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교육 정상화될 것인가
미국 공교육 정상화될 것인가
  • 미래한국
  • 승인 2010.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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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20만명 고등학생 중퇴, 수학·읽기실력 저조…오바마 행정부, 교사에 재량 주는 교육개혁안 발표
▲ 학생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는 오바마 대통령과 안 던칸 교육부 장관


미국에서는 매년 120만 명의 고등학생들이 중퇴하고 있다. 하루 3,300명의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중간에 포기하는 것이다. 평균 70%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는데 인종별로 히스패닉의 고등학교 졸업률은 57.8%, 흑인 53.4%, 아메리칸 인디언과 알래스카 원주민은 49.3%로 백인(76.2%)과 아시안(80.2%)에 비해 차이가 크다.

미국 고등학교 중퇴생 문제를 다뤄온 비영리단체 ‘수월성교육연합(Alliance for Excellent Education) 대표인 밥 와이즈는 지난해 미 의회 청문회에서 이 같은 통계를 소개하며 “은행, 자동차회사 등에 대한 미 정부의 구제금융 액수가 5년 간 고등학교 중퇴생의 경제적 지출보다 적다”며 “궁극적인 경제부양책은 고등학생들이 고등학교 졸업장을 갖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고등학생 중퇴율이 절반으로 떨어지면 연간 450억 달러의 세수가 증가할 것이라는 컬럼비아대 사범대 연구소의 보고서에 근거한 주장이다.

지난 4월 8일자 미 주간 타임(Time)은 아이들의 학업 태도와 성적을 높이기 위해 ‘현금’을 준 한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로랜드 프라이어 하버드대 교수는 2007년 뉴욕, 시카고, 워싱턴 DC, 달라스 등 4개 도시 내 18만명의 공립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업 성적이 오르면 직접 돈을 주는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630만 달러가 들어간 이 프로그램은 주로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을 대상으로 이뤄졌는데 백인과 소수인종 간 학력 격차를 줄이기 위한 것이었다. 흑인, 히스패닉 등의 소수인종학생들이 하도 공부를 하지 않으니 A학점을 받으면 50달러, B학점은 30달러 등을 주는 식으로 시도된 것인데 지난 여름 결과가 나왔다.

도시마다 결과가 다른 이 프로그램의 성과는 돈을 준다고 아이들의 학업 태도와 학업 성적이 좋아진다고 결론짓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모습들은 현재 미국의 약 10만개 공립학교 교육에 많은 문제점이 있다는 반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3월 공립학교 부실 개혁을 위한 광범위한 교육안을 발표했다. 2002년 부시 행정부 당시 공교육 개선을 위해 도입된 ‘뒤처지는 아이 없게 하기’(No Child Left Behind, NCLB)의 내용을 대폭 수정하는 것이 골자다.

부시 행정부의 NCLB는 학생들의 ‘수학과 읽기’ 능력 향상을 위해 매년 표준테스트를 실시, 학교를 평가해 기준에 떨어지는 학교는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고 재학생들이 전학 가도록 하는 등 제재를 가했고 기준을 넘은 학교는 포상을 받았다.

이 배경에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들의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3년마다 실시하는 국제학생평가프로그램(PISA)에서 나타난 미국 학생들의 저조한 성적이 한 이유였다. 미국 학생들은 2003년 대회에서 40개 국가 중 수학 28위, 읽기 18위, 과학 22위였고 2006년에는 30개 국가 중 수학 23위, 과학 16위였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의 안 던칸 교육부 장관은 NCLB 정책으로 학교들이 수학과 읽기에만 집중하고 다른 수업은 축소해 전인적 교육이 안 되는 등 부작용이 컸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의 교육 개혁안은 공립학교를 평가할 때 수학, 읽기 성적만이 아니라 학생들의 출석률, 졸업률, 학업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학교가 예술, 과학, 역사 등 다양한 교육을 시킬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부시 행정부의 NCLB 정책이 연방정부가 공립학교를 좌지우지 했던 것이라면 오바마 행정부의 교육개혁안은 연방정부는 뒤로 물러나고 각 주와 학교, 특히 교사들이 재량권을 갖고 교육을 시키는 것이라고 던칸 장관은 강조한다. 이를 위해 1,000억 달러를 예산에 추가했다.

그러나 미국 교원노조는 공립교육은 학생, 교사, 학교, 정부 모두가 함께 해야 하는데 교육계획안은 모든 책임을 교사에 넘기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새로운 공교육 개혁 청사진이 미국의 공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아틀란타=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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