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미군 주둔을 원하는 이유
일본이 미군 주둔을 원하는 이유
  • 미래한국
  • 승인 2010.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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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뷰] 도널드 커크 편집위원
▲ 도널드 커크 편집위원·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특파원


미군기지 때문에 미국이 일본에서 부딪히는 시위는 한국에서의 시위보다 훨씬 격렬하다. 하지만 좌파 성향의 유키토 하토야마 일본 총리가 오키나와 미군기지 사용협정에 대한 수정을 요구하면서 많은 한국인들이 인식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바로 북한이라는 실제다.

일본 내 미군기지 반대 시위에 영합하는 것과 북한에 대한 의견을 전가하는 것은 별개의 것이다. 일본인들은 북한의 일본인 피랍사건을 잊지 못한다. 하토야마는 5월 최종 타결을 기대하며 이번달 말까지 미군기지사용에 대한 협약 수정안이 나오도록 각료와 외교관들에게 촉구하고 있다. 미국은 주로 헬리콥터 기지로 사용되는 푸텐마에 있는 미군기지를 인구가 적은 ‘나고’시로 이전하는 2006년 협약을 유지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하토야마는 자신의 민주당이 지난해 그동안 장기집권해온 보수성향의 자민당을 몰아내기 전에 해왔던 맹세에도 불구하고 이 입장에서 양보할 것 같다. 하토야마와 최고위 측근들은 미국과 갈라진 틈을 메우면서 동시에 하토야마가 정치적으로 기회주의자였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출구를 찾고 있다.

일본의 딜레마는 일본국제교환센터 히토시 다나카 대표가 한국에서 한 말에서 잘 나타나 있다. 다나카는 미일관계에 대해서는 상반되는 태도를 보였지만 북한에 대해서는 분명했다. 일본이 현재 우려하는 순서를 잘 보여주는 것이다.

다나카는 “일본의 신 정부가 미국과의 관계를 좀 더 ‘동등하게’ 발전시키려 하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오키나와 등 일본 내 미군기지 재편성 논란은 ‘동맹관계의 중요한 자극’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일본은 불확실성을 대비해 이 지역 내 현존 안보협정의 강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능할 것 같지 않은 미일중 3자 관계에 희망을 뒀다. 미일 방위조약에 근거한 미일 동맹관계에 중국을 끌어넣는 생각은 중국이 한국전에서 북한을 구해준 것을 볼 때 터무니없는 것 같다. 다나카는 북한에 대한 3개국 간의 일치된 입장이 있겠는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5가지 기본 원칙’을 밝혔는데 이것은 일본 최고위층의 생각을 반영하는 것이다.

▲ 주일 미군 기지의 75%가 몰려 있는 오키나와 현 시민들의 항의시위
첫째, 북한은 핵보유국으로 인정되어서는 안 된다. 둘째, 이런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하다. 셋째, 유사시 대비책이 필요하다. 넷째, 포괄적인 협상이 유일한 구체적 방법이다. 다섯째, 6자회담은 회담재개 전 비공식 회담과 더불어 시작되어야 한다.

다나카는 “북한의 최근 움직임을 볼 때 북한이 선의로 국제사회와 협상할 의도가 있는지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그는 이 5가지 기본 원칙은 북한의 연착륙과 북한 정권이 붕괴되는 유사시 유혈사태와 혼란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한국전쟁 당시 미군과 동맹군들의 후방기지였고 현재 오키나와 기지 등 일본에 주둔 중인 5만 명의 미군은 한반도 유사시 바로 투입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수년 간 보호하고 원조하고 있는 거지국가 북한을 적으로 보는 미일 등의 인식에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할 가능성은 없는가?

중국은 북한 핵무기에 대한 6자회담이 재개되면 회담 주최국 역할하기를 좋아한다. 중국은 그것을 한반도 뿐 아니라 이 지역 전체에 대한 중국의 위상과 힘을 보여주는 증거로 보기 때문이다. 중국은 분명히 미국·일본과의 3자회담 주선도 좋아할 것이다.

그러면 한국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일본은 한국을 제외하고 정말 미일중만의 회담을 선호하는 것인가? 이 3개국이 모여 한반도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편치 않은 의미를 내포한다.

하지만 북한이 파국으로 치다를 것을 대비해 미군은 무슨 일이 있어도 현재 주둔하고 있는 일본과 한국에 있어야 한다. 누구도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이 안전보장은 일본과 한국 모두에 중요하기 때문이다.#

번역·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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