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언제까지 위구르·신장을 부인할 것인가
중국은 언제까지 위구르·신장을 부인할 것인가
  • 미래한국
  • 승인 2009.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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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풍향계_유럽
기디언 라크만 파이낸셜 타임스 국제부문 수석해설위원

데이비드 셤보(미국의 저명한 중국 전문가로 조지워싱턴대 교수)에 의하면 중국이 소련의 붕괴를 연구하고 얻은 주된 교훈은 독단적 사상, 방호벽에 둘러싸인 엘리트, 당 조직의 비활성화 그리고 침체한 경제를 피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 가지가 빠졌다. 소련이 궁극적으로 와해된 것은 서로 다른 여러 민족들로부터의 압력 때문이었다. 1991년 소련은 여러 개의 구성 공화국으로 갈라지고 말았다.

물론 이 비교는 정확하다고 할 수 없다. 러시아의 소수민족은 소련 인구의 절반이 넘었다. 중국의 漢族은 중국 인구의 92%가 넘는다. 그러나 티베트와 신장은 예외이다. 티베트 인구의 약 90%는 소수민족 티베트족이다. 위구르족(중앙 아시아 의 터키계통 민족)은 신장 인구의 절반이 좀 못 된다. 이 두 소수 민족은 화평하게 중국에 통합된 것은 아니었다. 최근 신장의 폭동으로 180명 이상의 인명이 희생됐다. 이는 1989년 천안문 광장 사태 이후 중국에서 발생한 최대의 민간 유혈 소요 사태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직전 티베트에서도 심각한 소요 사태가 있었다.

인구 13억이 넘는 국가에서 티베트의 2,600만, 신장의 2,000만 인구는 별 의미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이들은 중국의 광대한 대륙의 약 3분의 1을, 그리고 원유와 가스 저장량은 충분하지는 않지만 그 대부분을 점유한다. 러시아가 시베리아에 대한 중국의 세력을 우려하듯이 중국은 회교도 신장이 중국에서 떨어져 나가 중앙아시아로 합칠 가능성을 우려한다. 신장을 진동시킨 이번 위그르 사태에서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은 漢族 주민들이었다.

이번 신장의 사태에 대해 중국은 도전을 받는 제국의 전형적 반응을 보였다. 중국은 현지인들이 그들에게 배은망덕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특히 자기 국경 안의 소수 민족주의를 이해하는 데 준비가 덜 되어 있다. 그 이유는 자치의 관념을 수용하거나 심지어 납득조차도 하지 않는 정부관리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티베트와 신장은 독립된 별개의 국가가 되기를 열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그렇게 불합리한 것은 아니다. 중국의 주장은 이 두 지역은 여러 세기 동안 중국의 불가분의 일부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두 지역은 20세기에 들어서 독립기간을 경험했다. 신장에는 단명한 동 투르키스탄 공화국이 있었는데 1949년 중국 인민해방군의 진주로 소멸됐다. 티베트도 1912~1949년 사이에 사실상의 독립을 경험한 바 있다.

현 상태로는 중국의 분해는 좀처럼 있을 것 같지 않다. 오랜 기간에 걸쳐 한족을 신장과 티베트로 이주시켜왔기 때문에 분리주의자들의 추세는 약화됐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독립은 주장조차도 않는다. 위구르족은 보다 호전적이긴 하지만 이들에게는 티베트와 같은 대의명분을 세워준 지도자도 없고 국제적 동정심도 받지 못하고 있다.

고르바초프 시절과 동유럽의 소련제국 멸망으로 정치적 혼란이 소련 내부에서 발생했다. 이런 현상을 현재 중국에서는 볼 수 없다. 중국은 경제적으로 훨씬 성공했고 자신감에 넘쳐 국가를 단일국가로 보전하기 위해서는 유혈도 마다 않을 것이다.

분리주의 운동을 폭력으로 억제하면 단기적으로는 대단히 효과적이겠지만, 앞으로 몇 세대를 걸쳐 독립운동이 활성화되는 고통을 겪어야 하는 위험을 각오해야 한다. 당분간은 신장과 티베트의 분리 독립을 위해 투쟁하는 행동주의자들이 버림받고 패배한 것 같지만 이는 눈길도 끌지 못하고 억압받는 인민들의 투사들이 겪는 운명이다. 소련 지배체제 때 자기들 조국의 열망을 살려온 발틱 3국과 우크라이나의 망명객들은 수십 년 간 진기하고 별로 위협적이 못된 것 같았다. 어느 날 그들이 승리할 때까지는 그들은 망각된 대의명분의 원형적 투사에 지나지 않았었다.

파이낸셜 타임스 7/13
정리/정 철 미래한국 객원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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