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만 탓할 일이 아니다
여성들만 탓할 일이 아니다
  • 권유미 블루유니온 대표
  • 승인 2016.10.12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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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여성의 안보 불감증

여성들의 안보의식 부재는 국론 분열과 남남갈등의 씨앗이자 북한의 무력 도발의 자양분이 될 수 있다. 

북한의 핵실험과 SLBM(잠수함 탄도 미사일) 발사 성공으로 대한민국의 국가 안보 위기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전쟁을 잠시 쉬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국민들의 안보 불감증은 매우 심각한 지경이다. 특히 대한민국의 절반인 여성들의 안보 의식 부재는 치명적이다. 

▲ 블루투데이(사이버아노 인터넷신문) 발행인 겸 편집인·선동편향수업신고센터 대표·재향여성군인협의회 운영위원

지난 8월 29일 북한의 SLBM이 1~3년 내에 전력화가 가능하며 미국 본토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한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이 기사에는 수많은 댓글이 달렸는데 포털사이트 네이버 통계에 의하면 남성이 94%의 댓글을 달았고 여성의 참여율은 6%에 불과했다.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보도(2016년 9월 9일) 또한 남성의 댓글 비율은 88%였지만 여성은 12%였다. 국방, 안보, 북한 관련 기사 대부분의 댓글에 여성의 목소리를 찾아보기 힘들다. 많은 여성들이 안보 관련 문제에 별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2011년 국가보훈처 정책연구 용역 최종보고서 ‘국가 안보의식 제고 방안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2010년 6월 한국정당학회 조사에서 여성들의 안보 의식 부재가 고스란히 나타난다. 6·25전쟁의 원인에 대해 남성은 92.6%가 남침이라고 답한 반면 여성은 88%가 남침, 11.6%가 모른다고 답했다. 

▲ 공군 소속 정훈장교와 초급간부들이 천안함 안보 현장 견학을 받는 장면. 여성들에 대한 안보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0대 여성 77.6%만 “6·25는 남침” 

인천상륙작전에 대한 인식에서도 여성의 40%가 대한민국 공산화 저지, 33.4% 통일 무산, 26.6%가 모른다고 답했다. 특히 젊은 여성들의 인식 오류는 더 심각했다. 20대 여성은 77.6%만이 남침이라고 답해 여성 평균인 88%보다 10.4%나 낮았다. 

여성들은 자신들의 안보의식이 낮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2011년 행정안전부 조사에 따르면 스스로 안보의식이 낮다고 답한 남성은 28.5%였지만 여성은 51.8%에 달했다. 모름, 무응답(7.4%)까지 합산하면 성인 여성의 60%에 육박한다.

보고서는 “군 입대, 예비군 훈련 등을 통해 남성들은 잘못 의식화된 좌경 논리에서 벗어나 역사의 진실과 안보 현실을 바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하는 데 반해 여성은 인식 오류를 교정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방송 등이 국민들에게 역사의 진실과 안보 현실을 제대로 알려 인식 오류를 시정해야 함에도 방송 매체의 역할 방기로 인해 여성의 인식 오류 시정이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남성들은 국가 안보에 무관심하더라도 대다수가 20세가 되면 군 입대를 통해 대한민국의 안보 상황을 인식하게 된다. 그러나 여성들은 안보의식이나 통일, 북한인권 등 대한민국이 처한 각종 안보 위기를 제대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적을 수밖에 없다. 이것이 누적되어 안보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를 여성들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당국은 안보교육을 통한 올바른 안보의식 고취에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아무리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발사하고 NLL을 넘어와 도발하여도 반응이 시큰둥하거나 도리어 북한 편을 드는 황당한 주장이 나오는 것은 국가안보 교육을 방치한 당국의 책임이 크다. 

군 가산점 제도에 대한 일부 여성들의 반대도 논란이다. 국가를 위한 남성들의 국방의 의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국가 안보의 소중함과 휴전 중인 우리나라의 현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기에 당연할 수 있다. 여성들은 스스로 사회적 약자라고 생각하면서도 많은 것을 누리고 싶어 한다. 남성들에 대한 무의식적인 피해 의식도 군 가산점을 폐지하게 된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여성 안보교육 이수를 취업 인센티브로 활용해야 

블루유니온은 지난 2013년 7~8월 휴가철 대중이 많이 모이는 지역을 선정해 ‘안보 콜’이라는 안보 투어를 진행했다. 당시 찾은 지역 중 한 곳인 전라남도 목포시 평화광장에는 나들이를 나온 많은 주민들이 큰 관심을 가지고 행사장에 모여들었다. 6‧25 남침전쟁, 북한인권의 실상,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의 내용이 담긴 다양한 전시물을 설치하고, 안보 영상과 홍보물, 기념품 등을 제공했다. 

놀랐던 점은 수많은 시민들이 행사장을 찾은 가운데에서도 특히 여성들의 비율이 높았다는 점이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엄마, 자녀의 손을 잡고 직접 전시물 내용을 설명해주는 사람들 상당수가 여성들이었다. 남성들 못지않게 많은 여성들이 국가 안보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정부는 소극적인 안보 홍보가 아닌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직접 찾아가는 선제적 안보 홍보 활동을 펼쳐야 한다. 취업을 준비하는 여성들이 안보교육을 이수하면 이를 공공부문 취업에 인센티브로 부여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지금 당장이라도 전쟁이 벌어질 수 있는 화약고인 한반도에서 전쟁에 대한 어떠한 경각심도 가지지 못한다는 것은 국가로서나 국민 개인으로서나 큰 재앙이 아닐 수 없다. 

여성들의 안보 불감증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이를 여성의 잘못으로만 돌려서도 안 된다. 여성들의 안보의식 부재는 국론 분열과 남남갈등의 씨앗이자 북한의 무력 도발의 자양분이 될 수도 있다. 여성들의 안보관 확립을 위한 다양하고 체계적인 방안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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