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의 ‘피에타’와 제사장들의 추억
베니스의 ‘피에타’와 제사장들의 추억
  • 한정석 편집위원
  • 승인 2012.09.10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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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영화제는 정치적이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가 베니스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받았다. 잠시 평을 들어보자.

강유정(영화평론가): "이런 작가주의 영화는 숫자로 환산되지 않는 한국의 이미지라든가 한국의 예술적 자질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습니다."

글쎄...작가주의라는 것이 과연 그렇게 미학적으로 평가될 만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한마디로 ‘내 영화에 관객은 필요없다’는 거니까.

유럽의 영화제는 정치적이다

칸을 비롯해 유럽의 영화제는 정치적이다. 그 정치는 헐리웃에 대항적 리더십, 다시말해 헤게모니 지향적이다. 자본에 저항하는 독립예술!

하지만 이들이 갖는 심급판결의 권력은 고대 제사장 권력에 대한 향수다. 대중에게 빼앗겨 버린 신성한 중개권. 소위 '너희가 영화를 아느냐'라고 물음으로써 회복하고자 하는 권력!

대중은 이제 제사장이 필요없다. 문화권력의 지성소 장막이 찢어진 게 언제던가..

헐리웃의 자본이 시대 서사를 통한 새로운 미학의 신화들을 쓰는 중이다. 아바타를 통한 생태주의적 아나키즘에서 프로메태우스를 통한 존재론적 질문까지..

그래서 오히려 헐리웃의 대중영화들 속에 담긴 서사에 시대적 질문이 있다. 헐리웃 자본의 영화에 철학과 미학이 없다는 생각은 망상이다. 이미 자본은 서사의 신화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돈으로 수많은 미학자들과 철학자들을 사들인지 오래다.

말라 비틀어진 작가주의는 버려라. 걸어다니는 현금 파쇄기들이여! 대중은 이미 제사장이 필요 없이 직접 소통하고 있다.

한정석 편집위원 kalito7@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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