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천국은 어디에 있습니까
당신의 천국은 어디에 있습니까
  • 미래한국
  • 승인 2009.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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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소리] 이수영 새문안교회 목사
▲ 이수영 새문안교회 목사

‘하나님의 나라’ 만큼 우리에게 중요한 일은 없을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의 창조의 목적이기도 하고 우리의 믿음의 지향점이며 우리의 삶의 목적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 하나님의 나라에 관한 예수님의 중요한 발언이 “하나님의 나라는 볼 수 있게 임하는 것이 아니요 또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도 못하리니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는 성경 말씀 속에 들어 있다.

안식년으로 최근에 미국을 다녀온 뒤 교회 바자회에서 만난 교인이 “목사님이 미국에 갈 때 천국에 다녀오기를 바랐는데 천국을 봤느냐”고 물어보았다. 그 분 생각대로 적지 않은 사람에게 미국은 천국과 같을 수 있다.

미국에서 비교적 장기간 머물며 미국 동부지역을 돌아볼 기회를 가졌는데 역시 미국은 복 받은 나라라는 인상을 받았다. 넓은 땅, 울창한 숲, 커다란 나무들 사이에서 잘 관리되는 잔디와 보기 좋고 편리한 가옥들, 자유롭게 뛰노는 다람쥐들이 복지국가 미국을 잘 보여주는 것 같았다. 법과 질서를 잘 지키고 성실하게 노력하면 능력대로 인정을 받으며 불편 없이 살아갈 수 있는 기회의 나라라는 것이 미국에서 살고 있는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말하는 미국이었다.

그러나 결코 미국이란 나라가 곧 천국은 아닌 것이 분명한 사실임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관광비자를 가지고 놀러오는 사람에게는 천국 같아 보이지만 영주권을 받아 거기서 사는 사람들에게는 결코 천국이 아니라는 우스갯소리를 들었다. 그러고 보니 미국에서 만난 여러 사람들 가운데 성공해서 잘 사는 분들도 계시지만 다른 한편에는 하루 먹고 살기 위해 막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 또한 많이 있었다.

미국에서 제일 부러워지는 것이 주택이다. 크고 멋진 나무들 사이에 자리 잡고 있고 잘 깎인 잔디 정원을 둔 대부분의 집들은 그림같이 멋져 보였다. 그런데 막상 그런 집에 사는 사람들에게 집도 좋고 잔디도 예쁘고 집 주위의 나무들이 멋있다고 하면 집주인들은 대부분 떨떠름한 반응들을 보였다. 잔디 깎는 일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낙엽 치우는 일도 지겹기 짝이 없고, 잔디를 제때 깎지 않거나 낙엽을 빨리 쓸어버리지 않거나 눈을 즉시 치우지 않았다가는 이웃사람에게 고소당하기 일쑤여서 정나미 떨어지는 나라라는 것이다. 관광비자 갖고 놀러오는 사람과 영주권 받아 사는 사람의 미국을 보는 시각이 그렇게 다르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런 말을 듣다보니 갑자기 우리나라가 좋은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잔디 안 깎았다고 눈 안 치웠다고 고소고발 당하지 않고 살아온 한국에서의 삶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그리고 미국 가서 보니 미국만 선진국이 아니라 한국도 매우 앞서가는 나라라는 사실을 알았다. 미국에서 마지막 한 달 동안은 주일마다 여기저기 초청 받아 설교도 하고 제직수련회에서 특강도 했다. 그때마다 초청하는 교회에서 좋은 호텔에 방을 얻어주곤 했는데 좋은 호텔에 설치된 TV는 전부 한국제품이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디 가나 LG 아니면 삼성 TV였다. 미국에서 LG TV나 삼성 TV를 설치하는 것이 곧 부와 고급화의 상징이 되어 있었다.

이렇게 이런 저런 미국에서 지내며 느낀 점을 길게 이야기하는 것은 그렇다고 미국은 지옥이고 한국은 천국이라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볼 수 있게 임하는 것이 아니요 또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도 못하리니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귀담아 듣자고 하는 것이다.

한국도 미국도 그 자체로 천국이 될 수는 없다. 어디서 사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함을 분명히 해야 하겠다.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은혜를 깨닫고 그를 우리의 주님으로 모시고 살면 그 어디나 하늘나라가 될 수 있음을 굳게 믿는 성도들이 되기를 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는 그 어디에 있어도 이미 하늘나라의 삶을 사는 백성이다. 이 신앙 고백이 곧 우리 모두의 것이 되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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