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사위’ 안철수 충청도에 둥지 트나
‘호남사위’ 안철수 충청도에 둥지 트나
  • 김주년 기자
  • 승인 2013.12.0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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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다음으로 충청에서 지지도 높아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안철수 신당’의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안 의원은 ‘다당제’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11월 13일 명동에서 열린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초청 강연회에서 “정치가 서로 반대 입장만 취하다 보니 결국 국민을 보지 못하고 상대 얼굴만 본다”며 “한국 정치는 사람의 문제보다는 제도의 문제가 크고, 현행 양당제에서는 좋은 사람이 아무리 모여 있어도 원심력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 다당제에서는 타협하고 상대방 정책을 가져오면서 중도로 모이게 된다”며 “당사자들의 갈등을 조정하는 정치의 본래 역할은 양당제보다 다당제가 제대로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창당을 위한 실무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안 의원은 최근 싱크탱크격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권역별 실행위원을 구체화시켰다.

‘정책네트워크 내일’은 지난 11월 10일 지역 조직화를 담당할 전국 12개 권역 466명의 실행위원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 11월 12일에는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 공동대응’을 위한 범야권 연석회의에 민주당, 정의당과 함께 참여했다.

여론조사 결과 호남-충청에서 강세

안철수 신당이 민주당을 제치고 제1야당이 될 수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가 지난 18일 전국 성인남녀 137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정당지지도에서는 47.3%가 ‘새누리당’을 가장 많이 지목한 가운데 23.5%가 ‘안철수 신당’, 13.7%가 ‘민주당’, 2.8%가 ‘통합진보당’, 1.8%가 ‘정의당’이라고 응답했다. ‘기타 정당’은 2.1%, ‘지지 정당 없음’은 8.8%였다.

안철수 신당의 지지도는 호남권(35.4%)과 충청권(28.5%)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만약 안철수 신당이 창당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후보자를 출마시킬 경우 얼마나 영향력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하는지’라는 질문에는 42.7%가 ‘어느 정도 영향력을 가질 것’, 33.7%가 ‘전혀 영향력이 없을 것’, 16.0%가 ‘매우 큰 영향력을 가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 지역별로 호남권(55.1%)과 충청권(46.5%)은 안 신당 창당 영향이 클 것으로 응답했고 반대로 경남권(45.7%)과 경북권(44.1%)은 영향이 없다고 답했다.

현재 양당제 구도 하에서 새누리당은 영남을, 민주당은 호남을 핵심지지 기반으로 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대선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충청권에서 승리했지만 문재인 후보와의 충청권 격차는 28만표 차이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안철수 신당이 충청권에서 의미 있는 지지도를 기록 중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야당 성향 유권자들이 주로 거주하는 호남에서 민주당과의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는 가운데 충청권에서 민주당보다 더 높은 지지도를 얻는다면 호남에서도 민주당을 제치고 2014년 지방선거 및 2017년 정권교체를 주도할 ‘대안세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야의 접전이 예상되는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야권 후보단일화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충청권의 저명한 인사들이 신당에 참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정운찬 전 총리가 안철수 신당에 영입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정기남 전 안철수 진심캠프 비서실 부실장은 지난 5월 SBS 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에 출연해 정운찬 전 총리, 김종인 전 경제수석 등의 영입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원론적인 의미에서는 여권인사라고 해서 안 될 이유는 없다”라고 밝혔다.

그는 “기성 정치권에 몸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터부시되고 낡은 인물로 규정하는 것은 아마추어적인 태도”라고 덧붙였다.

정운찬 카드로 충청권 공략 박차?

충청남도 공주 출신인 정 전 총리는 2009년 9월 이명박 대통령에 의해 총리로 임명되면서 충청권 유권자들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비록 세종시 수정 시도로 인해 충청권에서 비토 정서도 적지 않지만 국무총리와 서울대 총장을 지낸 거물급 인사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세종시 수정 시도에 대한 충청도민들의 서운한 감정이 누그러진다면 충분히 지역 맹주를 노려볼 수 있는 입장인 것이다.

물론 현재까지 정운찬 전 총리가 안철수 의원과 손잡을 가능성은 시나리오에 불과하다. 그러나 안철수 신당 합류가 사실상 확실시 되는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실행위원들 중에도 충청권 인사들은 적지 않다. 김기호 실행위원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보령시장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김세응 전 민주당 충남갑 지역위원장의 이름도 충남 실행위원 명단에 올라 있다. 그는 지난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을 탈당, 이태복 당시 자유선진당 충남도지사 예비후보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한때 충청권 맹주로 손꼽혔던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총재의 측근도 안철수 신당에 참여할 전망이다. ‘내일’의 실행위원인 고남종 충남도의원은 한나라당 소속이었던 지난 2007년 11월 이회창 당시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탈당했다. 지난해 대선에서는 박근혜 후보 지지 의사를 명확히 한 바 있다. 지난 9월에는 예산군수 출마를 선언했다.

이외에 좌파진영에서는 민주노동당 출신의 신현관·최용택 전 대전 유성구의원, 한진걸 전 통합진보당 대전시당위원장 등이 실행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민주당이 보유한 거물급 충청권 인사인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안철수 신당의 관계 설정도 흥미거리다. 안 지사는 지난 11월 13일 3년의 도정 생활과 정치관을 밝힌 ‘산다는 것은 끊임없는 시작입니다’를 출간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다당제를 언급한 안철수 의원을 겨냥해 “양당제가 뿌리내려야 뜨내기 정치를 청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 의원에게 “섬마을 총각 선생님이 되지 마라”며 “새 정치라는 이름으로 한철 장사하고 떠나면 정치 혐오와 패배주의밖에 남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충청권의 맹주를 노리는 입장에서 다분히 안철수 신당을 의식한 발언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김주년 기자 anubis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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