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빠진 우리 아이들
스마트폰에 빠진 우리 아이들
  • 미래한국
  • 승인 2014.05.1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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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 발달 장애, 사이버 폭력 문제 심각
 

민경(가명, 고2)이는 스마트폰 알람 소리가 없으면 아침에 일어날 수 없다. 등교할 때는 폰에 저장해 놓은 음악을 반드시 듣는다. 하루 종일 메신저 어플을 이용해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휴대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추억을 남긴다.

찍은 사진은 SNS에 즉각 업로드를 시킨다. 사진에 달리는 댓글은 인기의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게임이나 웹서핑을 하며 잘 준비를 하는 민경이. 반드시 빼먹지 않고 확인하는 일이 있다. 여분의 배터리 충전이다.

내일도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사용하려면 배터리를 넉넉히 준비해야 하는 건 필수다. 스마트폰과 함께 시작해서 스마트폰으로 끝이 나는 하루가 민경이의 일상이다.

청소년 2명 중 1명은 스마트폰 중독 증세

67.6%라는 세계 1위의 스마트폰 보급률을 자랑하는 한국. 스마트폰은 단순한 휴대폰의 기능을 넘어 인터넷, 쇼핑, 뱅킹, 뉴스, 날씨, 블로그, SNS 등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만능 매체가 됐다. 하지만 우리 삶에 대단히 유용한 도구인 스마트폰은 동시에 중독이라는 어두운 그림자도 만들어냈다. 문제는 스마트폰에 가장 심하게 의존하고 있는 대상이 바로 청소년들이라는 점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2013년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다. 만10세 이상 54세 이하 스마트폰 이용자 1만556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성인(만20~54세)의 중독률은 8.9%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반면, 청소년(만10~19세)은 25.5%로 전년 대비 7.1%p나 증가했다.

또한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 중 중독위험 초기단계인 잠재적 위험군은 무려 23.1%로 집계됐다. 2명 중 1명의 청소년이 스마트폰 중독 증세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이 청소년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까? 무엇보다 학생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문제는 심각하다. 스마트폰을 장시간 쳐다보게 되면 눈동자가 쉽게 피로해져 근시가 나타날 수 있는 데다, 노화 증상 중 하나인 안구 건조증도 초래할 수 있다.

또 목을 구부린 채 스마트폰에 집중할 경우에는 ‘거북목 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있는데, 이는 집중력이나 기억력 저하를 가져온다. 이뿐 아니라 스마트폰 사용은 수면유도 호르몬 생성을 방해함으로써 수면장애증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더욱이 스마트폰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신종 학교폭력인 사이버폭력과 중2병의 원인으로도 꼽히고 있다. SNS, 스마트폰 메신저를 이용해 상대방을 비방하거나 왕따를 시키는 사이버폭력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소지함으로써 파급력과 학생의 피해 정도가 커졌다.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성매매 사이트 등 불법, 음란 사이트에 피해 상대의 신상정보를 노출시키는 등 수법도 다양하다. 실제로 서울시 거주 청소년 499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넷·스마트폰 사용 및 사이버불링 실태조사’에 따르면 사이버폭력 가해·피해 경험은 스마트폰 중독 고위험군으로 갈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이 만들어낸 사이버 폭력, 그리고 중2병

특히 중학생 시기 학생들이 분노 조절을 잘 못하고 일탈 행위를 벌이는, 이른바 중2병에도 스마트폰 중독이 주요 원인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뇌의 감정조절 기능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청소년기에 예체능의 다양한 경험으로 균형적으로 성장해야 하는데, 스마트폰의 게임에만 집중하면 인성 발달에 심각한 장애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의 양대희 연구원은 “스마트폰 보급 등의 환경 변화로 사춘기가 빨라진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맞벌이 부부가 증가해 부모들이 아이들의 양육에 할애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졌지만, 그럴수록 어른들이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독 예방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

2013년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6.8%에 이르는 맞벌이가정 청소년들이 상대적으로 스마트폰 중독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부모 및 어른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스마트폰 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은 최근 들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추세다. 서울시는 작년에 개발한 인터넷·스마트폰중독 예방교육 교재에 사이버불링 및 사이버범죄에 대한 내용을 새로 포함해 개편했다.

또한 2007년부터 운영 중인 아이윌센터의 학교방문 예방교육, 서포터즈 활동 등을 통해 청소년의 스마트폰중독과 사이버불링 예방에 앞장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문제 해결의 해법으로 소통을 먼저 꼽는다. 지나친 성적 위주의 교육으로 청소년들이 부모 또는 친구들과 함께 소통할 공간과 시간이 별로 없다는 지적이다. 청소년들에게 스마트폰의 좁은 화면 대신 넓은 세상을 보여주기 위한 어른들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정훈 객원기자 coolygu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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