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에서 패배한 북한 선수들은 어떻게 될까
아시안게임에서 패배한 북한 선수들은 어떻게 될까
  • 미래한국
  • 승인 2014.10.1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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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애란의 평양별곡]
 

아시아인들의 축제였던 인천 아시안게임이 성황리에 끝났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한반도의 남쪽에서 진행되는 스포츠 행사로서 북한에게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다. 북한 주민들에게 대남 적대감을 강화시키고 ‘체제 우월성’을 선전하면서 이번 대회를 대남선동의 도구와 남북관계의 지렛대로 동시에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한은 처음부터 대규모 응원단을 파견하겠다고 제안했던 것이다. 전국적인 범위에서 응원단원을 뽑아 평양에서 몇 개월 동안 집체적인 합숙훈련을 시키기도 했다. 이미 세 차례의 응원단 파견을 통해 짭짤한 수입과 함께 남한 국민들의 대북 적대감을 완화시키는 데 재미를 본 북한으로서는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에 대규모 응원단을 파견해 달러도 벌고 남한에 친북세력을 확산시킬 계획에 들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예전과 다른 남한 정부의 대북정책으로 말미암아 미녀응원단 파견은 물거품이 됐고 하는 수 없이 선수단만 파견했다. 다만 경기성적은 나쁘지 않아 종합순위 7위의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이번 아시안게임 남북 대결은 특히 여자축구와 남자축구가 인상적이었는데 북한 여자축구는 남한 여자축구를 이겼고 남한 남자축구는 북한 남자축구를 이겼다. 남북한의 남녀 축구경기 과정을 지켜보면서 남한의 많은 사람들은 ‘북한 선수들이 남한 선수들에게 지고 돌아가면 아오지탄광이나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갈 것’이라고 걱정하며 북한선수들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응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스포츠도 ‘선전의 도구’인 북한

북한에서 스포츠는 체제 선전의 중요한 도구이다. 북한에서 체육은 국력을 나타내는 지표로서 국제스포츠경기에서 우승하는 것은 국가의 위신과 힘을 상징한다고 선전해 왔다. 따라서 북한에서 국제경기에 출전했다가 패하게 되면 다양한 처벌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거의 상식으로 돼 있다. 특히 북한과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남한이나 미국, 일본 등에 지게 되면 거의 역적취급을 당하는 것도 분명한 현실이다.

1994년 북한축구팀이 미국 월드컵에 출전해 모두 패하고 돌아오자 김정일은 있는 대로 화를 내면서 “이길 때까지 외국에 나가지 말라”라고 지시를 내려 북한 축구팀의 전력이 더 약화되기도 했다.

반면에 국제경기에서, 특히 남한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머쥐고 인터뷰에서 ‘장군님의 배려와 장군님의 위대성’을 널리 선전하면 일약 ‘공화국 영웅’이 된다. 북한의 ‘스타 중의 스타’로 등극을 하게 되고 벼락출세와 함께 평생의 부귀영화를 보장받기도 한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북한이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진행된 스포츠 행사였다. 이번 대회를 통해 김정은 우상화와 흔들리는 체제 결속을 다지고자 했으며 한걸음 더 나아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지렛대로 사용하기도 했다. 북한 권력의 실세들이라고 할 수 있는 황병서, 최룡해, 김양건의 급작스러운 폐막식 행사 참석은 누가 보더라도 스포츠 행사를 활용해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실현하고 남북관계의 지렛대로 사용하려는 ‘검은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선수들에겐 ‘인생의 갈림길’ 되기도 해

북한 권력의 실세 3명이 급작스럽게 참석했다는 이유만으로 지나치게 앞서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주는 언론, 그리고 주인이 찾아온 손님들에게 굴종하기를 바라는 듯 행동하는 야당인사들의 무분별한 행동은 오히려 남북관계에서 남한이 수세에 빠지게 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은 것도 사실이었다.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대전제가 통일의 목표가 되고, 어떤 돌발 상황에서도 이 목표를 잊지 말고 꾸준하게 뚜벅뚜벅 실천하는 대북정책과 통일전략을 기대한다. 스포츠를 스포츠로만 즐길 수 있는 시대도 그때쯤에는 와 있지 않을까.

 
이애란 편집위원·북한전통음식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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