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로 성장한 한화그룹, M&A로 재도약
M&A로 성장한 한화그룹, M&A로 재도약
  • 미래한국
  • 승인 2014.12.1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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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커스]
 

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 토니 스타크는 세계 최대의 방산기업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오너다. 미국에서는 80년대 중반 대규모 M&A를 통해 이와 비슷한 규모의 대형 방산기업들이 탄생했다.

이제 한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방산기업들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과 한화 간의 ‘방산 빅딜’이 그 시작이다.

한화그룹은 지난 11월 26일 삼성그룹과 삼성테크윈, 삼성종합화학 등 방산 및 석유화학 계열사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한화그룹은 삼성테크윈 지분 32.4%,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를 인수한다.

각각의 인수대금은 8400억원과 1조600억원. 삼성테크윈이 보유한 삼성종합화학 지분과 삼성탈레스 지분도 인수 대상에 포함돼 있다.

한화그룹은 여기에 향후 경영성과에 따라 1000억원을 추가로 지분하는 ‘통 큰 옵션’도 체결했다.

이렇게 되면 한화그룹은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의 경영권을 갖게 된다. 삼성종합화학이 가진 삼성토탈 지분 50%도 보유하게 돼 프랑스 토탈과 함께 삼성토탈을 경영하게 된다.

 

 

방산 분야서 ‘한화+삼성’이 갖는 의미

한화그룹 소속이 될 삼성테크윈의 제품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K-9 자주포다. 독일제 Phz 2000과 더불어 세계 최고의 자주포로 꼽히는 K-9과 이에 사용하는 155mm 포탄을 만드는 한화의 결합은 향후 화기 개발에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테크윈은 이밖에도 DVR과 같은 영상 보안기기, 미래 에너지 분야에서 큰 부문을 맡을 것으로 보이는 가스 터빈 등도 제조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테크윈이 지분을 보유한 삼성탈레스(지분 50%), 한국항공우주산업(10%) 등과의 연계사업 추진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탈레스는 2000년 삼성이 프랑스 방산기업 탈레스 인터내셔널과 공동으로 설립한 방산업체다. 이 업체는 네덜란드가 만든 소형 대공방어시스템 ‘APAR’ 등을 개발한 유명 방산업체다.

참고로 ‘APAR’는 ‘유럽형 이지스 시스템’이라고도 불리며 매우 강력한 대공방어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유럽 일부 국가의 신형 구축함에서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공기업’으로 취급을 받지만 삼성테크윈이 지분을 가진 한국우주항공산업은 최근 고등 훈련기 T-50의 미국 수출 가능성, 한국형 헬기 ‘수리온’ 개발에 이은 소형 전술헬기 개발 계획 등이 정해져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 이런 한국우주항공산업과 삼성테크윈 간의 협업은 한화그룹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의 방산기업들이 보유한 포병 전력, 항공기 및 함정용 엔진, 함정용 지휘통제시스템, 대공방어시스템, 정밀유도무기 분야의 노하우를 고스란히 흡수하게 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삼성테크윈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 왔던 무인 로봇 및 무인경계시스템 사업을 활용해 무인기(UAV)와 무인함정(UAS) 등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 사업을 전개할 역량도 갖추게 될 것이다.

그동안 GS, 롯데 등의 그늘에 가려 있었지만 한화그룹은 석유화학 분야의 전통적인 강자였다. 하지만 15년 전에 석유제품 분야에서 철수했었다가 이번에 삼성종합화학 지분과 삼성토탈의 공동 경영권을 인수함에 따라 ‘전통적인 강자’라는 타이틀을 다시금 가져올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화, 석유화학분야의 수직계열화에 성공

삼성종합화학은 폴리에스테르 섬유의 원료인 PTA(고순도테레프탈산, Purified Terephthalic Acid)를 주로 생산한다. 삼성토탈 지분도 50% 보유하고 있다.

프랑스 토탈 그룹과 삼성종합화학이 2003년 합작 설립한 삼성토탈은 국내 4위의 에틸렌 생산업체다. 이와 함께 PE, PP 등과 같은 합성수지, 항공유, 휘발유, LPG와 같은 석유제품도 생산한다.

한화그룹은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인수를 통해 에틸렌 생산규모 세계 9위(연 291만 톤)가 돼, 각종 유화제품 원료인 나프타의 대량 구매를 통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또한 나프타-콘센테이트-LPG로 다각화된 원료 포트폴리오도 갖췄다.

또한 한화그룹은 기존의 에틸렌 중심 제품군을 넘어서 폴리프로필렌, 파라자일렌, 스티렌모노머에서부터 경유와 항공유까지 만들 수 있게 됐다. 한화그룹은 이 같은 제품 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를 인수하게 되면 방위사업 연 매출이 기존 1조원에서 2조6000억원 규모로 급성장하게 된다. 이는 국내 방산기업 1위다. 또한 석유화학분야 매출도 연간 18조원 이상이 돼 국내 1위를 차지하게 된다.

이 같은 한화그룹의 삼성 계열사 인수는 앞으로 방산과 석유화학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성장해나가겠다는 전략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한화그룹이 방산 분야와 석유화학 분야에서 국내 1위를 차지하게 된다는 점은 회사의 역사와 깊은 연관이 있다. 한화그룹이 처음 창업했을 때의 이름은 ‘한국화약주식회사’였다.

1957년 ‘조선유지’라는 기업을 인수한 뒤 이름을 바꾼 것이다. 1964년 인수한 ‘신한베어링공업’은 지금의 ‘한화기계’, 1973년 인수한 ‘동원공업’은 ‘한화건설’이 됐다.

이후 기업 성장을 위해 선택한 사업이 석유화학이었다. 그 사이에도 한화그룹은 다양한 기업들을 인수해 규모를 키워왔다. 1982년 한양화학과 한국 다우케미칼을 인수한 뒤 키운 기업이 바로 ‘한화케미칼’이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한화갤러리아’ 역시 1986년 인수한 ‘한양유통’이 그 전신이다.

이처럼 한화그룹은 창업 초기부터 M&A를 통해 성장해 왔다. 이번에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의 인수는 그 성장의 ‘맥’을 다시 잇게 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경웅 객원기자 enoch2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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