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민주당, 백짓장 맞들 마음도 없다… 적대적 공존만 남아”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민주당, 백짓장 맞들 마음도 없다… 적대적 공존만 남아”
  • 인터뷰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 승인 2023.09.0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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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인터뷰·정리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사진 정연호 미래한국 객원기자

미스터 ‘쓴소리’ 이상민 민주당 국회의원은 당에서 소신파에 속한다. 그 의미는 비주류라는 말도 된다. 하지만 이상민 의원은 대전 유성구에서 내리 5선을 한 저력 있는 정치가다. 그에게는 특별한 무엇이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 이상민 의원이 ‘유쾌한 결별을 각오하자’는 말로 정치권을 뜨겁게 달궜다. 민주당 갈등의 현주소와 분당의 이유를 명쾌하게 드러냈기 때문이다. <미래한국>이 이상민 의원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최근 ‘유쾌한 결별’론으로 주목을 받으셨습니다. 어떤 의미입니까?

그 말 가지고 엄청 시끄러웠어요. 우리 당에서는 저한테 엄중 경고도 했고... 그런데 저는 좀 황당합니다.

아니, 지금 민주당은 서로 간에 앞으로 가야 할 방향도 다르고 이해관계도 다르고 같이 할 수 있는 공통분모도 거의 없습니다. 다만 거대 정당의 기득권을 누리기 위해 한 지붕 아래에서 지지고 볶느니 차라리 유쾌한 결별할 각오를 하자고 한 것입니다.

물론 이재명, 이낙연 두 분께 드린 말씀입니다. 결별할 생각이 없으면 상대에게 잘해줘서 상대가 ‘너하고는 같이 못하겠다’, 이런 생각이 안 들게끔 잘 해야 하는 것이죠. 어떤 분들은 결별이 어떻게 유쾌하냐고 제게 그러는데 오죽하면 제가 결별에 ‘유쾌한’이라고 했겠습니까.

마음 같아서는 딱 갈라서고 싶은데 그러면 많은 기득권을 놔야 되죠. 허허벌판에 나갈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속마음은 상대가 나가주기를 바라는 것이죠. 사실 나가서 분파주의로 몰려 실패할 확률이 높으니 자신이 지키는 그런 형국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죠.

그러면서 내뱉는 말이 ‘우리는 단합해야 된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고 하는데 백짓장을 맞들 마음들이 있어야 백짓장도 가벼운 것 아니겠습니까? 한쪽은 그럴 생각이 없는데 다른 한쪽이 내 이해관계 이익 되는 쪽으로 가겠다고 하면 다른 쪽이 따라오겠습니까? 지금 민주당은 서로 적대적 공존을 하고 있는 겁니다. 마치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그렇게 하듯이 말이죠. 

민주당은 내부가 복잡합니다. 한 지붕에 있지만 상당히 이질적인 상태여서 어찌 보면 적대적 공존을 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 결별하면 늘 상대를 상처를 입히고 상처를 입고 그러지 않습니까? 아이들도 하지 않는 것을 할 거면 쿨하게 하라는 의미로 유쾌한 결별을 말한 겁니다. 

- 민주당이 서로 결별한다면 누가 나가야 합니까?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속마음은 상대가 나가기를 바라면서 나는 여기 지키겠다는 것이죠. 왜냐하면 기득권이 있잖아요. 현실적으로 168명의 국회의원이 있는 큰 땅인데 여기서 자리를 잡지 못한 이들은 나가면 교섭단체를 이룰 가능성이 높죠.

민주당 정통을 이어받았다는 명분도 있을 거고, 그러니까 남아서 서로 싸우기보다는 유쾌한 결별을 각오하든지, 아니면 상대를 끌어안고 진짜 잘해줄 생각을 하라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로 한 말에 제가 민주당의 분당 가능성을 이야기했다고 엄중 경고하고 분열을 책동했다고 그러는데 제 말 한마디에 분열 책동될 그런 당이 민주당이라는 말인가요?

제가 분열 책동하면 민주당이 분열됩니까? 이재명 대표는 그렇게 자신이 없는 건가요? 제가 유쾌한 결별 각오를 하라는 말이 마음에 걸리면 저를 불러서 차를 마시든, 밥을 먹으면서 저를 설득하면 되는 일 아닐까요?

제가 이재명 대표 퇴진을 주장하는 이유는 이재명 대표 때문에 방탄정당이 되고 그럼으로써 민주당이 사당화되고 있기에 그렇습니다. 이 당은 공당인데 왜 개인의 문제로 160명이 넘는 의원들이 이재명이라는 한 사람을 위해서 있게 되는 겁니까.

민주당은 공당입니다. 공당의 문제라면 공당인 정당 전체가 나서는 것이지, 특정인에 대한 문제로 나서면 안 되는 겁니다. 

민주당은 제1야당으로서 국민의 민생을 살펴야 할 책무가 있어요. 거기에 집중해야죠. 어떻게 하면 국민의 삶의 조건을 개선하고 국민 고충을 해결하고 고통과 어려움에서 벗어나도록 할 것인가? 이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 아닌가요?

왜 이재명 개인의 문제, 그것도 민주당 대표나 국회의원이 아니라 과거 성남시장 재임 때 일을 검찰이 수사해서 하는 건데 민주당 의원들이 연좌 시위하고 항의하고 성명 발표하고 하느냐 말입니다. 본인이 감당해야 할 문제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의 문제가 아니라 이재명 대표 본인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는 이야기입니다. 

여야 편가르기로 정치적 이익 추구

- 민주당 의원이신데 당원들로서는 배신으로 비칠 수도 있겠습니다.

우리 민주당에는 습성이 하나 있습니다. 우기는 것이죠. 그냥 우기고 버티는 겁니다. 정치라는 것이 일종의 푸닥거리 아니겠습니까? 갈등과 원한을 해결하려면 일단 읍참마속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죠. 읍참마속 의미가 무엇입니까. 울면서 목을 베는 것이잖아요.

무고함을 해결하고 와라, 이런 것입니다. 군령을 위반하면 예외가 없어야 한다는 것 아닙니까. 그렇기에 상당한 의심을 받는 정치인이 당의 요직에 있으면 일단 물러나야 하는 겁니다. 지금까지 민주당만이 아니라 모든 정당들과 정치권의 관례였습니다. 억울해도 그렇습니다.

그러다가 무고함이 밝혀지면 다시 돌아왔죠. 그런데 지금은 안 물러나는 거예요. ‘뭘 잘못했다는 건데?’ 이런 겁니다. 이상민 행자부 장관 문제도 그런 거 아닙니까? 이태원 참사에서 그렇게 많은 인명 희생이 났는데 책임지고 물러나지 않았던 겁니다.

설령 윤석열 대통령이 그만두지 말라고 해도 먼저 물러났어야 하는 것이죠. 그런 것을 보면 여권이나 야권 모두 후안무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들 책임도 안 지고 미안한 마음도 없이 잡아 떼고 뒤집어 씌우는 겁니다. 우리 민주당에는 패턴이 하나 있는데 우기고 버텨요.

그러면서 다른 사람에게 잡아 씌웁니다. 그러다가도 안 되면 이명박, 박근혜 때보다 낫다고 합니다. 제가 지금 혼자 잘났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치 한복판에서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내가 진짜 이런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하나 자괴감이 들 때가 많습니다. 정말로 지능이 이것 밖에 안 되나 싶기도 합니다. 방송에 나가서 양당 분들을 만나보면 거의 화석화되어 있어요.

그러면서 저에게 ‘너는 어느 편이야?’ 이럽니다. 제가 이재명 대표를 비판하면 국민의힘 사람들은 ‘그러면 우리 편이네?’ 이럽니다. 그러다가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면 ‘왜 우리를 비판하는 거야?’또 이럽니다. 

- 그렇게 쓴소리를 하시면서도 대전 유성에서 내리 5선을 하셨습니다. 어찌 보면 중도 민심을 정확하게 읽고 계시다는 것으로 해석되는데, 어떤 비결이라도 있으신지요? 

저에게 무슨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장애인인 저에게 무슨 튼튼한 네트워크가 있는 것도 아니에요. 대전 유성의 유권자들께서 판단해 주시는 거죠. 2004년 처음 국회의원에 출마했었는데 그때 당시에는 꼭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생각도 없었습니다.

당시 차떼기라는 국민적 공분이 있었고 부정부패 척결에 대한 국민 요구가 컸지만 그렇다고 저같이 충청도 출신이 열린우리당 신당에서 당선될 가능성은 없었습니다. 결국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으로 얼렁뚱땅 당선된 겁니다.

그래서 사실 저는 ‘탄돌이’ 의원인 것이죠. 국회의원 욕하다가 욕먹는 국회의원이 되어 버린 거예요.(웃음) 그런 이유로 사실 공천에서 떨어지기도 했지요. 그때도 지금 못지 않았습니다. 

열린우리당을 강경파가 주도했는데 저는 그때 그들 강경파는 물론이고 심지어 당대표와도 싸웠습니다. 정세균 대표와 하도 싸워 ‘세균맨 vs 호빵맨’이라는 말이 회자되기도 했어요. 제가 좀 넓적하게 생겼다고 호빵맨이라 불렸어요.(웃음)

그런데 정세균 대표가 ‘세균맨’이라고 불리는 것이 기분 나쁘다고 3개월 동안 제 인사도 안 받았습니다. 아니, 세균맨이라는 별명은 제가 붙인 것이 아니잖아요. 언론이 붙인 거죠. 열린우리당 강경파와 싸워 결국 재선 공천을 받지 못했습니다. 

더 이상 당과 제가 함께 갈 이유가 없었어요. 그래서 자유선진당으로 옮겼습니다. 그런데 거기서도 제가 이회창 대표에게 쓴소리를 하니 하루는 이회창 대표가 저를 불러서는 ‘아니, 내게 감히 대드는 이가 없는데 왜 자네는 그렇게 내게 그러는가?’ 하시는 겁니다. 당시 저는 정책위의장이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말씀을 드렸습니다. ‘총재님, 저는 소수 의견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총재님도 대법관 시절에 소수 의견을 자주 내지 않으셨습니까. 저도 그런 것입니다. 저는 우리 자유선진당과 총재님의 생각을 바꾸고 뒤집을 능력도 그럴 의지도 없습니다. 

이상민 대법관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장이 7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연합
이상민 대법관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장이 7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연합

무책임, 몰염치, 진영 논리로 싸움만 하는 국회

제가 총재님과 싸우려는 것이 아니라 소수 의견을 내고 있다고 생각하시고 포용해 주십시오’ 그랬단 말이죠. 그러자 아무 말씀도 없는 거예요.(웃음) 물론 그렇다고 제가 용서받은 것도 아니죠.

결국 당내에서 저는 압박을 당했고 결국 다시 민주당으로 복귀해야 했습니다. 그런 저의 행동과 소신을 지역구인 유성의 유권자들께서 지켜 보시며 신뢰와 지지를 보내주신 것이죠. 대전 유성은 대한민국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하지 않습니까. 

- 그렇다면 중도적 입장에서 현재 정국을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요?

2004년 국회에 입성을 하고 정치 현장에 있게 되었는데요. 낙후된 정치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물론 발전한 부분도 있겠죠. 하지만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이건 퇴행이라고 해야 될지, 역행이라고 해야 될지...두드러진 것은 우선 무책임과 몰염치, 파렴치가 반복된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공직 개념도 없고, 그냥 진영 논리로 나뉘어 싸움만 하는 것이죠.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민주당만 쓰러뜨리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고,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쓰러뜨리고 상처 입히면 된다, 그렇게만 보고 있어요. 그러니까 해결점이 없어요.

상대를 보면서 정치를 하면 모르겠는데 지금 그럴 필요가 없죠. 왜냐하면 민주당은 민주당의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열렬히 지지를 받으면 당 대표도 되고 대선 후보도 되니까 말이죠.

국민의힘도 똑같습니다. 국민의힘도 열렬 지지자들로부터 지지를 받으면 거기서 당 대표, 최고위원 또 대선 후보가 되니까 굳이 상대하고 협상해서 뭔가 끌어내면 당성이 약하다느니, 왜 타협적이냐느니, 상대를 적으로 쓰러뜨리지 않고 살려두고 있다, 이렇게 매도 합니다. 양쪽이 다 그렇죠. 그러면 싸움 밖에 없는 거죠.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힘의 지지 기반이나 정치권의 지지 기반이 척박하다는 현실을 인식하고 거기서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하고 지략을 발휘해야 되는데 대통령이나 참모들이 어떤 지략이나 정치적 발휘할 생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정권을 잡는다는 것이 행정부의 권력을 잡은 것이지 모든 권력을 잡은 건 아니죠.

현실은 제대로 인식 못하면서 그냥 밀어붙이기만 하고 있는 거예요. 민주당도 마찬가지죠. 의회 권력을 잡았으면 고도의 정치적 수완을 발휘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습니다. 

양쪽 모두 저급한 정치 공학이 남발되는데, 내년 총선에서 대립 구도를 만들어 내 편만 결집하면 이긴다는 것입니다. 투표율이 낮을 텐데 낮으면 서로 자신이 유리하다는 것이죠. 양쪽 모두 전략을 세우고 실행을 해야 하는데 피차 그런 역량들이 없는 것입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용병이었던 것 아닙니까? 변변한 후보가 없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정치적 현실과 능력들이 약한 것이고 서로 상대방을 무너트리면 다음에는 우리가 된다는 착각에 빠져 있는 것이죠. 그렇기에 국민들께서 정신을 바짝 차리셔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형국은 적대적 공존과 싸움질을 양당 모두가 정치적 자양분으로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민생 해결점은 제시하지 못하고 상대를 쓰러트리기 위해 깊은 상처를 내려는 것이죠. 그러면 공정과 상식은 날아가 버립니다. 시대적 화두가 사라집니다. 협치와 통합도 불가능하니 국가 내부의 힘이 어떤 정당성을 가지고 수렴해 나가는 합리적인 민주적 절차들이 불가능해진 것이죠.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잘하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저는 윤석열 대통령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제가 언론에 나가서 하는 말이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툭하면 윤석열 정권이 문재인 정권보다 낫다고 하고 문재인 정부 시절의 일들을 비판합니다.

비판하는 것은 좋은데, 그러면 국민의힘은 무슨 정치평론 집단입니까? 정권을 왜 잡은 겁니까? 정권을 잡았으면 야당인 민주당을 이끌고 갈 생각을 해야지 논쟁으로 승부를 보려 하면 안 되죠. 그것은 야당 시절의 관습입니다.

앞으로 국정을 끌고 나갈 정치 세력이면 책무감을 가지고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이고 이렇게 하려고 하니 협조해 달라, 이래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리더십이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물론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권 경험이 없다고 하지만, 조직을 이끌어 본 분 아닙니까? 조직이라는 것이 그냥 따라오라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죠. 우격다짐으로 한다고 따라오는 세상이 아니잖아요. 상대를 구슬리고 뭔가 유혹해서 매력을 느끼게 하는 것이 오늘날의 리더십이죠.

윽박지르면 마음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절대로 해낼 수 없는 것이 현대 사회예요. 사람들의 인지력도 높아져 인터넷 등으로 많은 정보를 접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성공적이어야 대한민국 정치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됩니다. 그런 점에서 국민들이 가진 정서와 공정, 상식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 스스로 소통의 리더십을 가지고 업그레이드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그것이 민주당에도 자극을 주고 민주당도 함께 업그레이드 되는 계기가 됩니다.

한국 정치 전체가 업그레이드 되는 견인차를 윤석열 대통령이 맡고 있다는 것입니다. 공정과 상식은 상대방이 공정하다고 생각해야 공정이지, 내 기준으로 공정하다고 되는 것이 아니죠. 골목길에서 조폭같이 생긴 사람이 조그마한 꼬마에게 ‘야, 너 밥 먹었냐?’라고 물으면 그게 협박이지 인사겠습니까? 그러니까 피차 자기 객관화를 좀 했으면 합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모두 자체 정화기능 상실

- 양당 정치에 실망한 국민들로 인해 제3 정치세력에 등장을 점치기도 합니다. 어떻게 예상하시는지요? 

저의 생각도 같습니다. 지금 수치로 드러나고 있죠. 국민의힘이 약 30%, 민주당 약 30%는 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내려가지도 않고 내려갔다가도 30%는 유지하는 것이죠. 이들은 강성 지지자들입니다. 문제는 30-40% 유권자들이죠.

이 유권자들이 어느 쪽을 밀어 주느냐에 따라 달라질 겁니다. 아니면 투표를 포기하겠죠. 그런데 지금은 양당에 대한 혐오나 반감이 극도에 달해 어느 당이든 더 표를 얻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양당의 역량이나 내부 사정도 그렇고요. 좋아질 것들이 별로 없죠. 그렇다면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지금 신당 움직임들이 여럿 있는데 만일 괜찮은 사람들이 그룹으로 모이면 지지자들이 운집하고 있다는 말도 나오게 될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미약한 듯하지만 끝은 창대할 수도 있는 것이죠. 마치 눈덩이 불어나듯이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아마 그런 운집세가 발생하면 폭발적인 쏠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양당이 모두 조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모두 자체 정화기능을 상실한 상태입니다.

멈춰 있는 것이죠. 그렇기에 외부 충격을 받게 되면 자신들이 생존 때문이라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혁신 경쟁이 벌어질 겁니다. 사실 내년 총선에 국민들의 마음이 어디로 어떻게 쏠릴지는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상식에 맞는 정치세력을 국민들은 지지할 것으로 봅니다. 

- 그렇다면 정치세력 교체와 개혁의 조건은 무엇이라 보십니까?

국민들은 새로운 정치세력에 큰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상식을 기대하는 것이죠. 현재 양당이 지나치게 비상식적이기 때문입니다. 기본 상식을 갖춘 정치세력이 등장하면 국민은 신뢰와 지지를 보낼 것이고 여기에서 성과와 유능함을 보여 주면 지지가 불붙게 될 겁니다.

결국 정치 서비스가 수요자인 유권자를 만나게 되면 혁신 경쟁들이 벌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죠. 따라서 정치적 서비스의 고품질 경쟁을 위해 정파들 간에 경쟁이 벌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정치인 한 두 명을 갈아치우는 것이 아니라, 정치세력을 물갈이 하는 차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이렇게 되어야 이재명이 싫어서 윤석열 찍고, 윤석열이 싫어서 이재명 찍는, 그리고 전라도라서 민주당 찍고, 경상도라서 국민의힘을 찍는 관행도 사라지리라 봅니다.

국민들께서 나에게 유리한 정치세력에 투표하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정치가 개혁되고 정치 수요자인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하다못해 중국집들도 경쟁하고 라면 분식점들도 라면 하나 맛있게 끓이기 위해 경쟁하지 않습니까. 

당연히 정치도 그래야 하는 것이죠. 민주당은 민주화 운동했다는 훈장을 내세우고, 국민의힘은 건국을 했다느니 산업화를 했다느니 하는 그런 것으로 우려 먹으려는 행태들은 이제 끝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려면 정치 수요자인 국민들이 나에게 유리한 후보에게 투표한다는 마음들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민주화를 했다는 이유로 안일함에 빠진 민주당이나 산업화를 했다는 것으로 갑옷을 입고 모든 걸 다 커버 하려는 국민의힘에 혁신이 들어설 겁니다. 영호남 지역 패권이 무너지는 것도 결국 정치 소비자인 유권자들의 합리적 선택이 있어야 하는 것이죠.

그런 구도를 깨는 스마트한 제3당, 4당의 출현이 저는 한국 정치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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