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너무 많이 먹고 있다"
"우리는 너무 많이 먹고 있다"
  • 이원우
  • 승인 2012.10.2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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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를 읽는 남자: 나구모 요시노리의 <1日1食>
 

일종의 역발상이 돋보이는 책을 소개할까 합니다. “건강해지려면 배를 비워라.” 일본의 의사 나구모 요시노리의 <1일 1식>이라는 책입니다. 일본어 원제는 <공복이 인간을 건강하게 한다>로 돼 있네요. 상당한 호기심을 유발하는데요.

저자는 본인의 경험에 비춰 서술을 진행하면서 공감대를 유도합니다. 본인 스스로가 과체중으로 고생한 적이 있다고 하네요. 시행착오 끝에 육식을 끊고 채소 중심으로 먹었더니 변비가 순식간에 사라졌고, 밥 한 그릇에 반찬 하나와 국 하나를 먹는 ‘1즙 1채’로 식사패턴을 바꿨더니 체중이 수직으로 하락했다는 경험을 얘기합니다.

하루에 한 끼만, 그것도 1즙 1채로 먹으면 당연히 배가 고프겠죠. 그런데 이 책은 공복이 돼야 ‘장수유전자’가 활동을 시작한다는 주장을 펼칩니다. 굶주림과 추위 속에서 인간은 더 생명력을 발휘한다는 것이죠. 선진국의 출생률은 낮은데 아프리카의 출생률이 높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설명을 하네요.

이 책은 또 마치 이야기책처럼 유전자들에 대한 접근을 하는데요. 인간의 몸속에는 ‘생명력 유전자’ 집단이 있는데 기아유전자, 연명유전자, 면역유전자, 항암유전자, 수복유전자 등등으로 구성돼 있다고 합니다. 이들은 오직 굶주림과 추위에 내몰렸을 때에만 활동을 시작하는데 우리는 너무 많이 먹고 있어서 갈수록 허약해진다는 주장입니다.

이 책에는 진화(evolution)라는 개념이 많이 나오는데요. 근시나 당뇨병도 진화와 적응을 해 나가는 과정의 산물로 봅니다. 가까운 걸 잘 봐야 되는 환경에 적응하면 근시가 되고 달라진 식습관에 적응하기 위해 포식기관들이 퇴화하는 병이 당뇨병이라는 식이죠.

카페인에 대한 분석도 ‘식물이 자신의 생존성을 높이기 위해 만든 독’으로 해석하면서 해로움을 역설합니다. 이렇게 나쁜 음식들을 피하고 1즙 1채로 식사량을 줄이면 당연히 배가 고프겠죠. 그런데 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를 즐겨야 된다는 게 나구모 요시노리의 주장입니다.

궁극적으로 나구모 요시노리의 건강법은 세 가지로 정리되는데요. 공복, 완전식품, 그리고 수면입니다.

공복은 1일 1식을 하면 자동으로 달성되는 것이고, 완전식품은 계란, 우유, 멸치 등 하나의 생명체를 통째로 먹는 식습관을 의미합니다. 과일도 껍질째, 채소는 잎까지, 곡물은 도정되지 않은 것을 통째로 먹어야만 한 생명체의 영양소가 고스란히 들어온다는 주장이네요.

세 번째는 수면인데 인간의 성장호르몬이 나오는 10시-새벽 2시를 반드시 수면시간에 넣어야 한다는 겁니다. 성장호르몬이 아이들에게는 성장이지만 어른들에게는 ‘젊어지는’ 호르몬이기 때문이라네요. (참고로 성장호르몬이 활발하게 분비되는 성장기 아이들에게 ‘1일 1식’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규칙적인 생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인간은 17만 년 동안 태양의 리듬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이걸 거스르면 대가로 질병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죠.

‘틀에 박힌 생활을 하는 것이야말로 건강의 첩경’이라는 표현은 이채롭네요.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나침 없는 생활을 하자는 내용은 현재의 힐링 코드와도 연결이 되면서 책의 인기 비결로 거듭납니다.

생물학‧의학적으로 관심 있으신 분들은 <잡식동물의 딜레마>, <인간에 대한 오해> 등의 책들과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이네요. 건강의 측면에서도 한 번쯤 참고해 보면 어떨까 제안하고 싶어지는 흥미로운 책 <1일 1식>이었습니다. (미래한국)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 음성파일은 본지 홈페이지를 통해 ‘이원우 기자의 Podcast’에 접속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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