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교회 vs 작은 교회’ 패러다임 × / 정체성과 스토리가 분명한 공동체 ○
‘큰 교회 vs 작은 교회’ 패러다임 × / 정체성과 스토리가 분명한 공동체 ○
  • 미래한국
  • 승인 2009.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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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실천신학심포지엄_가장 성공한 교회는?

지난 5월 26일부터 3일간 강원도 현대성우리조트에서 기독교 내의 좀 특별한 주제를 다루는 세미나가 열렸다. 어떤 교회가 과연 성공하는 교회냐에 대한 고민이 주제였다.

이날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총장 은준관)가 주관한 국제실천신학심포지엄에는 15명의 국내외 학자가 발표하고 200여 명의 기독교 인사들이 참여해 높은 관심도를 드러냈다. 학술포럼으로서는 근래 보기 드문 성황이었다.

미 듀크대의 마크 차베스 교수(종교사회학과)는 발표를 통해 작은 교회들의 문제가 현대 교회가 안고 있는 다급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과 미국에서 대형교회만이 성장하고 있는 현상을 지적하면서 “대형교회들 사이에서 작은 교회들은 인적 자원이나 물적 자원의 토대를 잃어가며 시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작은 교회들은 여전히 대형교회의 프로그램을 좇아가려 애를 쓰고 있으며 저마다 성공한 대형교회가 되려고 노력하면서 목회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면서 “작은 교회들이 혁명적 사고의 전환을 필요로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맥락에서 미 하트포트대 제임스 니만 교수(목회학)는 교회와 회중의 정체성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큰 교회를 지향하는 작은 교회의 특징적 모습은 자괴감과 낙심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점”이라며 “이 굴레를 벗어 나기 위해 작은 교회 나름의 이야기(Story)를 형성하고 교회를 구성하는 회중의 정체성을 분명히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이러한 주장들을 뒷받침할 조사 연구가 발표돼 주목을 끌었다. 실천신대의 조성돈 교수(목회사회학)는 3개월간 작은 교회 목회자 33명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통해 “특색이 있는 교회가 살아 남는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즉 성공적인 교회는 교회의 크기와 관계 없이 분명한 정체성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일례로, 일산의 한 작은 교회는 지역 NGO와 협력해 사회참여 프로그램을 준비함으로써 정체성 확립에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이 교회는 새로운 지역 프로그램을 갖게 되었고 NGO는 자금과 인력을 공급받아 서로 윈윈하게 됐다는 것이다.

작은 교회는 지역사회와 공동운명체라는 지적도 있다. 특히 농촌지역의 경우 지역을 활성화시키고 주민을 늘려나가야 교회가 살 수 있다는 절박한 현실에서 교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조 교수는 “목회는 성직자중심에서 회중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한 사람의 카리스마적인 지도력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깨어 있는 다수의 회중에 의해 움직여 간다”고 말했다.

이번 심포지엄을 개최한 은준관 총장은 “한국교회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면서 “회중중심 목회라는 큰 틀이 이제 한국교회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김창범 편집위원 cbkim4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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