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시아에서 강대국 지위 지킬 것”
“美, 아시아에서 강대국 지위 지킬 것”
  • 김주년 기자
  • 승인 2014.02.04 09: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6 美대선 공화당 유력 후보 루비오 상원의원
 

2008년과 2012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에 연거푸 패배한 공화당은 2016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노리고 있다. 대선 승리를 노리는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차기 유력 대선주자 중 한명으로 손꼽히는 인사가 바로 마르코 루비오 미 상원의원이다.

쿠바 이민 2세인 루비오 의원은 올해 43세의 초선 상원의원이다. 그는 당내에서 ‘공화당의 버락 오바마’ ‘티파티의 황제’등 찬사를 받고 있으며 히스패닉계의 대표주자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미국 망명 이후 플로리다에 정착, 루비오 의원을 포함한 2남1녀를 어렵게 키웠다.

아산정책연구원 강연, 한반도 시각 밝혀

그런 그가 최근 아시아 지역 순방 차 한국을 방문했다. 루비오 의원은 지난 1월 24일 서울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서 “오늘날 한국의 번영은 국제적 규범과 군사력으로 역내 안보가 유지돼 자유 무역이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루비오 의원은 북한의 도발에 노출된 한반도의 안보 현실과 관련해 “최근 ‘구글 어스’를 통해 한국과 북한의 야간 위성사진을 찾아봤다”며 “한국은 정치·경제적 번영을 상징하듯 환한 불빛으로 가득했지만 북한은 전제주의의 실상을 반영하듯 암흑 천지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공개 서한을 통해 대화 공세를 지속하는 것에 대해 “먼저 도발하고 대화 제스처를 취하는 것은 북한의 오래된 패턴”이라며 “신뢰를 쌓을 수 있는 후속 조치와 변화의 모습 없이 북한에 퍼주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북한이 공개 서한을 통해 ‘평화 공세’로 전환한 것과 관련해 “진정성이 있기를 바라지만 도발하고 대화 용의가 있다고 하는 것은 오래된 북한의 행동패턴”이라면서 “진정성의 핵심은 신뢰를 쌓을 수 있는 후속 조치가 따라야 하고 북한이 앞으로 변할 것이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평화공세, 진정성이 우선”

이어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하고 민감한 기술을 나쁜 나라에 수출하고 주민을 억압하면서 미국인을 사실상 인질로 잡고 한국에 군사도발을 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아무리 좋은 의도로 대해도 평양이 그것을 악용해 도발하는 정책을 이루게 해선 안 되고 북한에 퍼주기만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중국의 급부상 및 패권주의 행보에 대해서도 “중국의 경제·군사적 힘이 증대되고 있다는 것이 충돌과 불안정을 야기하고 있다”며 “우리는 중국을 억제하려는 것이 아니고 중국이 평화적으로 힘을 기르길 바란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이 방공식별구역을 일방적으로 설정한 데 대해서는 “중국의 미래 방향을 우려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역내 동맹국과의 불협화음이 증대되는 것을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역사문제 및 독도 영유권 문제로 비화된 한일 외교 갈등과 관련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우선 루비오 의원은 “다른 나라의 외교정책을 말하는 것은 생산적이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한국에 뿌리 깊은 역사적 아픔이 있고, 실제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은 동북아의 우방국과 함께 협력을 도모할 것”이라며 한미일 동맹의 당위성을 간접적으로 강조했다.

루비오 의원은 민주당 소속인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서도 부분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미국 내에서도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며 “추후 한국도 TPP에 합류해 북미 남미 아시아의 여러 경제권과 함께 자유 무역의 이점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침에 애플이 아이폰 화면을 전보다 크게 만들 계획이라는 기사를 봤다”며 “자유로운 시장경제에서 다른 기업들과의 경쟁이 혁신을 불러온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 정책에 대해서도 그는 지지 의사를 밝혔다. 루비오 의원은 “아시아에서 미국은 없어서는 안 될 강대국의 입지를 지켜나갈 것”이라며 “미국은 태평양 파워로서 경제적 군사적 외교를 이용해 아시아 재균형 정책이 말뿐이 아니라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척 헤이글 미 국방 장관이 아시아에 대한 군사적 주둔을 확대하겠다고 발언한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방문, 박 대통령 면담

루비오 의원은 이튿날인 25일에는 청와대를 방문, 박근혜 대통령을 만났다. 그는 “평소 대처의 지도력을 높이 평가하고 존경해왔는데, 이번에 딸아이에게 21세기 대처를 뵈러 간다고 했다”며 박 대통령을 대처에 빗대 높게 평가한 후 “미국과 영국간 돈독한 관계에 대해 아주 높게 생각하고 있는데, 박근혜 대통령의 지도력 하에서 한미 양국간 동맹이 계속 발전해나가는 것에 대해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로리다 주의회 하원의장을 역임한 루비오 의원은 지난 2011년 상원에 등원, 이듬해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들기도 했다. 그는 현재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의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다.

김주년 기자 anubis00@naver.com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