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오바마
기후변화와 오바마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3.02.2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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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사회에서 ‘기후변화’ 이슈가 갑자기 부상하고 있다.

시작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지난 21일 취임식이다.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에서 ‘기후변화’ 이슈를 꺼냈다. 기후변화는 2009년 취임 후 그가 잠깐 추진하다 국내외 반발로 쑥 들어갔던 이슈였고 대선 기간 중 이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은 우리 자신 뿐 아니라 후세들을 위한 것이라며 어떤 사람들은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의 압도적인 판단을 부인하고 있지만 그 위협에서 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의 입장은 지난 2월 12일 연두교서에서도 동일하게 강조됐다. 오바마 미 대통령은 기록적으로 더웠던 12번의 여름이 지난 15년 동안 있었고 가뭄, 산불, 홍수가 더 많이 더 자주 있었다며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의 엄중한 판단을 믿고 더 늦기 전에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회가 기후변화 대처 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며 그렇지 않으면 행정명령으로 본인이 나서겠다고 분명히 했다.

다음날 이른바 환경운동가 몇 명이 백악관 앞에서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캐나다 서부에서 텍사스 남부까지 총 1,700마일에 이르는 송유관인 키스톤(Keystone) XL 건설을 승인하지 말라는 시위를 벌이다 체포당했다.

며칠 뒤인 지난 17일 워싱턴 DC에서는 전국에서 온 약 2만명의 환경운동가들이 키스톤 XL 송유관을 통해 공급되는 원유는 지구온난화를 초래하는 이산화탄소를 발생하고 송유관 훼손돼 기름이 새면 환경이 파괴된다며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송유관의 건설을 승인하지 말라는 대규모 가두시위를 펼쳤다.

키스톤 XL 송유관은 4년 전부터 추진된 캐나다와 미국 간 송유관 건설 작업이다. 캐나다 서부 사막 지역에서 채굴한 원유를 송유관을 통해 몬타나, 사우스다코타, 네브래스카, 캔사스, 오클라호마를 거쳐 텍사스 내 정유소로 보내도록 하는 것으로 70억 달러 규모의 대공사다.

공화당 의원 대다수, 기업가들 및 석유업체는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유익이 크고 에너지 해외 의존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송유관 건설을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다수와 환경운동가들은 환경 피해를 가져온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바마 미 대통령이 키스톤 XL 송유관 건설을 승인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환경운동가들은 승인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바마 미 대통령이 취임식과 연두교서에서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자동차, 공장 등에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 때문에 지구가 온난화되면서 이상 기후현상이 나타난다는 기후변화는 공화당을 중심으로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반박되고 있다.

첫째, 기후변화는 최근의 현상이 아니라 지구의 오랜 역사 가운데 늘 있어 왔다. 과학자들은 지구가 한번은 완전히 얼어붙은 적이 있었다며 그때를 ‘눈덩이 지구’라고 부른다. 사막은 한때 바다였고 동토(凍土)인 툰드라 지역은 한때 초원이었다.

둘째, 사람들은 기후를 조절할 수 없다. 기후변화는 많은 이유로 일어난다. 창조론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섭리가 그 이유다. 과학자들에게는 수많은 이유들이 있다.

그 가운데 대륙의 움직임도 들어 있다. (북아메리카 대륙은 사람의 손톱이 자라는 속도, 즉, 1년에 약 1인치 자라는 속도로 유럽 대륙에서 떨어져나오고 있다) 다른 요인으로는 화산활동, 지구의 궤도, 운석, 지구의 고령 등이다.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플로리다)는 “정부는 날씨를 바꿀 수 없다”며 “날씨를 바꾸겠다며 만드는 법들과 행정명령은 우리 경제만 해칠 뿐”이라고 말했다.

미국사회에서는 기후변화 이슈를 필두로 진보적 의제들을 추진하는 오바마 미 대통령과 민주당, 그리고 이를 반대하는 공화당의 대결이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애틀란타=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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