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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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한국
  • 승인 2009.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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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예칼럼] 김기선 서울대 교수(식물생산과학부)
지난번 칼럼에서 원예란 ‘인간의 식용, 약용 또는 미적 만족을 위하여 집약적으로 식물을 재배하고 이용하는 것’이라고 다시 밝힌 적이 있다. 한편 요즘 웰빙과 관련해 많이 화제가 되고 있는 도시원예(Urban horticulture)라는 것이 있다.

최근 도시에서는 환경이 오염되고 녹색공간은 부족해지고, 도시인들은 여가시간이 많아지고 스트레스가 늘고 있다. 따라서 도시 내에서 실내외를 막론하고 녹색공간을 늘리고 나아가 원예작물을 심고 가꾸면서 육체적 및 정신적 건강을 꾀하고자 하는 것이 도시원예이다. 대상 분야로는 옥상 및 벽면녹화, 공원녹지조성, 거리화단, 주말농장, 생활원예, 원예전시, 원예치료 등 다양하다.

지난 7월 미국원예학회의 도시원예에 관한 워크샵에 참석해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었다. 미국의 경우 도시원예라는 이름으로 실시하고 있는 사업은 우리나라와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큰 차이가 있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미국은 도시원예라고 할 때는 시민이 참여하는 능동적인 사업을 지원하는 것임에 반해 우리나라의 도시원예는 관청에서 조성해 놓고 시민들은 그냥 보고 즐기는 형태라는 것이다.

서울시가 최근 도시원예와 관련해 실시한 사업을 보면 양묘사업, 가로변 꽃가꾸기, 거리화분 설치, 아파트 꽃가꾸기 운동지원, 여러 가지 공원녹지사업 등으로서 대부분 조경업체에서 화단이나 정원 등을 조성하면 시민들이 그냥 가서 이용하게끔 하는 것이다.

일본의 시민들은 여가시간의 30%를 원예활동에 사용한다고 한다. 가정마다 있는 화단을 직접 가꾸고 텃밭을 일구는 것은 그들의 일상생활이고 나아가 시골의 결연 농가에 가서 벼나 채소, 과일 등을 재배하는 것을 돕기도 한다.

2000년대 들어 미국에서는 자라는 유아들과 청소년들의 건전한 정신 발달을 돕기 위해서 도시 내의 시유지나 공유지에 터를 만들고 재배관리를 권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주말농장이나 텃밭은 주로 가족단위로 하는 데 반해 미국은 자방자치단체나 기관 혹은 비영리단체가 주관이 돼 학생들이나 일반인들을 모집해 자원봉사형식으로 운영, 수확물을 통해 개인 소득을 얻게도 하지만 일부에서는 저소득층에 기부하게 해 어려서부터 ‘나누는 마음’을 실천하게 하고 있다.

또한 가능하면 유기농업이나 친환경농업 등으로 재배를 하게 해 어려서부터 환경과 식물 그리고 인간과의 역학적 관계를 깨우치게 해 준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지나친 교육열로 인하여 학령 전 유아부터 청소년들에 이르기까지 시간을 뺏기고 있어 이런 여가선용 시간이 거의 없다.

그렇게 교육 받은 현재의 우리나라 학생들은 남을 배려하지 못하고, 자기만 생각하며, 힘들거나 어려운 일은 쉽게 포기한다고 한다. 이제는 변해야 하지 않나 싶다. 능동적이고 보다 적극적인 도시원예는 그중 한 몫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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