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구하라"를 검색했다
[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구하라"를 검색했다
  • 이원우
  • 승인 2013.09.05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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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5일 오후 2시 00분
 

- 포털사이트 NAVER 1위 -

- 5인조 걸그룹 ‘카라’가 오후 2시 검색창에 등장한지 3일 만에 그 멤버인 ‘구하라’가 관심의 대상이 됐다. 이번엔 별로 좋은 계기는 아니다.

- 카라는 4일 밤 11시 20분에 방영된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에 출연했다. 윤종신, 김국진, 김구라, 조규현(슈퍼주니어) 등이 사회를 보는 이 프로그램은 이른바 ‘돌직구’를 날리는 것으로 매주 화제가 되는 프로그램이다. 얼마 전 종영된 강호동의 ‘무릎팍도사’보다 가볍지만 깊게 찌르고 들어가는 예민한 질문이 이 프로그램의 인기 비결이다.

- 가수 박진영과 함께 출연한 카라의 구하라에 대해 MC들은 ‘연애돌(연애 아이돌)’이라는 별명을 언급하며 “할 얘기가 많다”고 운을 뗐다. 윤종신이 “원하지 않는 부분을 빼 달라고 하면 안 하겠다”고 하자 구하라는 “연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조규현이 “내가 입 열면 구하라는 끝난다”고 농담을 한 이후에 터졌다.

- 구하라는 발끈하며 “(오빠도) 당당하지 못하잖아요”라고 웃으며 응수했지만 결국 눈물을 흘렸다. 카라 멤버 한승연은 “너무 심하셨어요”라고 말했고, ‘라디오스타’는 이 장면을 편집하지 않고 내보냈다. 현재 네티즌들은 카라의 방송 태도가 좋지 못했다는 쪽과 ‘라디오스타’의 스타일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갈려 격렬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내란 모의를 하는 국회의원도 있는 마당에 이게 뭐 그렇게 큰일인가 싶지만, 아이돌 왕국에서는 빅 이슈다.

- 도발적인 질문이 ‘라디오스타’의 스타일인 것은 분명하다. 물고 늘어질 줄 몰랐다면 출연하지 않는 것이 프로다운 자세라는 것도 옳은 지적이다. 아무리 직설적인 질문이 던져져도 별 것 아니게 대응했으면 정말로 별 것 아닌 걸로 넘어갈 수도 있는 문제고, 많은 연예인들이 이 메커니즘을 통과하기 위해 ‘라디오스타’에 출연한다.

- 다만 이 프로그램이 게스트에 따라 다른 잣대를 적용하는 측면은 있다. 이를테면 지난 8월 7일 출연한 게스트 이현도의 병역기피 의혹에 대해 ‘라디오스타’는 아무런 말도 꺼내지 않았다. 이 문제를 건드리지 않겠다는 합의가 있었던 거라면 그런 특혜가 구하라에 대해서는 왜 적용되지 않는지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아 녹화 중에 사고(?)가 났을 때 이 과정을 어디까지 시청자들에게 노출시킬지도 고민해 볼 문제다.

-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어제 ‘라디오스타’의 시청률은 전국기준 8.3%를 기록하며 수요일 밤 예능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했다. 구하라 부분을 발췌한 편집 영상이 각종 게시판에 돌아다니고 있고 검색창에까지 올라왔으니 실질적인 영향력은 8.3%보다 훨씬 크다고 볼 수 있다.

- 갈등마저 관심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엔터테인먼트의 기본이라 한다면 어제의 해프닝도 ‘산업’의 일부로 보아야 하는 걸까. 다만 구하라가 눈물로 답변을 거부한들 대중들의 마음속 호기심마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리고 카라는 바로 그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걸그룹이다. 대한민국은 ‘구하라’를 검색했다.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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