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치료와 웰빙
원예치료와 웰빙
  • 미래한국
  • 승인 2009.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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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예칼럼_김기선 서울대 교수(식물생산과학부)
원예란 인간의 식용, 약용 또는 미적 만족을 위하여 집약적으로 식물을 재배하고 이용하는 것이며 그 대상은 채소, 과일과 같은 식용식물, 화훼와 조경식물과 같은 관상식물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환경, 식물 및 인간이라는 요소가 서로 관계를 맺고 엮어가는 모든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원예활동이 생산과 수익창출에 목적이 있다면 원예치료란 것은 식물을 이용하면서 그 효과를 보게 하는 것으로 가장 역사가 오래된 미국원예치료협회의 정의에 의하면 ‘사람의 사회적, 교육적, 심리적, 신체적 적응력을 향상시켜 몸과 마음과 영혼을 개선시키기 위해 식물과 원예활동을 이용하는 과정‘이다.

요즘은 사람답게 살자는 ‘웰빙’ 열기가 아직 한창이다. 그래서 운동이나 건강식품, 여가선용, 꽃이나 나무가꾸기 등 많은 얘기들이 나온다. 특히 꽃이나 나무를 잘 가꾸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며 먼지나 공해물질들을 흡수하여 주고 온도나 습도도 조절하는 등 많은 인간생활에 큰 혜택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도 꽃이나 나무는 심어 가꾸거나 심지어 그냥 쳐다만 보아도 맘이 편해지고 순해지게 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신체의 병을 치료하는 효과도 있다는 것이다.

원예치료의 역사를 보면 미국에서 교도소나 정신장애시설에 죄수나 환자들을 대상으로 구내에 채소와 꽃을 심고 가꾸게 했더니 출소율이나 퇴원율이 현격히 높아지더라는 것이다. 또한 최근의 소식에 의하면 일본 동경에서는 주택 담장에 꽃을 심게 함으로써 범죄율을 감소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국내에서의 연구에 의하면 치매노인환자들을 대상으로 식물을 가꾸고 장식하는 작업을 하게 한 결과 심지어 치료효과까지 있었다고 한다.

또한 한 연구에 의하면 사무실에 식물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비교해서 뇌파를 조사해 보았을 식물이 있을 때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타나는 델타파는 줄어들었고 대신 정신 안정을 나타내는 알파파는 현저히 늘어난 반면, 식물이 없을 때는 반대 현상을 보였다. 즉, 사무실에서의 식물은 실내장식 및 공기정화효과 뿐만 아니라 쳐다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정신의 안정을 취하게 하여 사무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원예치료협회에서는 매년 원예치료사를 배출하고 있고 이들의 활동이 매우 성공적이어서 우리 나라는 전 세계가 인정하는 원예치료 임상의 선진국이 되었다. 그런데 최근 서울시가 승진, 영전, 기념일을 맞은 이에게 화분이나 선물을 보내는 대신 그 사람 이름으로 기부를 해 어려운 이들을 돕는 ‘그린기프트’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한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은 좋은 일이고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그린’이라는 이름을 식물을 없애는 데 붙인 것도 안 어울리지만 더욱 안타까운 것은 서울시가 그렇게 어려운 이웃들을 도와줄 재정이 없는가 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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