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비정규직은 이중 고통에 운다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이중 고통에 운다
  • 미래한국
  • 승인 2009.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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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회사가 2년 이상된 비정규직에게 가차없이 해고 통지서를 보내고 있다.

KBS·대형병원·농협 같은 곳의 비정규직들은 형편이 나은 편이다. 그나마 집회나 시위를 통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노조가 중간에 나서서 도와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반면 전체 비정규직의 70%가 몰려 있는 30인 미만 영세 기업들은 절망적이다. 중소기업 비정규직들은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정규직 전환은 엄두조차 못 낸 채 변변찮은 일자리나마 2년이란 시한에 걸려 대책 없이 밀려나고 있다.

소리 없는 대량 해고가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 원래 비정규직법은 정치권과 노동단체 간 흥정의 산물이다. 당사자인 비정규직은 처음부터 소외돼 있었다. 가난하고 불쌍한 비정규직을 보호한답시고 만든 법률이 흉기로 둔갑해 목을 베고 있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모두 선의(善意)로 포장돼 있다’는 옛말이 딱 맞아떨어진다.

해고될 비정규직 규모를 놓고 입씨름을 벌이는 것은 한가하기 그지 없다. 밀려나는 개인에겐 밥그릇이 걸린 문제다. 쫓겨난 자리는 다른 비정규직이 채울 것이라는 ‘고용 총량 불변의 법칙’도 마찬가지다. 이로 인해 사회적 약자들은 쓸데없이 홍역을 치르고 있다. 쫓겨난 비정규직들은 지금 다른 일거리를 찾아 거리를 헤매고 있다. 기업들도 대체 인력을 구하느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 2년 정도 숙련된 비정규직이 나가면 당연히 생산 효율은 떨어지고 나라 경제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게 마련이다.

/중앙일보 사설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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