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씨엘"을 검색했다
[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씨엘"을 검색했다
  • 이원우
  • 승인 2013.05.28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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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28일 오후 2시 00분
 

- 포털사이트 NAVER 4위 -

- 이 GIZIBE와 미국의 시차는, 없다.

- 빌보드차트에 대한 애착(?)이 잘 설명해주듯 미국은 대중음악계의 오래된 목표였다. 미국에서 어떤 팝스타가 히트곡을 냈다는 건 곧 그로부터 6개월 뒤 한국에서 비슷한 작품이 유행할 것이라는 징후이기도 했다.

- 1996년부터 시작된 YG엔터테인먼트의 역사는 곧 ‘미국 유행’과의 거리감을 줄여나가기 위한 몸부림이기도 했다. 2001년 당시 미국 음악의 스타들을 두루 포섭해 큰 화제가 됐던 지누션의 3집 앨범은 YG의 지향점을 잘 요약하고 있었다.

- 어떻게든 그들과 ‘같은 세계’에 속해 있고자 하는 뚜렷한 목표가 그들에게는 존재했다. 그 도상에 지누션이 있었고, 원타임(1TYM)이 있었고, 빅뱅이 있었고 2NE1이 있었던 것이다.

- 출범 20년을 바라보고 있는 2013년. YG의 위상은 달라졌다. 2009년 지드래곤(빅뱅)의 솔로 앨범까지만 해도 맹렬하게 따라붙었던 ‘짝퉁’의 오명이 점점 희미해지면서 새로운 유행 창조에 대한 발언권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 여기에 유튜브라는 기막힌 플랫폼의 역할은 컸다. YG를 그저 ‘받아들이는 집단’이 아닌 ‘쏟아내는 집단’으로 발돋움시켜 주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은 화룡점정이었을 뿐, YG의 대표 선수인 지드래곤은 이미 글로벌 팝스타로서 일련의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 그는 일본, 대만,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을 무대로 한 월드투어 중이기도 하다. 동남아시아가 맹렬한 기세로 성장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 청년과 YG의 미래가치는 막대한 것이다.

- 씨엘(CL)은 ‘여자 빅뱅’이라는 닉네임으로 2009년 데뷔한 2NE1의 리더다. 노래와 랩이 모두 가능한 발군의 실력은 동년배의 소녀 아이돌과 쉽게 차별화되는 지점을 만들었다. 오늘 그녀는 처음으로 솔로 싱글 ‘나쁜 기집애’를 발표하며 순식간에 음원 차트를 점령했다.

- 이 노래에도 소위 미국색은 뚜렷하다. ‘족보’가 한국 바깥에 존재하는 곡임에는 틀림이 없다. 다만 과거의 작품들과 이 노래에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지금 이 순간’ 미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메인스트림과 시차 없이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어인 기집애(GIZIBE), 언니(UNNIE) 등의 단어를 영어화(化)해 반복한다는 점은 단순한 유행의 소비를 넘어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 세계 어디에 내 놔도 뒤지지 않는(?) 한국의 외모지상주의는 K-POP 스타들에게 눈부신 뮤직비디오로 형상화된 바, 서현승 감독이 연출한 ‘나쁜 기집애’의 뮤직비디오 역시 흥미로운 구석이 많다. 명백히 한국보다는 세계를 겨냥해 만들어진 콘텐츠의 집대성이다. 짧고도 특이한 이 한 곡의 노래는 곧 YG 엔터테인먼트, 나아가 ‘세계 속 K-POP’의 지표(指標)를 자처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씨엘’을 검색했다.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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