ‘기밀’로 분류된 매뉴얼의 작성에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지시로 인해 대북 감시망은 느슨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로 인해 2019년 6월 15일 북한 목선이 삼척항에 이른바 ‘노크 귀순’하면서 경계망에 구멍이 뻥 뚫린 것이 만천하에 드러나기도 했다.

또한 7월 20일 새로 밝혀진 바에 따르면 3월 10일 대선 하루 전날 서해 NLL 해상에서도 탈북 시도 정황이 있었는데 그대로 북으로 돌려 보냈다는 사실이다. 배에는 북한 군인 6명을 포함하여 7명이 타고 있었고 우리 해군이 이 선박을 뒤따라온 북한 경비정에 경고 사격까지 했는데도 제대로 된 조사 없이 바로 북송한 것이다.

이러한 조각조각의 사실이 지금까지는 모자이크 처리 되어 알려지지 않았다. 모자이크가 없어지고 하나하나의 퍼즐이 조합하면서 보면 광개토대왕함이 구조했다는 목선 역시 알려지지 않은 진실이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한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있지만 온 세상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고 한다. 문재인 정권이 저지른 반인륜, 반국가적 행위가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강제북송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관련자 처벌, 그리고 광대토대왕함이 구조했다는 북한 목선에 대한 실체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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