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기업영농으로 식량 안보 대비하자
[이슈] 기업영농으로 식량 안보 대비하자
  • 길도형 도서출판 장수하늘소 대표
  • 승인 2022.08.05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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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토의 동진을 저지하기 위한 응전임을 분명히 했다. 5개월째 접어든 전쟁은 러시아군이 돈바스를 중심으로 한 우크라이나 동부를 대부분 장악한 상태다.

이에 맞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후까지 항전을 천명하고 그 배후의 나토는 다량의 무기를 지원하는 등 군사원조를 하며 우크라이나의 항전을 독려하고 있다.

전쟁의 발발 원인과 전개 그리고 결말이 어떻게 나든 간에 세계는 그로 인해 심하게 진통 중이다. 러시아는 미국과 EU 제재의 맞대응 차원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천연가스관 밸브를 잠글 거라는 예고 속에 독일을 비롯한 EU의 핵심 국가들은 에너지 수급 공포에 직면해 있다.

독일인들은 당장 3, 4개월 앞으로 다가온 겨울을 장작으로 버텨야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 아닌 농담까지 하는 형편이다.

물론 러시아는 루블화로의 대금 지급을 조건으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공언한다. 또한 최근 바이든 미 대통령은 표면상의 강경한 대러 입장과 달리 주요 원자재 및 의약품, 공산품의 수입 제한 조치를 해제했다.

이런 일련의 긍정적인 상황들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제재를 풀지 않는 한 유럽은 혹독한 겨울을 보낼 거라는 전망은 변함없다. 그러나 에너지보다 더 위태로운 것이 세계 식량 수급 사정이다. 세계는 우크라이나 전쟁 전개 과정을 보면서 식량 수급이 시장과 교역으로만 담보되지 않음을 새삼 확인하고 있다.

2021년 러시아는 밀 생산 세계 3위에 올라 있다. 전쟁 당사자인 우크라이나는 6위권이다. 밀 생산 1위 국가는 중국이고, 2위는 인도다. 중국은 쌀 생산 1위 국가이기도 하지만 인구 대국 명성에 걸맞게 생산된 밀과 쌀이 대부분 국내 소비된다. 그것도 모자라 밀의 최대 수입국이기도 하다.

인도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밀의 최대 수출국이었지만 올해 불어닥친 폭염과 가뭄으로 최악의 작황을 보일 전망이다. 모디 인도 총리는 밀 수출 금지령까지 내린 상태다.

생산량 3위 러시아는 밀 수출량으로는 1위다. 남한 면적(100,266㎢)의 6배 크기인 우크라이나는 넓은 국토에 비해 인구는 4000만 명이 조금 넘는다. 생산량 규모 세계 6~7위권인 우크라이나의 흑토지대에서 생산된 밀은 국내 소비용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이 서유럽으로 수출됐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로, 국가 총동원 체제의 우크라이나는 수확 자체를 포기한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라니냐 현상이 불러온 북미 일대 극심한 가뭄으로 미국과 캐나다도 밀과 옥수수 작황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라고 한다.

반면 2022년 올해 러시아의 밀 생산량이 역대급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요 밀 생산 및 수출국들의 작황 저조와 그에 따른 금수 또는 수출 제한에 따른 국제 밀 가격 또한 급등함으로써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 폭등에 따른 루블화 강세까지 더해 시장은 러시아의 손을 들어주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흔히 부족하거나 없는 상품은 교역을 통해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시장주의자들이 주워섬기는 속설 가운데 ‘교역하는 국가끼리는 전쟁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대단히 모순된 말이다. 교역 자체가 전쟁이다. 인류의 역사는 교역을 위한 전쟁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식량과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조공도 하고 침략도 했다. 더 많은 식량과 자원 확보를 위한 영지 확장 전쟁을 했다. 근대 이후 교역을 거부하는 국가를 침공하여 식민지로 삼았다. 무역 역조 현상을 전쟁으로 해결했다.

교역이든 무역이든 시장에서의 ‘갑’은 우월한 위치에 있는 국가일 수밖에 없다. 그 우월한 힘은 경제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국력이 기본이겠지만 그것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곡물을 중심으로 한 식량의 자급과 천연자원의 안정적인 수급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냉엄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세계 곡물시장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영향은 매우 크다. 두 나라의 전쟁은 세계 곡물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세계 곡물시장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영향은 매우 크다. 두 나라의 전쟁은 세계 곡물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식량 영토 확보를 위한 우리 기업들의 연해주 개척

2020년 10월 말 러시아 연해주의 광활한 들녘에 대형 콤바인들이 분주하다. 콤바인들이 먼지를 자욱이 날리며 지나간 자리에는 탈곡한 콩깍지가 길게 쌓인다. 트레일러와 대형 트럭들이 콤바인들이 수확한 콩들을 옮겨 실어 운반하느라 끝없이 들판을 오간다.

롯데상사 러시아법인이 운영하는 연해주농장의 대두 수확 현장의 모습이다. 하루 수확 면적만 약 130만 평, 전체 3700만 평을 수확하기 위해 주말도 없이 움직인다. 롯데상사는 현대중공업이 2009년부터 운영해 온 연해주농장을 2018년 인수했다.

연해주농장의 핵심 기술인력들도 그대로 물려받은 롯데상사는 2018년 성공적으로 연해주 해외농업에 진출한 것이다.

롯데상사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약 두 시간 떨어진 하롤 지역에 제1농장, 미하일로프카 지역에 제2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제1농장은 롯데상사 러시아법인이 위치한 우수리스크에서도 50㎞ 떨어져 있어 차로 한 시간여 더 가야 한다.

러시아 파트너사와 함께 약 2만㏊의 경작지를 확보했고 그 가운데 1만2500㏊의 땅에 콩과 옥수수, 귀리를 재배하고 있다. 안양시(58.49㎢)의 약 2.5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광활하다.

2019년 기준 콩 1만2000t, 옥수수 1만1000t, 귀리 등 기타 농산물 1500t을 생산하여 총생산량이 2만4500t에 달했다. 4월부터 파종하여 9월에서 11월 사이에 수확한다. 수확한 곡물은 정선 프로세스를 거쳐 톤백 작업(1t 자루에 담는 공정)을 한다.

정선 작업까지 마치면 제1농장과 제2농장에 있는 사일로에서 출하 전까지 일정한 습도를 유지하면서 보관한다. 사일로는 1개의 빈에 3000t까지 저장한다. 제2농장에는 이런 빈이 6개가 설치되어 있다.

2년이 지난 2020년 현재 롯데상사는 연해주농장이 롯데그룹 밸류체인 내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고 자평한다. 이렇게 생산된 옥수수는 전량 국내로 들여와 삼양사에 공급하고, 삼양사가 이를 전분당(녹말)으로 제조하면 다시 롯데칠성, 롯데제과가 이를 이용하여 음료와 과자를 생산한다.

우리 기업들의 해외농업 진출은 2007~2008년 세계적인 곡물 파동을 경험한 직후부터 본격화되었다. 당시 우리나라는 쌀 자급률이 100%를 넘은 덕에 큰 화는 면했지만 사료용 곡물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남의 일만은 아니었다.

우리 기업들은 그동안 아프리카와 남미에 이르기까지 30여 개국 가까이 곡물 생산을 위한 농업 진출을 했다. 가장 성공적이었던 곳은 러시아 연해주 지역이었다.

연해주에는 16개 기업이 진출하여 현재 10개 기업이 남아 60%가 넘는 생존율을 보인다. 처음 진출했을 당시에는 러시아 노동자들의 낮은 생산성, 대규모 경작에 대한 경험 부족으로 인한 시행착오를 이겨내며 해외 영농, 식량 영토 확보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연해주 지역의 농업경쟁력이 땅의 비옥도나 기후 환경으로 봤을 때 결코 좋은 조건이 아니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로 농업에 유리한 조건이 조성되고 있는 데다 러시아 정부도 극동 개발에 적극적이다.

2019년 기준 한국의 곡물 자급률은 OECD 국가 중 28위로 최저 수준이다. 그나마도 쌀 자급률이 100%를 넘어섰음에도 상황이 이렇다. 연해주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척박한 땅을 일궈 국내에 곡물을 공급하는 것은 우리 경제에 든든한 힘이 되고 있을 뿐 아니라 절대적 식량 자급 목표를 향한 성공 모델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밀과 옥수수로 대표되는 곡물 자급 목표를 위해서는 해외 식량 영토 확보도 하나의 대안일 뿐, 절대적 방법론이 되기에는 역시 변수가 많은 건 마찬가지다.

한국은 주요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는데 최근 가격이 갑절 올랐다.
한국은 주요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는데 최근 가격이 갑절 올랐다.

새만금·서산 간척지를 밀과 옥수수 농장으로

2016년 2월 LG CNS는 전라북도와 MOU를 맺고 새만금 산업단지에 76㏊(23만 평)에 달하는 대규모 스마트팜(Smart Farm) 단지를 건립하겠다는 사업 계획을 밝혔다가 지역 농민단체들과 환경단체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2018년 결국 백지화하고 말았다.

‘국내 온실의 20% 규모인 스마트팜에 뭘 심느냐에 따라 해당 농산물의 가격 폭락은 불 보듯 뻔하다’는 게 농민단체들의 반대 이유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좌파 시민-환경단체들이 GMO(유전자변형농산물) 농작물이 대거 쏟아져 나와 국민 건강을 해칠 것이라며 국민 건강권마저 재벌기업에 넘길 수 없다고 윽박질렀다.

삼성도 그렇지만 LG란 브랜드에는 기업인들과 샐러리맨들의 수십 년에 걸친 땀과 눈물, 좌절과 도전, 성공의 역사는 제품에 그대로 담겨 세계인들이 사랑하고 그 기업 가치를 존경하기까지 한다. 그렇게 쌓아 올린 가치가 새만금에 잘못 손댔다가 별 모진 소리를 다 들으며 훼손되는데 기업들서는 더 버틸 재간도 이유도 없게 된 것이다.

해당 지역으로서는 지역 농민의 이익을 지키는 결과였는지 모르지만, 대기업이 3800억 원을 투입해서 IT와 드론 기반의 첨단 농법이 좌절되는 순간이었다. 결국 해당 프로젝트는 발 빠르게 움직인 폴란드가 채 가버렸다.

삼성과 LG 등 민간 기업의 새만금 개발 포기 철수가 잇따르자 2018년경 해당 지자체는 중앙정부가 나서서 새만금 개발 청사진을 제시하고 투자 계획을 구체화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 마디로 정부가 돈을 쏟아부어 개발해 달라는 요구였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심지어 새만금에 신공항을 지어 달라고 요구하기까지 했다.

물론 새만금 사업 자체가 정치의 산물이기는 하다. 1987년 대선을 앞두고 황인성 당시 농림수산부 장관이 건의한 사업을 노태우 민정당 대통령 후보가 호남 표심을 얻기 위해 대선 공약으로 채택하면서 시작됐다.

노태우 후보는 그해 12월 10일 군산·전주 유세에서 새만금 사업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애초 식량 자급을 위한 농경지 조성을 목적이 변질되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새만금’이란 명칭이 정부 문서에 등장한 것은 농림수산부가 1987년 5월 발표한 ‘새만금 사업과 서남해안 간척농지 개발 계획’부터다.

정부는 당시 김제·옥구·부안지구를 하나로 묶어 ‘새만금지구’라고 불렀다.

새만금은 기본적으로 식량 자급을 위한 농경지 확보를 명분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이후 쌀 생산량이 크게 늘며 자급도 100%를 넘어서게 되며 새만금은 농경지로서의 효용성이 떨어졌다.

그에 따라 대선 때만 되면 후보들 간 경쟁적으로 2·3차 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단지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와는 반대로 환경단체 등의 시민단체들이 환경 파괴와 갯벌 보존을 내세우며 아예 개발 자체를 못 하게 했다.

약 2조90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여된 새만금 사업은 방조제 길이 33.9km, 평균 바닥 폭 290m(최대 535m), 평균 높이 36m(최대 54m)로 세계 최장 방조제로 알려진 네덜란드의 주다치 방조제(32.5km)보다 1.4km 더 길다.

방조제 건설로 인하여 전라북도 군산시·김제시·부안군 공유수면의 401㎢(토지 283㎢, 담수호 118㎢)가 육지로 바뀌었다. 이는 서울시 면적의 3분의 2(여의도 면적의 140배)에 이르는 면적이다.

러시아 연해주에는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이 직접 진출하여 상업적 영농을 하고 있다. 그 중 롯데가 가장 활발하다.
러시아 연해주에는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이 직접 진출하여 상업적 영농을 하고 있다. 그 중 롯데가 가장 활발하다.

새만금 간척지는 개발과 관련하여 온갖 논란과 갈등 속에 현재는 거의 방치되다시피 한 상태다. 최근에는 환경단체와 지역 농어민들이 제방을 무너뜨려 새만금 갯벌을 복원하자는 시위까지 벌인다. 무책임한 선동이다.

그런 갈등과 무책임한 선동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새만금 간척지는 애초 사업 의도대로 식량 자급을 위한 농경지로 전용,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했어야 했다.

새만금 간척지는 위에서 서술한 것처럼 방조제 길이만으로도 세계 최장이다. 간척지 내의 담수호 포함 전체 면적은 401㎢에 이른다. 평으로 따지면 1억2130만2500평이다.

서울시 면적의 3분의 2 크기다. 이는 롯데상사의 연해주 농장보다 3.2배 넓은 면적으로, 새만금에서 이어지는 김제·만경평야까지 포함하면 서울시 면적의 2배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

식량 자급을 위해 조성된 이렇게 엄청난 간척 평야와 호남평야의 중심인 만금(김제·만경) 들이 쌀 자급률 100%를 넘어서며 그 효용성을 잃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쌀 생산량은 1988년 605만3000t으로 정점을 넘겼다가 이후 경작지가 계속 줄며 2020년 무렵에는 350만7000만t 밑으로까지 떨어진 상태다.

벼 재배 면적 또한 1987년 126만2000㏊에서 2018년 73만8000㏊로 감소했다. 해마다 거의 2.5%씩 줄어든 셈이다. 그럼에도 식생활 변화에 따른 밀과 옥수수 같은 대체 곡물 수입이 폭증하면서 쌀은 여전히 남아돈다. 그만큼 쌀 소비가 줄어든 것이다.

다시 말해 주곡인 쌀을 대체할 곡물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졌다는 뜻이다. 쌀을 대체해서 탄수화물을 제공할 수 있는 곡물은 결국 밀이다.

그러나 국내 밀 생산량은 글로벌 통계에 아예 잡히지 않을 정도로 미미하다. 우리나라는 밀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주요 수입국이 미국과 호주, 캐나다 같은 동맹 또는 우호 협력국이라는 점이다.

2022년 현재 북미 주요 곡창지대와 영국,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유럽 국가들이 라니냐 현상으로 인한 폭염과 극심한 가뭄으로 최악의 밀 작황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기존의 수입선이 끊기자 유럽의 밀 수입국들이 미국과 캐나다, 호주산 밀 수입에 경쟁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역시 최악의 흉작을 보이는 인도처럼 주요 수출국들조차도 수출 금지 또는 제한으로 자국 곡물 수요의 안정성 확보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사료용 옥수수도 마찬가지다. 국제 곡물 가격의 폭등으로 인한 큰 폭의 무역적자를 감수하면서라도 수입할 수밖에 없는 것이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가 달렸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식습관이 밥보다 밀가루 음식을 더 찾게 될수록 쌀 생산량도 지속 하락해 왔다. 그런 만큼 이젠 쌀 중심의 곡물 생산 정책을 밀 중심으로 바꾸고 육류 소비 또한 지속 늘고 있는 만큼 사료의 원료인 옥수수와 귀리 같은 작물 재배 정책을 적극 펼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계단식으로 오밀조밀한 분지형 농경지가 아닌 대단위 평야 지대를 밀과 사료용 옥수수 생산단지로 조성할 것을 제안한다. 새만금과 그로부터 연장되는 기존의 금만평야와 서산간척지가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기업형 대규모 기계화 영농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반도는 유사 이래로 겨울밀을 재배해 왔다. 특히 서북지방 청천강 중하류 일대는 겨울밀 주산지였다.

새만금 포함 금만평야 일대를 밀 영농단지로, 서산간척지는 사료용 옥수수 영농단지로 전환하자. 아울러 생산된 밀과 옥수수의 1차, 2차 가공 공장을 해당 지역에 짓고 물류와 유통 또한 해당 지역을 거점으로 이뤄지게 하자. 이렇게 함으로써 자립형 신도시가 들어서게 하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1988년 최대 600만t을 웃돌며 고점을 찍은 쌀 생산량이 2020년 350만t 미만으로 떨어졌다.

밀과 육류 같은 대체재가 없다면 쌀 자급률은 사실상 70년대 통일벼 개발 이전으로 돌아간 상황이다. 600만t에서 350만t으로 떨어진 대신 그 줄어든 자리를 밀 250만 톤이 대체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국민 식생활 개선으로 육류 소비가 늘어난 것은 별개로 하고도 그렇다.

글로벌 곡물 공급과 수급의 위기는 국가 간 관계와 기후 조건의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앞으로 더 자주,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다.

결국 글로벌 곡물 시장의 변동성에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새만금·금만 평야와 서산간척지, 그리고 점차 철원평야와 강화평야 같은 쌀 주산지도 기업형 밀과 사료용 옥수수 영농단지로의 전략적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쌀과 밀 생산량을 50:50으로 해서 100% 곡물 자급을 이룰 수 있는 여건은 우리 영토만으로 충분하다.

쌀 생산량 600만t을 거뜬히 넘긴 경험을 한국 농업은 갖고 있고, 거기에 농업 기술의 진보는 세계 최고의 수준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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