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위기 가중시키는 중국의 북한 감싸기
한반도 위기 가중시키는 중국의 북한 감싸기
  • 미래한국
  • 승인 2010.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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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커크 편집위원·전 뉴욕타임스 특파원


중국은 지난 3월 26일 침몰한 천안함 조사 결과에 애매한 태도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10개 한국 정부 부처와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 등 4개국으로 구성된 팀의 공동조사 결과에 동의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중국은 자신들이 아낌없이 주는 식량, 군사물자, 투자와 자금 등에 의존하고 있는 북한을 사실상 보호령으로 보고 북한정권이 붕괴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중국은 범죄자인 친한 친구나 친척, 마약중독자인 방탕한 아들을 다루는 부모처럼 북한이 모자를 들고 구걸할 때마다 본능적으로 받아주고 있다. 

북한 김정일은 최근 중국에 구걸하러 가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포옹과 함께 자신이 아끼는 핵무기 프로그램을 논의하기 위해 6자회담으로 복귀하라는 의례적인 요청을 받았다.

그는 중국이 엄청나게 성공한 것처럼 북한이 무역과 투자를 위해 조금만 개방하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면 중국이 구호의 손길을 내밀 것이라고 믿었을 것이다. 그리고 중국이 여전히 자기 편이고 친구로 남아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했을지 모른다.

▲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일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최우선 순위는 현상유지다. 중국이 현재 한국과의 교역에서 얻는 이득과 북한이라는 안보완충지대에서 비롯되는 평화가 깨지지 않는 안정을 원하고 있다. 

한반도와 관련해서 중국 지도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북한정권의 붕괴다. 그렇게 되면 수만 명의 북한 사람들이 압록강,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넘어오고 중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상당한 교역을 하고 있는 중국은 1차 한국전쟁 때 했던 것처럼 위험을 다시 무릅쓰고 싶지 않을 것이다. 당시 중국은 한미 양국군에 공격받던 북한을 구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때보다 더 심각할 수 있는 다른 시나리오가 상상된다. 중국은 현재 천안함 침몰 조사 결과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말과는 달리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위해 그다지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천안함 사건이 1953년 정전협정 후 자행되었던 다른 유혈사태처럼 역사의 깊은 안개 속으로 그저 사라져주기를 바라고 있다. 중국의 지금 입장을 잘 대변하는 말은 윈스턴 처칠 유명한 말인 “전쟁하는 것보다 대화하는 것이 낫다”(better to jaw-jaw than war-war)이다.

하지만 천안함 침몰은 더 좋지 않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북한이 천안함을 무력공격해 격침시켰는데 비난, 제재 등 뭔가를 해야 한다며 UN에만 호소하고 떠들기만 하지 북한이 실제로는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다면 끔찍한 일이 될 것이다.

한국이 년 수억 달러에 이르는 북한과의 교역을 중단하고 인도주의적 대북지원을 삭감하며 가끔 있던 북한관리들과의 실망스러운 회담을 포함, 모든 접촉을 중단하면 긴장은 더 깊어질 것이다.

그렇다고 누가 한국군이 북한 잠수함이 있는 서해의 북한기지를 공격하기를 원하겠는가? 그러다가 북한이 휴전선 위로 미사일과 장사포를 발사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한국이 국내외에서 최대의 건설업 호황을 누릴 당시 현대건설 사장이었던 이명박 대통령은 응징하겠다는 말보다는 국제적인 외교 공감대에 호소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미국과 다른 국가들의 지지를 틀림없이 받겠지만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김정일과의 대화에서 천안함 침몰에 대해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이 한반도 안정 뿐 아니라 미국, 한국 등과의 교역 모두를 보장하고 싶으면 더 강력한 역할이 요구된다. 중국이 UN과 다른 포럼 등에서 행동하고 말하는 것이 남북관계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현상 유지를 위해 다투지 말고 타협하라는 중국의 기대는 다음의 유혈 충돌 혹은 그 다음, 아니면 그 다음에 불가피하게 찾
아올 대결만 지연시키는 것일 수 있다. 중국이 북한에 단호히 행동하지 않으면 전쟁의 심연으로 소용돌이치며 끌고 내려가는 이 순환의 행복한 결말은 보기 어려울 것이다. #

번역·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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