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한발 더 다가온 첨단과학 혁명
2014년 한발 더 다가온 첨단과학 혁명
  • 김주년 기자
  • 승인 2014.01.07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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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번영은 과학의 발전과 그 궤를 같이 한다. 응용과학(applied science)의 최전선에 있는 의학이 본격적으로 발달한 20세기 초 이후로 인류의 평균 수명은 2배 이상 증가했다. 첨단공학 분야에서도 예전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기기들의 등장으로 인류의 삶은 갈수록 윤택해지고 있다.

이미 인류는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천체인 달에 착륙했고, 화성과 금성에도 무인 우주선을 보내는 데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태양계 탐사 우주선인 보이저(Voyager) 1호와 2호는 명왕성을 거쳐 이미 태양계 밖 우주공간을 여행하고 있으며 혹시 만나게 될지도 모르는 외계 문명에게 지구인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지구의 소리’라고 불리는 기록장치를 탑재하고 있다.

또 인류는 SETI(Search for Extra Terrestrial Intelligence)라는 외계 지성체 탐사 프로젝트에 따라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우주 공간에 전파를 수차례 발사하기도 했다.

2014년 새해가 밝으면서 21세기가 시작된 지도 어느덧 14년이 흘렀다. <미래한국>은 새해를 맞이해서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가능성이 높은 첨단 과학 기술들을 소개한다.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대표와 제롬 글렌, 테드 고든 등 미래학자들이 함께 쓴 신간 도서 ‘유엔 미래보고서 2040’에서는 생각만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뇌공학 기술이 오는 2040년까지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뇌파 이용한 의사소통 초읽기

뇌파를 이용한 의사소통 기술은 이미 지난해 8월에 실험을 거친 바 있다. 과학전문지인 ‘사이언스 데일리’는 지난해 8월 27일 한 사람의 뇌파를 이용해 다른 사람의 몸을 움직이게 하는 최초의 사람 간 뇌 인터페이스 실험이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주립대 과학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한 사람의 뇌파를 다른 사람에게 보내 그의 손을 움직이게 하는 실험에 성공했다는 것. 이들은 전기 뇌파 기록과 일종의 자기 자극을 이용해 캠퍼스내 한 실험실에 있는 라제시 라오 교수의 뇌파를 다른 실험실에 있는 안드레아 스토코 교수에게 인터넷으로 보내 스토코의 손가락을 컴퓨터 키보드 위에서 움직이게 했다.

연구진은 사람과 사람 간의 뇌 인터페이스 실험은 이것이 처음이며 인터넷이 컴퓨터들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두 사람의 뇌를 연결했다고 밝혔다.

원자력 발전에서 기존 핵분열 에너지보다 더 강력하고 안전한 핵융합 에너지 기술도 조만간 상용화될 전망이다. 핵융합은 핵분열의 정반대이며 원자의 분열이 아니라 원자의 융합을 통해 에너지가 생성되는 방식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기존 핵분열 발전의 잠재적 위험에 대한 우려로 더 각광을 받고 있다. 태양이 에너지를 방출하는 것처럼 융합 반응을 동력원으로 활용하게 되면 싼값의 에너지를 사실상 무한정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하는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발전소가 만들어내야만 하는데 기술적으로 대단히 어렵다는 게 정설이었다. 네보사 나키세노빅(Nebojsa Nakicenovic) 오스트리아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IIASA) 부연구소장 겸 부회장은 “이는 별을 길들이는 것과 같다”며 “핵융합 과제는 아폴로 프로젝트보다 규모가 더 크다. 이는 마치 화성탐사, 혹은 라이트 형제가 발명한 비행기에서 갑자기 제트기로 옮겨 타는 것과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에너지 우려 말끔히 해소할 핵융합 기술

그러나 미 캘리포니아주 리버모어에 있는 국립점화연구소(NIF) 연구진은 최근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레이저를 192차례 쏴 작은 수소 알갱이를 가열, 융합 반응이 일어나게 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때 융합 반응으로 방출된 에너지가 수소 알갱이에 쏘아진 에너지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직 목표로 하는 ‘점화’(ignition)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핵융합 발전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핵융합 에너지 개발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이경수 국가핵융합연구소(NFRI) 연구원은 최근 대구에서 열린 세계에너지총회(WEC)에서 ‘핵융합: 다른 미래에 대한 승부수’ 세션에서 “핵융합은 자원기반이 아닌 지식기반의 에너지”라며, “한국은 부족한 천연 자원 이라는 조건에서 살아야 한다. 따라서 한국은 혁신만 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이미 미국, 러시아, EU, 중국, 일본, 인도 등 원자력 강대국들과 나란히 7개국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1세기 중반이 되면 핵융합 에너지가 상업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대체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아직 한국에서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미개척 분야에 가까운 인지과학은 인간이 느끼고, 사고하고, 말로 표현하는 것을 추상적이 아니라 구체적 공식이나 절차로 재현하려는 시도 및 분석 방식이다.

이 분야 전문가인 이정모 성균관대 심리학과 교수와 장병탁 서울대 인지과학연구소 소장은 지난해 발표한 논문 ‘인지과학과 인지시스템’에서 “인지과학에서 인지(cognition)라는 개념은 ‘앎’을 뜻하며 인문학에서, 그리고 일반적으로 사용해 온 개념과는 다소 다른 뉘앙스를 지닌다”고 설명한다.

또 논문은 “이는 마음(의 작용과 구조)과 거의 동격의 의미로 사용되며, 여기서 마음이란 상식적 의미의 마음 뿐 아니라 지정의를 모두 포괄하며, 의식되지 않는 앎, 몸의 움직임의 제어, 인공지능 시스템의 지능까지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정의했다.

이를 통해 인간의 뇌와 마음 및 행동을 다른 일반 자연 현상처럼 과학적으로 연구할 수 있다는 게 인지과학자들의 입장이다. 이는 인지(cognition)의 과정 및 내용이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 정보흐름도, 자료구조도와 같은 형식화되고 계량화된 개념적 도구를 통해 분석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인지과학자들은 기존 인문학 범주에 속했던 철학, 언어학, 문학 등은 물론이고 심리학, 인류학, 경제학, 정치학 등 사회과학분야와 일부 예술분야까지도 인지과학을 중심으로 수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인간이 최적화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도 이미 인지과학은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험적 지식에 기반해서 의사결정을 하지만 수학적, 통계적으로 볼 때는 최적의 의사결정이 아닐 수도 있다. 주식 및 채권에서의 프로그램 투자, 또는 사업의 성패를 미리 예측하는 ‘타당성 분석’(feasibility study)도 넓은 의미에서 인지과학의 기초적인 분야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김주년 기자 anubis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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