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꼼수·종북좌파 잡아라! ‘떡볶이 수사대’ 출동
나꼼수·종북좌파 잡아라! ‘떡볶이 수사대’ 출동
  • 미래한국
  • 승인 2012.05.29 09: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 명의 대학생이 등장하는 인터넷 방송 <떡볶이 수사대>가 화제다. ‘20대가 종북좌파에 물들고 있다’며 자발적으로 결성한 이들은 ‘빨갱이’를 뜻하는 떡볶이를 잡겠다며 휴대폰을 들었다. 아이폰 한 대로 촬영한 이들의 정치 담화 속에는 장난 치듯 수다를 떠는 젊은 학생들이 등장한다. 토론 중간 중간 웃음이 끊이지 않지만 정치와 사회를 보는 진지한 시선이 번뜩인다. 나꼼수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을 가하다가도 배경으로 늘 걸려 있는 태극기 앞에서 천안함 전사자들에 대한 묵념시간을 갖기도 한다.

 

고교동창 대학생 트리오 뭉치다

황교영(한국외대·23), 민준성(경희대·24), 이효석(동국대·24). 고등학교 동창이었던 세 친구가 뭉친 계기는 나꼼수 때문이었다.

“지난 2월, 저희끼리 여행을 떠나서 얘기를 나누다가 정치문제가 화두로 올랐습니다. <나꼼수> 비판을 하면서 우리도 한 번 해볼까 했고 불이 붙었습니다. 어느 순간인가 나꼼수가 종교화되고 있다 싶더라구요. 다양한 생각과 의견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싶었습니다.”

한때 나꼼수의 팬이었다는 이효석 씨가 안티로 돌아서게 된 계기를 말하자 황교영 씨도 맞장구를 쳤다.

“나꼼수는 어느 순간 딱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때는 대안언론으로 높은 평가를 얻었지만 결국은 20대들에게 편향된 생각, 특정 후보를 뽑도록 하는 사고를 주입시키고 있더라구요. 특히 10·26 서울시장 재보선을 치를 때부터 대놓고 박원순 후보를 찍으라고 했죠. 그 이후엔 문재인 상임고문을 밀고 있구요. 나꼼수는 현재 선동의 한복판에 서 있습니다. 우리는 간단히 표현해서 사람을 흔들지 않고, 사실만 보여주고 싶습니다. 시작한 지 이제 겨우 한 달이 됐기 때문에 나꼼수만큼 인기도 없고 스타성도 떨어지지만 철저하게 사실에 전제해서 하고 싶습니다.”

민준성 씨는 “처음에는 재미 있게 들었죠. 신문이나 뉴스를 봐도 이해가 잘 안 되고 ‘그들만의 리그’로 느껴지던 내용들이 쉽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나꼼수에는 음모가 있습니다. 의혹을 제기하고 그대로 이끌어가죠. 저희는 선동을 하고 싶지는 않아요. 우리 방송의 핵심은 ‘선동이냐 선동이 아니냐’가 기본에 깔려 있습니다. 저희는 이미 밝혀진 사실들을 엮어 기존과 다른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려고 합니다. 20대가 보는 세상을 이야기하고 싶고 그 시각에 사실과 출처를 첨부해 전달할 뿐입니다” 라고 말했다.

<떡볶이 수사대>가 나꼼수에 대해 가장 문제 삼는 부분은 ‘젊은이들을 선동한다’는 점이었다. ‘떡사대’는 다른 방향으로 가겠다는 말이다.

이효석 씨는 “우리는 전문가가 아니지 않습니까. 기사를 인용해 쓸 때도 성향이 다른 매체를 두고 내용을 비교해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근거한 자료를 인용하고 있습니다. 또 출처를 밝혀 판단은 시청자들에게 맡기고 있죠. 간단하게 표현해서 좌로 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흔들리지 말고 사실만 보자는 겁니다”라며 방송의 객관성을 강조했다.

나꼼수에 이어 도마 위에 오른 주제는 ‘종북좌파’였다. 요즘 20대에게는 낯선 주제다. ‘종북좌파’가 무슨 말인지조차 모르는 학생들도 많다. 황교영 씨는 본인도 그런 학생이었다며 구체적으로 알게 된 후에는 친구들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나꼼수 팬들, “죽여버리겠다” 협박

“‘종북세력’이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갔습니다. 왜, 누가 북한을 추종한단 말인가. 거기엔 역사적 배경이 있었습니다. 야권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오랜 기간 주장하면서 이젠 국가보안법을 박물관에 줘야 할 것처럼 느껴지지만 불과 20여 년 전까지 굉장히 필요했던 법입니다. 그리고 그 세력들이 아직 남아 있는 거죠. <떡볶이수사대> 3회에서 종북 특집으로 국가보안법을 다룬 것도 그 때문입니다. 통합진보당은 애국가를 안 부르는 것으로 알고 있고 실제로 그들은 6·25, 천안함 사건 역시 북한 소행임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에 대한 애국심보단 북한의 조선노동당에 대한 충성심이 강한 것 같습니다. 좌파는 수백 만명이 굶어 죽는데도 미사일을 발사하는 북한을 규탄할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종북의 역사를 집중 분석한 종북 특집은 가장 화제가 된 방송이었다. 방송 내용을 바탕으로 한 요약본이 인터넷에 돌아다닐 정도다.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인격 모독은 기본이고 ‘살해위협’까지 당했다고 한다.

민준성 씨는 “ 나꼼수 팬들로부터 죽여버리겠다는 위협을 받기도 했지만 고정 청취자의 응원이 큰 힘입니다. 특히 경찰, 군인 등 국가안보를 중시하는 분들이 저희를 지지해주십니다”라고 말했다. 각오한 일이기도 했다. 방송 전에도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 신상 공격이었다고 한다.

또래들의 정치 성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20대는 선동되기가 가장 쉬운 나이입니다. 앞날이 불확실하기 때문이죠. 스펙 쌓기에 열심이지만 뭔가 채워지지 않는 게 있으니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는데 기득권층, 소위 가진 자들에 대해 삐딱한 시선을 갖고 보게 되기 쉽죠.

또 대학생들은 좌우이념에는 큰 관심이 없으면서도 ‘리버럴 강박증’을 앓고 있습니다. ‘젊기 때문에 진보적이어야 한다’는 사고는 굉장히 무서운 것입니다. 20대의 성향과 투표변수를 파악한 여야가 반값 등록금 등 포퓰리즘 정책을 내세우는 것이구요. 정치적 이념에 따라 시키는 대로 행동하기 보다는 각 현안마다 다양한 자기 목소리를 내는 점이 건강하다고 생각합니다.”

20대의 자유로운 시각을 위해

‘현안마다 다양한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대로 현 정부에 대해서는 각자 다른 입장을 보였다.이효석 씨는 “이명박 대통령은 잘한 것도 있고 못한 것도 있지만 기사로만 치면 못했다는 내용이 더 많습니다. 트위터는 더 심하구요. 그러니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강경한 대북정책 안보정책은 마음에 들지만 경제는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말해 중도적인 입장을 밝혔다.

황교영 씨는 “가장 안 좋았던 점은 측근 관리입니다. 늘 인사에 문제가 많았는데 임기 중간부터 측근들의 문제가 나왔습니다. 정치 패턴이 (역대 대통령과) 비슷하다는 느낌입니다”라며 다소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민준성 씨는 “경제를 슬로건으로 내건 대통령이었는데 세계경제위기를 맞아 선방한 것은 맞습니다. 누구는 미비하다고 생각하고, 누구는 칭찬해 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소통에는 굉장히 취약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의 최종 목적은 ‘20대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객관적인 시각을 갖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민준성 씨는 “좌파는 빨리 바꾸자는 것이고, 보수는 천천히 바꾸자는 것으로 생각한다. 무상급식을 예로 들면 좌파는 모두에게 공짜로 점심을 주자고 하고 우파는 점진적으로 소득에 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세상을 바꾸는 데 대한 속도의 차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좌·우파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황교영 씨는 “저희 아버지는 대전 출신으로 보수, 어머니는 여수 출신으로 진보적 성향이십니다. 그럼에도 정치 이야기를 하셔도 싸우지 않고 잘 살고 계십니다. 보수와 진보가 나쁜 게 아닙니다. 서로 다른 생각들이 있고 건전하게 대화를 나누는 장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떡사대>는 그런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며 20대만의 새로운 시각을 전달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며 <떡사대>의 목표를 밝혔다.

조진명 기자 jadujo@naver.com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