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흑인 유권자들의 선택 정책이 먼저인가, 인종이 먼저인가
美 흑인 유권자들의 선택 정책이 먼저인가, 인종이 먼저인가
  • 미래한국
  • 승인 2011.10.2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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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흑인 대부분은 민주당을 지지하고 있다. 2008년 대선 당시 투표한 흑인의 95%가 버락 오바마 후보를 찍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미국 흑인들은 2009년 1월 20일 오바마가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날 감격했다. 이날 매섭게 추운 날씨 가운데 워싱턴 DC 의사당 앞에서 열린 취임식을 보기 위해 200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그 중 약 70%는 흑인들로 이들은 전국에서 버스를 대절해 와 흑인인 오바마 대통령 취임을 지켜보았다. 300여 년 동안 미국 땅에서 노예로 학대받던 설움 때문일 것이다.

미국 남부에서 흑인들이 밀집해 사는 지역에 가면 교회나 시니어센터 등에는 오바마 초상화가 항상 걸려 있다. 그 정도로 흑인들은 오바마에 환호하고 뿌듯해한다.

그런데 같은 흑인인 허만 케인은 자신이 공화당 대선후보가 되면 흑인들의 최소 1/3은 자신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자 중 한 명인 허만 케인(Herman Cain)은 요즘 뜨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 주 플로리다에서 공화당 행사장에서 진행된 비공식 여론조사에서 미트 롬니 전 메사추세츠 주지사나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워싱턴포스트와 ABC 방송이 지난 4일 밝힌 여론조사에서는 페리 주지사와 동률(16%)로 2위에 올랐다.

그는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흑인들 중 최소 1/3은 열린 마음을 갖고 있고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에 세뇌를 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기가 공화당 대선후보가 되면 자기를 찍을 것이라고 밝혔다.

케인 후보는 미국 내 모든 흑인들이 민주당만 계속 지지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흑인 최초로 공화당전국위원회 의장을 했던 마이클 스틸은 케인 후보의 말에 동의하고 있다. 그는 2010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흑인 하원의원들이 대표적인 예라고 말한다.

지난 중간선거에서는 팀 스캇(사우스 캐롤라이나)과 알레 웨스트(플로리다) 2명이 공화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하지만 스틸 전 의장은 공화당이 소수인종들에게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말해 아직까지 공화당 하면 백인정당이라는 인식이 크다고 암시했다.

이런 이유로 허만 케인의 부상은 공화당 이미지를 개선 기회로 분석된다.

케인 후보가 플로리다 비공식 여론조사에서 승리한 것은 공화당이 인종을 차별한다는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또 민주당이 대통령으로 흑인을 선출한 것처럼 공화당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인식에 역시 공화당은 인종차별 정당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난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 허만 케인이 공화당 대선후보가 됐을 때 최소 1/3의 흑인들이 케인을 찍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공화당과 흑인 표’라는 책을 쓴 마이클 파운트로이는 “케인의 정책들은 대다수 흑인들이 원하는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 또 그가 흑인들이 세뇌당했다고 말한 것은 본인이 표를 얻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할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아무리 같은 흑인이라도 정책이 먼저라는 것이다.   (미래한국)

애틀란타=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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