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야망을 감추려는 北의 두가지 전략
핵 야망을 감추려는 北의 두가지 전략
  • 미래한국
  • 승인 2009.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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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뷰] 도널드 커크 편집위원·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특파원

북한은 기만적인 두 가지 전략으로 한반도에 이해관계를 두고 있는 한국과 미국 및 기타 국가들을 상대하고 있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핵프로그램은 지켜내면서, 동시에 화해를 하고 싶다는 인상이나 혹은 황폐화된 경제를 위해 적들과 잘 지낼 필요가 있다는 의도를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북조선인민공화국’ 건국 61주년이었던 지난 9월 9일에 열린 축하행사는 이러한 전략을 잘 드러냈다.

북한 노동당 매체인 노동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북한은 전 세계 평화를 애호하는 진보적 사람들과의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지만 미국과 같은 적들의 새로운 전쟁 음모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말은 북한이 어떤 양보도 하지 않겠지만 미국과 협상을 하고 싶다는 뜻이다.


북한과의 대결관계를 측정하는 온도는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관계가 냉각되어 온도가 한참 떨어지는가 싶더니 바로 화해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한국과의 대화를 완전히 중단했고 한국에서 북한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았으며 대포동-2 미사일을 발사하고 결국에는 2차 북핵실험을 자행했다. 하지만 6주의 간격을 두고 이성이 분노를 대신했다.

김정일은 8월 초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영접한 후 두만강 유역에서 탈북여성들의 인신매매 장면을 영상으로 담으려다 붙잡혀 140일 동안 북한에 억류되었던 2명의 미국인 여기자들을 풀어줬다. 김정일과 클린턴은 3시간 동안 마주 앉았는데 이것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김정일이 화해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다음으로 김정일은 개성공단 개발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현정은 현대아산 회장을 만났다. 김정일은 그녀를 영접하기 전에 북한 여성과의 장난 섞인 대화에서 북한을 험담했다는 이유로 137일 간 북한에 억류했던 현대아산 직원을 풀어줬다. 그리고 일반 차량들의 개성공단 출입이 재개되었다.

마지막으로 김정일은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친구가 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서울에 조문단을 파견했다. 이 조문단은 북한이 1년 이상 정치 선전을 통해 공격해온 이명박 대통령을 만났다.

하지만 이달 초 북한의 평화공세는 고농축 우라늄으로 핵탄두 개발의 마지막 단계에 진입했다는 북한 당국의 발표로 버섯구름을 내면서 폭발했다. 고농축 우라늄으로 핵탄두를 개발하는 데 중대한 진전을 이뤘다는 북한의 이 발표는 플루토늄을 이용한 지하 핵실험 후 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채택된 강력한 대북제재에 대한 거친 반응이었다.


북한의 유화적인 태도들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및 재래식무기의 수출을 막거나 저지하고 있는 대북제재들의 효과를 반증하는 것으로 이면에 있는 북한의 대결적인 태도는 숨길 수 없다. 그 제재들은 북한 엘리트들의 사치품 뿐 아니라 군대 프로그램과 관련된 다양한 물건들의 수입을 중단시켰고 북한이 자신들의 후원자인 중국을 포함, 많은 국가들과 했던 국제금융거래는 봉쇄되었다. 미국은 2개의 북한회사를 블랙리스트에 올리며 그들이 미국 기관들에 두고 있는 모든 자산을 동결시키는 등 대북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대결과 화해가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가운데 관건은 중국이 주선하는 6자회담이나 미북 양자회담 등의 협상이 현 사태를 아무도 원하지 않는 갈등의 수준으로 치닫지 않도록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북핵이 김정일의 엄청난 자랑거리라는 것은 자명하다. 그는 1년여 전의 뇌졸중으로 앓고 있지만 죽은 지 15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북한의 ‘영원한 지도자’인 자신의 아버지 김일성의 출생 100주년이 되는 2012년에 북한 핵무기의 위용을 과시하기 위한 대규모 축하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

번역·정리/워싱턴=이상민 특파원 genuinevalu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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