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도시 탈출, 전원마을에서 웰빙을 꿈꾸다
[라이프]도시 탈출, 전원마을에서 웰빙을 꿈꾸다
  • 김민정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1.06.20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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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주춤하던 전원주택시장이 그린벨트 해제, 고속도·국도 확충, 주5일제 도입 등의 조건이 맞물리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원래 전원주택은 한국인의 로망이다. 특히 은퇴를 앞두고 있는 노년층에게는 자금만 된다면 여생을 보내고 싶은 꿈의 터전이기도 하다. 매일 흙을 밟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건강도 유지하고 유년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는 삶은 축복된 말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실제로 자녀의 연령이 높을수록 전원주택 거주에 대한 고려가 높다고 하니 실버타운 바람이 부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외국에서는 이미 미국의 Sun city, 일본의 시니어 주택, 필리핀의 필즈라이프 등의 타운이 건설돼 고령화돼 가는 사회의 모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삼성 노블 카운티’ ‘명지 엘펜하임’ ‘수동 시니어 타운’의 실버타운이 생겨나고 있다. 첨단의 시설을 갖췄지만 다양한 세대와 교류하며 활기찬 노년을 희망하는 이들에게는 다소 매력이 떨어진다는 게 단점이다.

한편 전원주택에 거주하거나 거주를 희망하는 젊은 세대의 비율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주5일 근무제 도입과 웰빙 열풍이 일면서 자연친화적인 삶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데리고 귀농해 생활하는 젊은 가족의 모습이 각종 언론매체에 등장하는 것도 한몫 했다. 자연스레 중산층의 상징이자 서민들의 꿈이었던 아파트는 예전의 인기만 못하다.

대단지화, 브랜드화, 레저용 주택이 대세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내집 마련이 숙원이던 시대는 지났고 획일적인 도시 생활보다는 자연과 더불어 여유로운 삶을 사는 것이 진정한 멋진 인생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전원생활과 귀농 관련 서적의 주제도 단순한 ‘자연 친화’에서 벗어나 도전적인 ‘농촌경영’으로 변하고 있다. 예전엔 아예 도시생활을 철저히 등지고 내려간 부부의 삶을 다룬 <아이들은 자연이다> 같은 부류의 책이 주목을 받았지만 이젠 그다지 새로운 이야기만은 아니다. 오히려 자연에서의 삶이 현실도피가 아니라 ‘새로운 인생 2막을 열 수 있는 가능성의 공간’이라는 메시지의 <전원생활도 재테크다> 같은 책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다.

평범한 직장인에서 연 매출 30억의 농부로 변신한 송광매원 서명선의 <귀농경영> 등 자연에서의 삶을 새로운 도전으로 보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젊은 층의 관심과 유입이 높아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현재 주택시장의 성향을 분석해 보면 ‘대단지화, 브랜드화, 레저용 주택’이라는 세 가지 특징이 눈에 띈다. 용인, 양평, 광주, 남양주 등 소위 ‘빅4’로 불리는 수도권 동남부 지역에 40가구 이상의 대단지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 도시 편의시설과의 단절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단지 개발을 통해 편의시설과 기반시설을 확충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아파트에 불었던 브랜드 바람처럼 전원주택도 브랜드가 없으면 신뢰를 얻기 힘들다.

삼성에버랜드는 용인 푸르메마을 1차 단지 개발 완료에 이어 일산에 2차 단지를 조성하고 양평군에 3차 단지를 개발, 분양 중이다. 한국토지신탁과 드림사이트코리아가 함께한 ‘포레스트힐’은 양평과 남양주 평내의 대표적인 전원주택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주)에스·디의 ‘노블레스빌’도 1차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 주택의 수요자들이 전부 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주5일 근무제의 영향으로 세컨드하우스(Second House)를 보유해 일명 ‘레저용 주택’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역으로 젊은 전문직종 사이에선 서울 근교에 집을 얻고 직장 부근에 원룸을 얻어 개인의 공간을 확보하는 ‘역 세컨드 하우스’도 생겨나고 있다.

전원주택 구입 시 고려 사항

평생 모은 돈을 투자할 뿐 아니라 낯선 곳으로의 이주이니만큼 수요자들의 걱정거리는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광훈 드림사이트코리아 대표에게 전원주택 구입 시 고려할 사항을 들어 보았다.
“거주 희망자들이 가장 크게 고려하는 부분은 ‘생활편의시설 접근성, 도로상황과 교통 편리성, 주민과의 친밀성, 자연환경의 우수성’입니다. 젊은 층은 자녀의 교육 문제까지 고려해 인근 학교를 살펴보고 선정해야 하구요.

50세 이상이라면 ‘연고지와의 거리, 입지조건, 투자비 규모, 주변 편의시설’이라는 항목을 추가로 고려해야 합니다. 생활편리 면에서 가시권 이내에 기존 마을이 있는 것이 좋고 군청, 읍·면사무소 소재지와는 20분 거리, 도청 소재지와는 최소 1시간 30분 이내에는 있어야 편하죠. 주말에 오고 갈 자녀들의 이동거리도 생각 하는데요, 두 시간 이내에 갈 수 있는 거리라면 자녀들에게도 부담이 적습니다. 주거 조건에 있어 수요자들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입지 조건입니다.

직접 다녀보며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평지일 경우엔 일조권이 보장되는 지역이어야 하고 경사지일 경우엔 남향받이 땅이 좋아요. 호반이나 강변지역은 안개가 잦은 2~3월, 10~11월에 해뜨기 직전 답사해서 상승 안개가 있는지 따져봐야 하구요. 발품을 팔아야 좋은 집을 얻으니까 귀찮은 일은 아니죠. 그중에서도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전원주택의 가장 큰 매력이니만큼 기대치가 큰 부분이에요. 산간지역일 경우에는 일조시간을 체크해 평균적인 일출, 일몰 시간을 비교해 보세요. 혹 산에 가려서 해가 늦게 뜨거나 일찍 지는 지역이 있는데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몇 십년간 아파트 생활에 익숙해진 요즘 세대의 경우, 어린 시절의 시골생활과는 별개로 전원주택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초기 2~3년간은 원래 생활기반이 있던 곳을 가끔 왕래하며 서서히 횟수를 줄이는 것이 노하우라고 한다. 거꾸로 그 전에 미리 땅을 사놓고 주말마다 내려가 적응한 다음 완전히 정착하는 계획도 고려해 볼 만하다.

 ‘전원’매력에 빠진 가정사역자

동년배들이 전원주택 구입을 고려할 때 투자로 성공한 이가 있어 화제다. <아침 키스가 연봉을 높인다>의 저자이자 유명한 가정사역자로, 기아대책본부의 이사장으로 활동 중인 두상달 장로다. 그의 노블레스빌은 이름대로 상류사회계층을 위한 전원풍의 귀족단지다.
강남에서 30분 거리에 위치해 있는 서울 접근성과 탁 트인 조망권, 남향 위치, 철저한 보안과 독립된 진입로 등의 차별화로 아무나 입주할 수 없는 곳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반면 그의 사무실은 강남 삼성역에 위치해 있었다.

노블레스빌의 위치가 배산임수 지형이라고 자랑하면서도 본인은 정작 바쁜 스케줄 덕에 도심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 이제 막 방송 강의를 마친 아내의 전화를 받느라, 본인은 다음 강의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원래 은퇴하면 같이 살려고 친구들 일곱 명이랑 여기저기 둘러보고 다녔어요. 제가 외향적인 성격이라 친구가 많거든요. 신혼 때는 매일 2,30명 씩 초대해 아내가 속을 썩이기도 했죠.” 참다 못한 아내의 애기를 듣고 나서야 남편으로서의 자신을 반성하고 이후 가정사역자로 나서게 됐다는 얘기다. 가정 사역이나 펜션 사업이나 친구들 덕에 하게 된 셈이다.

“애들이랑 처음 양평에 가는데 가는 길 자체가 무척 예쁜 꽃길이야. 그때부터 내심 결정을 했죠. 가보니 앞에는 강, 뒤에는 산이라 창 밖 풍경이 딱 동양화 한 폭이더라구요. 거기서 무너졌죠. 하하. 법적으로 해 놔서 주위에 모텔도 없고 수질관리도 서울시에서 운영해 주니까 이만한 데가 없겠더라구요. 주택 근처에는 강이랑 도로가 붙어 있으면 안 되거든요. 강이 너무 가까우면 습기가 차서 안 좋고 도로 확장이나 제방시설을 신축하면 흡수될 위험도 있거든요. 그 위치 잡는 데 애먹었죠. 적절한 곳에 짓고 나니 여기서 아내와 해로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구요. 아직도 못가고 있긴 하지만요 하하. 내입으로 얘기하기 쑥스럽지만 정말 드라마 속에 나오는 집 같거든요. 방송국에도 촬영장소로 빌려주곤 했는데 하도 엉망으로 써서 지금은 안 빌려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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