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북한 주민 ‘저항’시작 됐나
[독점] 북한 주민 ‘저항’시작 됐나
  • 미래한국
  • 승인 2010.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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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단속에 주민들 거센 반발

 2월 한 달간 평양서 아사자 40여 명 발생


“최근 평양 시내 곳곳에서 전에 없던 특이한 광경이 목격되고 있다.”

3월초 북한내 <미래한국> 소식통이 북한의 내부 동향을 전해왔다.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에서는 최근 노인들이 삼삼오오 몰려다니며 담배를 팔기 위해 좌판을 벌여놓고 있다고 한다. 보통 네 다섯 명, 많게는 열 명 정도의 노인들이 패거리를 만들어 평양 시내 광장이나 평양역 부근에서 장사를 하는 일이 부쩍 늘어나면서 북한 당국이 크게 당혹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6,70대 노인들은 굶어 죽어가는 가족을 버려둘 수 없어 ‘늙은이라도 나서야 한다’며 길거리로 나오고 있으며 이들을 단속하기 위해 보안성 안전원(경찰)들이 나서지만 뜻밖의 저항에 놀라 물러서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 노인들은 단속하는 안전원들을 향해 “자식을 먹여 살리려고 장사라도 하려는데 너희가 뭔데 못하게 막느냐? 장사 못하게 하면 너희가 먹여 살려 주겠느냐?”라고도 하고, “국가가 망해 가는데 대책을 세워야지 뭣들 하느냐?”며 예전 같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태도와 말로 저항하고 있다고 한다.

평양 내 노인들 목숨 건 반발

이 같은 북한 주민들의 ‘목숨을 건’ 반발에 안전원들은 예전과 같이 엄정하게 단속하기보다 오히려 달래는 모습을 보이는 보기 드문 광경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은 또한 4월 15일 김일성의 탄생을 기념하는 ‘태양절’을 앞두고 그 때까지 생활필수품 공급을 확대해가겠다는 선전을 최근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은 따라주지 않고 있다. 텅 비어 있는 지방 산업공장과 경공업 식품공장들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김정일의 선전을 더 이상 믿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국가가 생활의 어려움을 풀어줄 잠재력을 갖고 있으니 염려하지 말라’는 선전매체의 설득도 별 효과가 없다고 한다. 오히려 달러와 중국 돈의 가치가 매일 같이 폭등하고 있으며 얼마 안 되는 장마당 상품도 부르는 것이 값인 상황이다. 대부분의 상업장(점포)과 의약품 판매소(약국)는 상품이 고갈되어 문을 닫았고 주민들은 먹을 것을 찾아 거리로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최근에는 1990년대 중반 3백만명이 굶어 죽었던 당시의 ‘고난의 대행군’이 다시 시작됐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한다. 그나마 그 시절에도 평양은 사정이 괜찮았지만 지금은 평양에서도 아사자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지난 2월부터 3월 첫 주 사이에 평양에서만 9가구의 가족 40여 명이 아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평양 근교의 야산에는 시신을 묻기 위해 다녀가는 상가 차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의 사정이 이 정도면 지방의 사정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 상태로 간다면 춘궁기를 못 넘기고 10명 중에 하나가 굶어 죽을지도 모른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최근 북한의 사회적 현상 중 하나는 각 가정에서 시집 장가로 살림을 내보냈던 자식들을 다시 불러들여서 부모 집에 들어와 살도록 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집과 세간을 팔아 식량을 조달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처녀 총각들이 경제가 어려워 시집 장가를 못가는 일은 이미 일상이 되었고, 자식을 둔 가정의 부부들이 자식에 대한 책임을 지기 어려워 이혼하는 비율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자살자가 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예전에는 노인들이 힘든 여생을 비관하고 자살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젊은이들 중에도 자살자가 꽤 있다고 한다.

지난 2월 16일에 일어난 함경북도 부령군 고무산역의 식량 열차 탈취사건 등 전에 없던 강력 사건들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노골적으로 김정일을 비난하는 일이 다반사가 되었고 민심이 흉흉해지면서 북한 체제의 바닥이 무너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수의 탈북민들에 따르면 북한주민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김정일의 권위를 신뢰하지 않고 있으며 예전처럼 배급을 기다리기보다 저마다 알아서 살 길을 찾아 나서고 있다.

한편 김정일 정권은 내부 통제와 국경선의 경비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휴대전화를 단속하면서 남한 사람과 통화했다는 한 주민을 본보기로 공개처형한 사건과 돈을 받고 탈북을 눈감아준 국경 경비대의 군관들을 공개총살한 일도 전해졌다. 

북한 체제의 마지막 보루, 보위부도 흔들

북한이 체제 유지를 위해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보위부마저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북한당국의 비밀경찰 조직인 보위부는 김정일 정권의 마지막 보루라고 할 수 있다. 이 조직이 동요되고 있다는 것은 북한 내부를 지탱하는 체제의 근간이 붕괴되고 있다는 증거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조짐은 당에서 매달 내려주는 막대한 보위부 운영자금이나 생필품 공급이 최근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데서 찾을 수 있다. 일반 노동자 보수의 수십 배에 달하는 보위부원의 보수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게 되자 하부 조직원들이 나서 일반 주민들의 돈을 빼앗는 착취 사건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예전에는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보위부가 전면에 나서서 주민들의 재산을 강탈하는 일은 없었지만 이제는 그러한 예가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각 지역의 공장 책임자들도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떠나는 추세다. 이들은 “당에서는 공장을 돌리라고 성화지만 원자재를 내려 보내지 않으니 무엇으로 공장을 돌리느냐” 며 항의하거나 아예 손을 놓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북한의 모든 정치활동과 경제활동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모든 사회 기강이 해이해졌고 침체되어 있어 북한 주민들은 그 누구의 ‘정치 설교’도 진정으로 믿지 않는다고 한다. 심지어는 “나라가 망하고 있다,. 왜정 때보다도 못하다”는 노골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한다.

탈북민 출신의 김승철 북한개혁방송 대표는 “최근 북한의 상황은 북한 정권의 붕괴 과정을 알리는 것이며 현재 그 어느 때보다 중대한 고비에 와 있다”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북한체제가 무너지면서 장기적으로 북한이 중국의 영향력 아래로 들어가느냐 아니면 한국의 통일국가가 되느냐가 결정될 것”이라며 “앞으로 1년 반에서 3년 사이에 북한은 중국이든 미국이든 어느 쪽으로 기울어지기 마련이고 이 문제는 외부 강대국의 힘으로 결정되기 보다 북한 주민들의 자의적 의사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내부의 변화와 붕괴 과정에 남한이 어떤 형태든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며 “삐라나 구전(口傳), 그리고 CD나 DVD 등을 통해 남한 동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북한 주민들에게 적극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

김창범 편집위원 cbkim4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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