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성근 탄자니아연합대학교 총장
[인터뷰] 장성근 탄자니아연합대학교 총장
  • 미래한국
  • 승인 2012.04.27 09: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독교 세계관 대학...아프리카 변혁의 구심체 포부
흔히 아프리카를 연상 시키는 이미지는 두 갈래로 극명하게 나뉜다. 초원에서 자유를 만끽하는 야생동물과 기아에 허덕이는 어린이들. 한국인들에게는 후자의 이미지가 강하지 않을까. 오랜 시간을 가야 하고 끊임없는 분쟁, 질병 등 현실적인 이유까지 더해 더욱 먼 나라로 인식돼 왔다. 이 멀고 험난한 나라에 대학을 세운 한국인이 있다. 탄자니아에 탄자니아연합대학교를 설립한 장성근 총장이다. 지난 4월 17일 장 총장은 <미래한국>과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새로운 희망의 땅 탄자니아  
 
강남에 위치한 오피스텔의 자그마한 사무실에는 아프리카에서 가져온 기념물이 곳곳에 놓여 있었다. 은퇴 후 말년을 탄자니아연합대학교 설립에 몰두한 장 총장에게는 한국과 탄자니아를 이어주는 작지만 소중한 공간이다. 
 
“은퇴 전부터 한국전문인선교훈련원(GPTI)에서 선교사 훈련을 받아왔습니다. 어마어마한 과제를 해내며 수료를 했죠. 은퇴 후 무얼 할까 고민하다 집사람 말대로 전원에서 나무나 가꾸며 오순도순 살려고 했지만 막상 일해 보니 체질에 맞지 않았습니다. 연세대를 설립한 한국의 초대선교사 언더우드는 한국에 와서 자기 심정을 토로하며 ‘학교도 없고 그저 경계와 의심과 멸시와 천대만이 가득한 곳이지만 이곳이 머지않아 은총의 땅이 되리라는 것을 믿습니다’는 기도문을 썼습니다.
 
여기에 감명 받은 바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받은 것을 발전하지 못한 다른 나라에 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본격적으로 선교를 시작하기로 결심했죠. 원래는 몽골을 마음에 품고 있었기 때문에 10년 동안 선교하며 컴퓨터실도 꾸며주고 투자를 꽤 했습니다. 그런데 저의 멘토 되시는 장로님이 몽골도 좋지만 앞으로는 아프리카가 세계의 주목을 받을 것이고 대한민국이 관심 가져야 하는 땅이라고 조언해 주셔서 탄자니아로 가게 됐습니다.”
 
이어 그의 탄자니아 자랑이 이어졌다. 풍부한 자원에 아프리카에서 분쟁이 없는 거의 유일한 지역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프리카하면 떠오르는 나라가 소말리아, 케냐, 탄자니아입니다. 탄자니아는 아프리카의 중앙에 위치한 나라로 척박한 땅이 아니라 신도시가 세워지고 있는 나라입니다. 인구 4,500만에 국토는 남한의 열 배죠. 자원이 풍부해서 우리나라보다 여건은 훨씬 좋습니다. 그것을 개발할 기술이 없을 뿐이죠. 세계에서 제일 큰 호수가 있기 때문에 파이프라인으로 공급하면 물 걱정도 없습니다. 농업이 주 자원으로 어떻게 보면 에덴동산 같기도 하구요.
 
사시사철 먹을 과일이 있고 원시생활로 산다면 문제가 없을 정도입니다. 정치도 아프리카에서 제일 안정적입니다. 공화정으로 대통령제인데 1961년 최초의 대통령이 교사 출신이었습니다. 이분이 종족들을 다 섞어 놓아 특정한 지역에 특정한 종족이 몰리지 않도록 했습니다. 이 때문에 종족간의 분쟁이 없죠. 자원이 많지만 외국인들이 가져갈 자원이 밀집해 있지는 않아 분쟁의 요인이 없습니다. 보통 다이아몬드나 석유 등 자원이 풍부한 나라는 분쟁이 심하거든요.”
 
기독교인 40%, 여의도 절반크기 대학 부지
 
최적의 조건에도 불구하고 탄자니아에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곳은 빈부의 격차가 매우 심합니다. 사회의 인식이 부족하고 지도자들이 자신의 가족들 이익만 추구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때문에 국가에서 투자해야 할 사회간접자본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현지 사람들은 자신들이 행복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외세에 대항할 힘이 없으니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행복일 뿐입니다. 또 사실 더 큰 축복이 있지 않습니까. 이들도 하나님이 주신 복을 누려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하나님께서 우리나라에 축복의 통로로 선교사들을 보내셨고 이들의 헌신을 바탕으로 기독교 부흥과 경제 부흥이 일어났습니다. 그 복을 받기만 할 수는 없어서 저희가 다시 축복의 통로로서 역할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축복의 통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것이 교육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장 총장은 이어 탄자니아연합대학교를 통해 아프리카의 변혁을 꿈꾼다며 포부를 밝혔다.
 
“현재 카톨릭까지 포함해 기독교인이 40% 정도 되지만 나머지는 무슬림입니다. 무슬림이 아프리카 대륙을 석권하기 위해 엄청난 속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현재 대통령도 무슬림이고 정서적으로도 무슬림에 가깝죠. 저희 대학에서는 기독교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교육을 통해 아프리카 변혁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선교사들이 우리나라에 세운 학교가 지금의 명문대학이 됐듯이 저희 대학도 아프리카의 명문대학으로 거듭나길 꿈꾸고 있습니다.”
 
여의도 절반 크기에 해당하는 탄지니아연합대학교 부지에는 5층 규모의 건물이 세워질 예정이다. 이곳에서 우선 공과대학 60명, 경영대학 60명으로 총 120명의 학생이 교육 받게 된다. 크리스천 윤리학, 한국어, 중국어, 불어는 필수과목이며 태권도도 가르치게 된다. 점차 과를 확대해 10년 후에는 기반을 제대로 만드는 것이 1차 목표라고 한다. 올해 10월 개강을 앞두고 번듯하게 자리 잡히기까지 말 못할 어려움도 많았다고 한다.
 
“한국 사회에서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이 적다 보니 교단에서도 후원을 받기가 힘들었습니다. 일부 교회에서 지원해 준 것 외에는 모두 선교사들의 자비량으로 해결했죠. 앞으로 이곳에서 가르치게 될 교사들도 현지인 외에는 모두 무급으로 봉사하게 됩니다. 저는 2010년 1월에 한 달간, 2010년 7,8월과 2011년 4개월 동안 가서 준비했습니다. 올해 3월에는 아내와 함께 갔는데 아내가 몸이 안 좋아지는 바람에 계획보다 일찍 귀국해야 했습니다.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 대상포진에 걸렸어요. 우리는 순수한 마음으로 다가가지만 현지인들은 일단 신기한 물건에 손이 가서 잡히는 대로 몰래 주머니에 넣어버리거든요. 사실 우리나라도 과거 어려운 시절에는 그랬죠. 탄자니아에서 제가 2,30대 겪었던 후진국의 모습을 고스란히 반복해서 보게 됐습니다.”
 
PAS 청년들 연합시스템 갖춰야
 
장 총장의 해외봉사는 청년해외봉사를 주관하는 태평양아시아협회(Pacific Asia Society: PAS)와 함께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AS의 초창기부터 참여했고 현재는 부회장을 맡고 있다.
 
“PAS는 1994년 김상철 미래한국 회장을 중심으로 설립됐고, 1997년에 1기 청년해외봉사단이 떠났습니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염려했지만 다녀온 청년들이 바뀐 모습을 보고 부모들이 매우 좋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청년들이 후진국의 실상을 보면 대한민국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부모를 존경하게 됩니다. 국가관이 뚜렷해지는 것이죠. 합숙을 통해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생기고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원래 책에서 받은 감명은 금세 잊어버리지만 체험한 것은 평생 잊어버리지 않는 법입니다.”
아울러 PAS를 통해 성장한 청년들 간의 꾸준한 연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단체를 통해 청장년끼리 연계된 문화 시스템을 만들어가자는 취지가 있었습니다. 보통 청장년끼리 어울리는 것이 쉽지 않지만 젊은 시절 함께 한 사람들은 쉽게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죠. 전국의 학생들이 모여 갔기 때문에 이들만 모아도 국가를 건전하게 이끌어가는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사회의 리더가 될 지식층들이기에 큰 힘을 발휘할 잠재력이 있죠. 더불어 정년퇴임한 분들이 참여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대안체제도 함께 추진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장 총장은 마지막으로 은퇴 후에도 일할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며 <미래한국> 독자들에게도 해외봉사를 통해 더욱 풍요로운 삶을 누리기를 바란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인터뷰 : 강시영 기자
정리-사진 : 조진명 기자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