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한미일 vs 북중러 이념 대결이 아니다
[이슈] 한미일 vs 북중러 이념 대결이 아니다
  •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
  • 승인 2023.09.18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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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세 나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3국 정상회담이 18일 미국 워싱턴 근교의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렸다. 북핵 문제와 중국의 패권 도전을 저지하기 위해 협력 필요성을 느낀 미국의 종용으로 3국의 군사협력과 상호운용성, 통합, 조정 문제와 관련된 안보쟁점 외에 경제, 외교, 기술과 교육 분야에서도 협력을 고려했다. 

미국이 일본과 한국을 포함해 정상회담을 여는 밑바탕에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공동대응과 중국의 대만침공 가능성에 대한 대비 등 분쟁을 억제하기 위한 동맹과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강화 노력의 일환이다.

세 나라의 협력을 강화하고 적극적인 조치를 위한 것이지만 표면적으로 중국에 대한 것이 아니라고 해도 이는 필시 북한, 중국, 러시아의 협력 강화를 초래할 것이며 이는 소련 붕괴 이후의 신냉전체제로 접어들게 하는 조치다. 

이번 회의가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렸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미국의 인태전략은 한일 양국과의 관계 강화를 필요로 했다. 한미, 미일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일 정상회담을 개최하고자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해 미국은 3자 형식을 통해 더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고 하면서 회담의 목적을 명확히 했다. 

그렇다면 왜 바이든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회담을 개최했는가를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역사 갈등과 정치적 대립을 해온 한국과 일본을 상호 협력의 길로 유도하면서 자신의 외교적 업적을 국내외적으로 과시할 필요 때문이었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지원하는 북중러에 대응해 인도태평양지역 민주주의동맹 간의 상호 연대 강화를 통한 내년 선거 대비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기존의 쿼드와 오커스 등 소 다자동맹과 파이브 아이즈 등으로 인태전략을 공고히 하고자 하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북한이 '전승절'(6ㆍ25전쟁 정전협정기념일) 70주년인 지난 7월 27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 연합
북한이 '전승절'(6ㆍ25전쟁 정전협정기념일) 70주년인 지난 7월 27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 연합

캠프 데이비드 회담 개최는 pivot to Asia 가속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은 이제 인도태평양지역에서 동북아지역만 제외하고 미국의 영향권에 들어 왔다고 판단한다. 캠프 데이비드에 한·일 정상을 부른 이유는 유럽에 전하는 메시지가 크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 시절 미국이 중국 반도체기업 화웨이를 제재할 때 영국이 대중제재 대열에서 이탈했고, 독일은 중국경제 의존도가 높아 지금 중국경제가 침체되자 같이 추락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과 일본은 안보동맹을 바탕으로 대중 강압전략에 동참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난이 심화될 때 일차적으로 충격을 흡수할 나라는 유럽이 아니라 한국과 일본이다. 안보 면에서도 한국과 일본이 대만해협 분쟁, 중러의 밀착에 대처할 수 있는 좋은 파트너라고 봤기 때문이다. 

회담 결과는 한미일 협력의 방향을 담은 캠프 데이비드 원칙으로 발표했다. 이 원칙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보고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마음을 먹지 못하게 하기 위한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았다.

따라서 법의 지배에 기반한 국제질서의 유지, 강화, 주권과 영토의 일체성 존중을 강조했다. 

당연히 북한 핵과 우크라이나에서의 러시아의 핵사용을 막기 위한 핵 군축과 비확산 노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공동성명에는 안보협력 강화를 위한 정상 및 외교, 국방장관, 안보보좌관 회담 등 4개의 레벨에서 협의체를 정기적으로 구성할 것을 명시했다.

이러한 다양한 레벨에서의 협의체는 정권이 바뀌어도 3국이 확고부동하게 제휴할 것을 구조적으로 갖추기 위한 것이다. 

공동성명에서는 경제 안보에서의 제휴도 중시해 반도체나 핵심 광물의 공급망 강화를 포함했다. 그리고 방위협력이나 합동군사연습, 정보공유, 사이버 보안에서의 협력도 포함했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이 대국적인 관점에서 한국과 일본 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역량이 요구되고 독도와 7광구 등 대륙붕 관련분야에서 발전적인 역활 등이 요구된다. 물론 미국에 투자를 요구하고도 세금지원을 빌미로 무리한 기술을 요구하는 부분도 유념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한미일의 결속은 반대로 북중러의 반발을 초래할 것임은 불문가지다. 이러한 질서 재편은 체제적 경쟁이 본격화 됨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유민주세력진영과 북중러가 연대한 권위주의 세력 간의 대결 전선을 의미한다. 미중의 전략경쟁 및 패권경쟁을 저지하려는 이러한 움직임을 우리는 신냉전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체제경쟁은 갈등과 대립 전쟁의 먹구름을 잉태할 가능성이 높으며 지정학적 정치를 소환한다. 

이러한 신냉전이 냉전과 다른 점은 초진영 실용외교라는 역설적 국제 지형의 형상을 만들어 낸다. 즉 이데올로기나 가치를 강요하는 선악의 이분법 경쟁이 아니라 국가이익을 우선 고려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국은 분단, 반도, 동맹, 통상국가임을 명심하고 실리를 추구하는 국가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권위주의 세력 진영의 대응 행동은 다음과 같이 예상된다. 첫째, 북한이 당장 한미일 3국회담 직후 ICBM 발사 등 대응을 떠보는 국지도발과 반발이다.

3국을 동시에 겨냥한 핵실험 위협을 강화할 것이다. 북한의 인권 문제를 거론하는 부분에 대하여 트레비스 킹의 월북을 이용해 미국의 인종차별 문제를 부각시킬 것이다. 

권위주의 세력 진영은 자국 이익을 바탕으로 한 대응 행동 예상

중국은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 과정에서 대만해협 등에 대한 공세적 대외정책을 확대하고 러시아에 대한 무기지원과 협력, 그리고 미국의 일국 체제를 무너뜨릴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동남아지역에서의 항행 질서를 방해하는 시도와 동남아 국가들 간의 분쟁을 활발히 전개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은 반도체 문제와 관련하여 희토류 수출 통제는 상호 연관되기 때문에 미국의 AI 관련 기술협력 통제에도 불구하고 강력하게 대응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와 중국은 동해로의 방공식별구역 침공을 빈번하게 도발할 것이다.

기존의 중국과 러시아의 보스토크 연합훈련에 더해 북한을 포함한 연합훈련을 시도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을지훈련과 윤석열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밝혔듯이 유사시 전력 제공국 역할을 하는 유엔사 기능을 무력화하기 위한 의도로 볼 수 있다. 

양 진영 사이에 인도를 자기 진영으로 끌어들이고 시장으로 확장하기 위한 치열한 노력이 전개될  수 있다. 또한 양 진영 사이에 우주개발 및 사이버 전자전 관련 경쟁에서의 기술 협력을 강화할 것이다.

러시아는 북한에서 무기와 탄약을 구매하는 대신 식량 에너지로 보상하며 중러 사이에는 항공우주 첨단 기술 제공협력 활동이 예상된다. 양 진영 간의 핵군축 노력은 당분간 소강상태를 보일 것이다. 

이에 대응하여 한미일은 북핵을 넘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첨단기술 표준 및 공급망에 대한 협력을 확대하고자 시도할 것이다. 중국이 첨단기술과 공급망 문제에서 공세적인 태세를 갖고 있는 만큼 중국 견제로 비칠 수 있는 부분은 가급적 노출시키려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술의 표준을 미국이 주도한다고 해도 한국과 일본에 대한 중국의 공세를 고려한 조치로 고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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