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의 북핵 해결비법
황장엽의 북핵 해결비법
  • 미래한국
  • 승인 2010.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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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中을 떼어내라"
▲ 도널드 커크 편집위원

 

워싱턴=황장엽은 지난주 워싱턴을 방문해 김정일이 가까운 시일 내 중국을 방문할 경우 일어날 일들에 대해 현실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김정일의 방문기간 중 거론될 이야기들에 대해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황장엽은 미국의 유력한 싱크탱크에서 주선한 이번 포럼에서 김정일과 중국 간 회담은 ‘과대선전’일 뿐이라고 폄하했다.

북한노동당 중앙위원회 서기장을 지낸 87세의 황장엽은 김정일을 대화의 자리로 나오게 하기 위해 김정일과 접촉해야 한다는 주장을 비웃었다. 그는 “그것은 냉전(Cold War) 수행 방식이 아니다”라며 “겨냥해야 할 것은 김정일이 아니라 (북한) 인권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사람들을 깨우고 (북한인권에 대한) 목소리를 내게 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이념전쟁을 할 수 있을 때 실질적인 해결책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1997년 북경 주재 한국대사관으로 망명한 후 서울에 살고 있는 황장엽은 북한을 항복시키는 데 중국의 역할이 결정적이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그는 2008년 12월 북경에서 마지막으로 열린 6자회담은 시간낭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밀접한 동맹인 중국이 어떻게 (6자회담을) 주최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중국이 북한과 동맹인 이상 중국이 김정일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어떻게 동맹국이 중재를 할 수 있겠는가? 중국은 북한편을 들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황장엽은 미 정부 안팎의 관계자들을 광범위하게 만난 이번 미국 방문에서 한반도 화해에 대한 자신의 시각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 미국을 방문 중인 전 북한 노동당 비서였던 황장엽씨가 3월 31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 강연을 하고 있다. 

황장엽이 워싱턴과 일본에 온 사실 자체는 이명박 대통령의 보수 정권이 10년 간의 대북 포용정책를 실시해온 전임 대통령들의 정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호한 (대북) 시각을 갖고 있다는 반증이다.

전임 대통령 중 첫 번째는 햇볕정책을 시작하고 2000년 6월 평양에서 제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일을 만난 김대중 전 대통령이고 그 다음은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한 지 1년이 지난 2007년 10월 평양으로 순례를 떠난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황장엽은 6자회담은 비웃었지만 북한에 의미 있는 압력을 가하는 데는 중국이 매우 중요하다고 믿고 있었다. 그는 중국을 북한 정권의 ‘생명줄’이라고 부르면서 “최우선 순위는 중국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북한과 관계를 끊기로 결정하면 그것은 북한정권에는 사형선고이며 북한은 바로 붕괴될 것이다.”

전문가들 대다수는 6자회담이 재개되더라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6자회담은 북한이 합의된 시간표에 따라 핵무기 프로그램 전체를 포기한다는 2007년 합의 준수를 거부한 지난해 중단되었다.

부시 대통령 재임 시절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국장을 역임한 빅터 차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이번 황장엽과의 토론회 사회를 본 후 6자회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그는 중국이 엄청난 지원 패키지를 약속하며 김정일을 설득해 6자회담에 돌아오게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대규모 지원은 지난해 5월 25일 북한의 2차 핵실험 후 UN 안전보장이사회가 부과한 대북 제재들을 훼손할 것이라고 많은 비판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 시절 역시 백악관 아시아 국장을 역임한 마이클 그린은 6자회담은 본연의 의미를 상실했다며 재개되더라도 의미 있는 결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북한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국을 움직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황장엽의 대답은 대북 영향력이 큰 국가들, 즉 미국, 일본, 한국 간 유대관계를 강화하는 것이었다.

그는 소수에게만 공개된 이 포럼에서 동시 통역을 통해 “북한이라는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국을 북한으로부터 떼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가지 의미 있는 방법은 중국과 한국이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것이다. 이 협정은 중국을 ‘전략적 파트너’가 되게 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번역·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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