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배운 공습(空襲-공중폭격) 대처 매뉴얼
북한에서 배운 공습(空襲-공중폭격) 대처 매뉴얼
  • 백요셉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6.10.1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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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언]

최근 시리아에 대한 러시아군 전폭기들의 무차별 공습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시리아 내전 격전지인 알레포의 무너진 건물 사이에서 구조된 5살 어린이의 처참한 모습이 공개되어 전 세계를 울렸다. 

피범벅 된 5살 시리아 어린이의 처참한 모습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전쟁’이라는 두 글자 앞에 극도의 공포감을 느낀다. 실로 전쟁은 상상만 해도 소름끼치는 악몽(惡夢) 중의 악몽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그러한 전쟁에 대비하여 왔고 그 야만의 시간 동안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많은 대응 매뉴얼들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2000만 인구에 120만의 정규군과 770만의 예비군을 보유한 완벽할 정도의 군사국가인 북한, 내가 살아본 그 나라는 마치 오로지 전쟁만을 위해 미쳐버린 국가인 듯했다. 이제는 핵무장까지 한 그 주적(主敵)이 바로 우리 영토의 북쪽에 존재하고 있다는 이 엄중한 현실을 남한 국민은 과연 얼마나 체감하고 있을까.

서울 상공에 북한군 전폭기들이 나타나면?

날아오는 폭격기들을 육안(肉眼)으로 발견했을 때는 이미 내가 폭탄 투하지점 안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당연히 그때 그 지점을 신속하게 벗어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몸을 숨길 마땅한 방공호나 은폐호가 없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북에서는 이렇게 배웠다.

▲ 일단, 반듯하게 누워서 하늘을 정면으로 보라
그때 떨어지는 폭탄이 길쭉하게 보이면 그 자리에 있어도 된다. 길쭉하게 보이는 폭탄은 전투기가 준 관성에 의해 대각선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대개는 초고속 분사식 전투기에서 떨어지는 폭탄의 예이다.

하지만, 떨어지는 폭탄이 동그랗게 보이면 빨리 그것을 벗어나야 한다. 초스피드로 말이다. 떨어지는 폭탄이 동그랗게 보인다는 것은 나에게 수직으로 떨어진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 개들을 조심하라 
개의 고막은 상당히 예민하다 그만큼 얇기도 하다는 얘기다.

중장거리 로켓 포탄이나 전폭기에서 투하되는 육중한 무게의 폭탄은 그 파괴력이 일반 포탄에 비할 바 없이 어마어마하다. 따라서 그 폭음 또한 파괴적인데, 사람보다 얇은 개들의 고막이 그 폭음을 견디지 못한다고 한다.

즉 공습이 진행 중인 도시나 마을의 개들은 고막이 터지거나 폭격소리에 놀라서 미쳐버릴 수 있다. 북한군에 있을 때 새로운 점령지역이나 전투가 벌어졌던 지역으로 진입할 시 개들부터 무조건 사살해야 한다는 원칙을 교육받았던 기억이 있다.

▲ 배(복부)를 땅에 대지 말라 
우리는 흔히 공습이나 폭격을 당할 때 사람들이 땅에 엎드리는 모습을 영상으로 쉽게 접한다. 그러나 땅을 배에 딱 붙이고 엎드리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근접한 곳에서 폭탄이 터질 때는 엄청난 폭음과 폭풍, 진동을 동반한다. 따라서 폭탄이 가까운 데서 터질수록 배를 땅에 붙였을 때 강한 진동으로 내장이 파열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같은 진동이라 해도 푹신한 논밭과 딱딱한 도시의 아스팔트는 그 진동 전달에 있어 강도가 다르다.

▲ 나일론 옷을 피하라 
전시(戰時)에는 특히 팬티 같은 속옷을 꼭 순면(純棉)으로 된 것으로 입고 있어야 한다.

나일론 같은 화학섬유로 만들어진 옷은 일단 불이 붙으면 살가죽에 딱 달라붙어 섭씨 100도가 넘는 고온 액체 상태로 흘러내린다. 전신 화상을 피할 수 없다는 얘기다. 반면 면(棉) 은 불이 붙으면 종이처럼 부서져 떨어진다. 최소한 살가죽에 붙어 흘러내리며 뜨거움의 고통을 지속시켜주지는 않는다. 즉 면으로 만든 옷은 일단 몸에 불이 붙거나 불길 속에 있을 때 전신화상(全身火傷)을 최소화하고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 창문 유리에 겹치는 대각선(곱하기 기호 모양)으로 테이프를 붙인다 
육중한 폭탄이나 포탄은 터질 때 워낙 순간 압력파가 강해서 주변의 유리들은 대부분 모두 깨진다. 이때 유리 파편들에 의해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유리에 겹치는 대각선으로 테이프를 붙이면 깨져도 테이프에 접착되어 산산이 흩어지지 않아 2차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 만약 서울에서 핵폭탄이 터진다면 
불가항력적인 상황이지만 핵폭발(核爆發) 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핵폭발이 일어나면 제일먼저 강한 자외선 빛이 뿜어져 나오고 그 후에는 엄청난 폭풍과 진동 그리고 방사능 강풍이 불어온다. 반경 1km 이내에서 핵폭격을 맞는다면 우리는 당연히 1초도 안 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 반경 수km 안에 있다 해도 생명을 보존하기는 어렵다.

이에 대해 북한군에서 배운 핵폭발 시 행동 요령을 상기해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두 손의 가운데 세 손가락으로 얼굴을 싸쥐듯 두 눈을 가리고 양손의 새끼손가락으로 두 콧구멍을 막는다. 그리고 엄지손가락으로는 양쪽 두 귓구멍을 막는다. 그 자세로 바닥에 엎드리지만 배는 공중에 띄우고 두 팔꿈치와 발끝으로 상체를 지탱하며 팔굽혀펴기 자세로 있어야 한다.

여기에 별도의 팁이 있다면 핵폭발을 감지하는 즉시 주변에 있는 하수도 또는 물도랑에 몸을 숨겨야 한다는 것, 왜냐하면 물성분이 열과 방사능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북한의 평양 지하철은 유사시 적(敵)의 핵공격에 대비하여 지하(地下) 120~150m에 지하철을 건설했다. 지하 100m 이하는 지상 핵폭발에서 비교적 안전한 깊이라는 것이다.

공습이나 핵공격에는 지하가 가장 안전한 곳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현재 북한의 공습 또는 만약에 있을 핵공격에 대비하여 어떠한 준비와 매뉴얼을 가지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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