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은 한국판 9·11”
“천안함 침몰은 한국판 9·11”
  • 미래한국
  • 승인 2010.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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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기자가 보는 천안함 사태
▲ 도널드 커크 전 뉴욕타임스 특파원


46명의 해군병사들이 비명에 간 한국의 천안함 침몰은 비행기가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와 펜타곤을 테러하고, 목표지점으로 가던 비행기가 펜실베니아에서 추락하여 3,000명 이상이 사망했던 2001년 9월 11일을 떠올리게 한다.

천안함 사건의 사상자 수는 훨씬 적지만 그 불안감은 9·11로 알려진 테러를 둘러 싼 상황과 비슷했다. 알 카에다의 명령에 의한 테러리스트의 소행이라고 여겨지는 9·11 테러와 같이 북한선박이 침몰하고 심각하게 손상을 입은 적이 있었던 서해상의 몇 건의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북한이 천안함을 어뢰로 공격했을 것이라는 의구심이 막연하게나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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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 사건은 지난 11월 일어난 북한 초계정이 불에 타 모항(home port)으로 퇴각해야만 했던 것이었다. 그 사건은 북한 선박의 발포에 남한 초계함(corvette)이 중기관총 발사로 응수한 후 일어났다.


9·11로 애국심과 군대에 대한 지지 고양

미국은 두 가지 방법으로 9·11에 대응했다. 이 사건으로 우선 미국으로의 입국 공항과 기타 진입 지점에 대한 보안상의 예방조치를 대폭 강화하였으며, 두 번째는 이주민들과 단기 비자로 입국한 외국인들에 대한 강도 높은 면밀한 조사와 테러리스트일 가능성이 있는 집단에 대한 철저한 조사로 이어졌다. 이러한 집단의 자금의 흐름에 대한 조사도 그 이전보다 훨씬 더 면밀하게 실시되었다.

첫번째, 9·11의 여파로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과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부에 대항하기 위한 전쟁에 나섰다. 9·11과 이러한 사건들과의 관계가 항상 명확히 구별되는 것은 아니었다.

이라크의 경우 미국은 사담 후세인 정부가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던 것을 걱정했다. 어떤 경우든 사담 후세인의 군대는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족에 대한 화학전을 시작했으며 또한 무자비하게 이라크 국민들을 억압하고 있었다.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목표는 알 카에다 군대, 기지, 학교, 기관을 파괴하고 또한 탈레반을 몰아내는 것이었다.

9·11 테러는 미국 역사의 전환점으로 불릴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인들은 자신들이 외국의 공격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며 전국 곳곳의 방어조치가 강화되었다. 그와 동시에 미국인들은 서로 분열되기도 하고 발생 가능성이 있는 공중 또는 지상의 테러 위협에 대한 공동전선으로 응집하기도 했다.

이러한 대응은 국내외에서 애국심의 고양과 미국의 군사력과 군대, 경찰에 대한 지지를 낳았다. 9·11로 인한 긴장감은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점진적으로 완화되었으며, 미국인들은 보안 수준이 왜 그렇게 높아졌는지를 잊어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처음 몇 년간 미국은 거의 전시체제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사실 대통령 재임 기간 중 조지 W. 부시는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것을 미국인들에게 상기시킴으로써 자신의 정책에 대한 지지를 높이고자 했다. 이렇게 상기된 기억들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투와 그 밖의 장소에 경계를 위해 미군을 주둔시키는 근본적 이유를 제공해 주었다.

지난 해 1월 부시를 이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이후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말은 덜 사용되는 것으로, 아마도 폐기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테러와의 전쟁’을 실시하기 위한 틀은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9·11이 천안함 침몰과는 매우 다르지만 미국의 반응은 한국에 교훈을 주고 있다고 본다. 9·11이 미국인들을 무기력함에서 흔들어 깨워 위험에 대해 경각심을 갖도록 했던 것과 같이 천안함 사건은 한국인들에게 서해상의 그리고 아마도 두 한국 간의 경계선 간 전쟁의 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줄 것이다.


남한 내 적국 공작원 색출에 노력해야
 

확실히 한 편은 자신의 일과 학업, 사회생활에 얽매여 위험에 대해 관심을 전혀 갖지 않고 있다. 가능성이 적어 보이기는 하지만 두 번째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아무도 생각지 않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사건으로 아마도 한국인들은 좀 더 위험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두번째, 미국의 반응은 모든 레벨에서 테러행위에 대한 해결과 방어 방법을 찾기 위하여 협력할 수 있는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차이가 있는 이질적인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은 더욱 엄격한 통제를 실시해야만 했다.

최소한 북한과의 경계선을 따라 해상과 육지에 대해, 남한도 그렇게 해야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남한의 국민들은 자신들 가운데서 정보원과 파괴 공작원들을 찾아내는 데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만 할 것이다. 지금까지 남한 당국은 끊임없이 적국 스파이들을 추적해왔다.

그들을 찾아내는 데 있어서의 문제는 정치관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무고한 사람들의 권리 또한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경우에 있어, 관점을 표현하는 것과 실제적으로 적성국가를 대표하여 일하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잊혀지고 있는 위험을 통한 교훈이기는 하지만 미국 국민의 9·11의 끔찍한 비극에 대한 태도는 남한 국민에게 교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최근 미국을 방문했을 때도 사람들이 9·11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거의 들을 수 없었다. 공항에서의 보안 검색은 엄격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보안 위험에 대한 우려를 느낄 수 없었다. 미국인들은 여전히 무기 소지 권리를 요구하고 있으며 주요 도시의 슬럼가와 외진 곳에서는 밤마다 총성과 소름끼치는 사건들이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다.

천안함 침몰은 놀라움과 알 수 없는 힘에 의한 공격이라는 충격에 몰아넣은 9·11과 비교될 만한 비극이며 그 근원적인 원인을 찾아내고 하나가 되어 이에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정확하게 누가 공격을 수행했으며 또 다른 유사한 공격으로부터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가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9·11의 경우에는 테러리스트의 이름과 그들의 출신, 자금 출처, 지시자 등이 거의 즉각적으로 알려졌다. 천안함 사건에 있어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들이 즉시 명확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이 알려졌을 때, 미국인들과 같이 한국인들은 차이를 접어두고 공동전선에 합류해야만 할 것이다. 처음의 충격을 기억하여 한국인들은 적군의 본질과 그들이 싸우고 있는 이상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도날드 커크 편집위원·전 뉴욕타임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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