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방선거 의외로 선전 가능성 있다”
“이번 지방선거 의외로 선전 가능성 있다”
  • 인터뷰 : 조희문 미래한국 편집장
  • 승인 2018.01.04 12: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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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석춘 자유한국당 1기 혁신위원장 [인터뷰]

난파선에 올라 보수의 미래를 꿈꾼 류석춘


정리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사진 : 백요셉 미래한국 기자

보수혁신이라는 중책을 떠안고 표류하던 난파선에 기꺼이 뛰어들었던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이 중책을 내려놓고 새로운 모험에 나섰다.

1기 혁신위를 마친 그는 내년 지방선거를 대비한 조직강화특별위원(조강특위)에 임명돼 또 다른 활동을 시작했다.

자유한국당이 내건 내년 슬로건 ‘승풍파랑’(乘風破浪. 바람을 타고 물결을 헤쳐간다)처럼 류 전 혁신위원장의 도전은 내년에도 거침없이 질주할까?

미래한국은 자신에게 주어진 정치적 역할에 사명감을 갖는다는 류 전 위원장을 26일 서울 모처에서 만나 그간 소회를 들었다.

류석춘 자유한국당 1기 혁신위원장 / 백요셉 미래한국 기자
류석춘 자유한국당 1기 혁신위원장 / 백요셉 미래한국 기자

- 1기 혁신위원회가 마무리 단계입니다. 그 동안의 활동이나 성과를 자평하신다면?

대통령 탄핵 후 대선에서 패배한 자유한국당은 체제 정비를 곧 시작했습니다. 홍준표 대표가 당원과 국민의 상당한 지지를 받아 당 대표로 뽑히고 나서 바로 혁신위원회를 시작했어요. 제가 과제를 맡게 됐고, 저희는 그 시점에서 보수세력이 새롭게 출발하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하는 일에 집중했습니다. 처음 발표했던 게 보수가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가를 고민한 혁신선언문이었습니다.

그 안에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담았는데, 저희가 꼭 했어야 할 이야기 중 하나가 ‘보수정치가 망가진 책임은 누가, 어떻게 져야 할 것인가’였습니다. 그래서 나온 결론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책임과 또 박 전 대통령을 가까운 거리에서 도왔던 사람들의 책임을 묻는 것이었습니다. 박 전 대통령과 서청원, 최경환 의원 최소한 세 분이 책임을 지는 것으로 새 출발 계기로 삼자고 한 것입니다.

- 쉬운 작업은 아니었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인적 청산 다음 단계로는 가치의 문제였습니다. 보수가 새롭게 출발하는 데 있어서 지나치게 기득권편이 아니라 어려운 사람들 입장에서 당 체질을 바꾸고 세력을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판단을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개념이 ‘서민중심경제’입니다. 서민이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것으로 보수세력이 국민의 지지를 받자라는 이야기를 한 것이지요. 서민중심경제라고 하니, 주변에서 좌파 포퓰리즘이 아니냐는 걱정도 많이 하는 걸 들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대한민국이 출발할 때 이승만 대통령은 농지개혁을 단행했습니다.

농지개혁이란 게 말하자면 서민들 잘 살게 하자는 정책이었어요. 이건 이 전 대통령의 가장 큰 공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이고요. 또 박정희 대통령은 1960~70년대, 농촌의 어려운 사람들이 도시의 공장으로 와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듭니다. 다시 말해 서민중심경제란 국민이 잘 사는 나라를 만들자는 이승만, 박정희 두 분의 전직 대통령 노선을 오늘의 시점에서 되살리는 방향, 계승하자는 뜻인 셈입니다.

- 말씀하신 이승만 전 대통령의 토지정책은 6·25 전쟁 이후 적화되는 걸 막은 요인도 됐던 것으로 압니다.

물론입니다. 소작농 생활을 해온 대부분의 농민들이 조금이나마 자기 땅을 갖게 된 사실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북한이 남쪽으로 내려와 점령했을 때 농민들이 북한 편에 서지 않게 된 중요한 요인이 되었던 것입니다. 자기 땅을 갖게 되니 열심히 노력해서 뭔가를 이뤄보자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던 것이고, 그런 보수적 가치와 노선을 국민이 선택했던 겁니다. 우리 당은 그 점을 계승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혁신안에 담게 된 것입니다.

-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다는 자평으로 이해됩니다. 조금 다른 질문입니다. 친박세력의 반발 등 혁신위 초반 방향을 잡는 데 꽤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이 되는데요. 결과적으로 볼 때 현재 홍준표 체제가 당 중심에 섰다는 평가, 가능할까요.

홍준표 대표가 대선에서 패배하고 일선에서 물러났을 때, 그 당시 당을 이끌 사람이 누구인가 하는 문제에서 뚜렷한 대안이 없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많은 기대가 홍준표에 몰렸고 압도적 지지로 당 대표에 당선됐습니다. 홍준표 체제가 새롭게 출발하는 데 있어서 박근혜 전 대통령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여러 현안이 있었던 건 잘 아실 겁니다. 당 대표로서 홍 대표는 어찌됐든 보수정치 몰락의 책임 규명에 앞장설 수밖에 없는 처지였습니다. 걱정이 참 많았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순 없지만 저렇게 감옥까지 가도록 한 것은 과하지 않느냐는 생각을 보수세력 안에서도 저 이외에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렇기에 박 전 대통령을 무조건 지켰어야 했느냐, 아니면 일정 정도 책임을 지도록 하느냐 논란이 계속됐고, 그 와중에도 홍 대표는 책임정치라는 입장을 정리하고 강력하게 추진했던 겁니다. 저 역시 그 주장에 동의한 것이고요. 지금은 어느 정도 리더십이 자리를 잡은 것 같습니다.

고비마다 결단한 홍준표 리더십 안착

- 성완종 리스트 대법원 판결 선고가 난 후 초반 불안했던 홍준표 대표 체제도 가닥이 잡혀 가는 것 같습니다. 홍 대표의 위상이 새로 자리매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앞으로의 방향은 어떻게 보십니까.

아직도 일부에서는 홍 대표가 태극기 세력을 너무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합니다. 그렇다고 박 전 대통령이 잘한 것인가 하고 거꾸로 질문을 던진다면 박 전 대통령이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홍 대표는 그 문제에 대해 상당히 일찍 결단을 내렸고 그 배경에는 구속기간 연장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보면, 박 전 대통령 구속기간 연장이 될 때 홍 대표는 ‘우리가 계속 박 전 대통령을 무조건 디펜스(defense)하면 저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함정에 빠지는 것 아니냐’ 하는 걱정을 했고, 저는 그 우려가 맞았다고 봐요. 여권 사람들은 가령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뇌물이라고 하는데, 그 사람들이 그런 프레임으로 계속 가는 문제에 있어서 홍 대표는 끊을 건 끊자는 결단을 한 것이지요.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홍 대표 결단에 동의하는 셈입니다. 지금 당협위원장 교체도 그 과정이라 보고요. 처음엔 홍준표식 개혁이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많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당 일각에서는 ‘저 사람 곧 무너지니까 흔들자’는 취지의 이야기도 많이 했습니다. 다행히 시간이 흐르면서 홍 대표 리더십이 안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1기 혁신위의 역할이 구보수정치와의 단절이었다면 곧 시작할 2기 혁신위는 신보수주의 노선과 정책으로 내년 6월 지방선거를 대비한 구체적인 정책과 전략 등을 개발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 보수를 재정립하는 과정에서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김영삼 전 대통령도 언급하면서 신보수주의라는 용어를 꺼내들었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을 포함하는 신보수주의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왜 이 시점에서 신보수주의입니까.

이승만 대통령이 나라를 세우고 6·25 전쟁에서 나라를 지켰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경제를 살렸고요. 김영삼 대통령은 공과에 대한 논란이 있습니다만, 민주화에 기여해서 민주주의를 공고히 하는 데 업적이 있어요.

- 민주화의 경우 지금까지 좌파의 전유물처럼 인식돼 왔습니다.

좌파들은 민주화의 공이 좌파에게만 있고, 우파에게는 없다는 식으로 주장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 부국 정책으로 형성된 중산층이 민주화를 주장했고, 김영삼 대통령 때 일정 부분 완성됐습니다. 이 부분도 우리가 계승해야 할 대한민국의 중요한 유산이고 터닝포인트인 것이지요. 이승만의 건국과 호국, 박정희의 부국, 김영삼의 민주화가 있는 것입니다.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이 나란히 민주화의 공을 주장할 수 있는데요, 우파가 좌파에게 민주화의 공을 다 내주고 뺏겨선 안 된다는 주장이 있는 것이고 저는 그 주장이 맞는 판단이라고 봅니다. 김영삼 대통령이 외환위기를 불러들였다는 논란도 있지만, 큰 흐름으로 봐선 2017년 현재, 대한민국의 건국, 호국, 부국, 민주화를 우리가 주도한 것이고 우파가 그 중심에 서야겠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한국당이 세 분의 사진을 내 건 것입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입장은 보수에서 여전히 민감한 문제입니다. 탄핵에 대해서도 법적인 것과 별개로 심정적인 수용 여부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정치 상황을 맞이하자면 이 문제에 정리가 필요한 것 아닌가 싶은데요. 박 전 대통령 정치적 위상을 포함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합니까.

단기적인 수용 여부와 장기적인 차원의 수용 여부, 평가가 구분돼야 합니다. 예컨대 4·19, 5·16, 10월 유신이 있었을 때 그 사건들이 특정 시점에서 각각 단기적 효과, 장기적인 효과를 낳은 것처럼 말입니다. 박 전 대통령 집권과 후반부 탄핵 과정은 그 시점마다 역할과 논리적 판단이 있을 겁니다.

저는 우선 박 대통령이 보수정치를 망가뜨린 책임을 피할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책임을 여권에서 말하는 것처럼 제3자 뇌물죄다, 국정원 뇌물죄다 하는 식으로 할 것인가 하는 기준과 판단에는 동의할 수 없어요. 저 뿐 아니라 많은 우파 시민들도 동의하지 못할 겁니다. 반면 야당과 언론 시민사회를 상대로 정치를 잘못해서 일정한 후퇴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도 냉엄한 현실의 평가이지요.

저는 단기적 평가와 장기적 평가를 구분해서 4·19가 벌어지고 5·16이 벌어졌듯이 일단 탄핵도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봅니다. 훗날 5·16이 잘된 것이냐 아니냐 평가가 나오는 것처럼 탄핵이 잘한 것이냐, 아니냐 하는 평가는 장기적 과제로 넘겨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그런 장기적 과제에서 성공하려면 우리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기고 차기 국회의원 선거,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권력을 되찾아 와야 합니다. 그래야 좌파들의 일방적인 평가를 극복할 수 있겠지요. 물론 박 전 대통령이 잘했느냐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이고요. 복합적으로 얽힌 사건이라 어려운 문제입니다.

기회 되면 현실정치 참여할 것

- 김진태, 전희경 의원 등 몇몇 국회의원을 언급하면서 보수의 희망이라는 취지로 말씀하셨는데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그분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문제에서 강경한 입장에 서 있는 분들입니다. 그러나 한국당은 탄핵에 앞장섰던 바른정당에 갔던 분들을 받아들이고 또 탄핵은 어쩔 수 없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큰 흐름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김진태, 전희경과 같은 분들의 이야기를 잊어버려선 안 된다는 것이지요. 한국당 한쪽의 강경한 입장을 살려서 앞으로 정치지형이 개선될 때마다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마치 좌익들이 30~40년 전 사건을 다시 꺼내서 살려놓듯이 우리도 불씨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탄핵의 법적 판단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또 그것을 비판하고 더 센 강경한 우파 입장 이야기를 묻어선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이지요. 투트랙 전략이라고 할까요, 강온 양 노선이 있어야 하고, 정치지형 변화에 따라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 당장 내년 6월 지방선거가 있습니다. 그때까지 한국당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1기 혁신위가 끝나고 2기 혁신위가 시작되면서 조강특위가 시작됐습니다. 제일 어려운 부분이 바른정당에서 넘어온 사람들과 얼마 전 당무감사에서 통과된 사람들이 일정 부분 겹치는 당협위원장 자리 문제입니다. 그 부분에 대한 정리를 둘러싸고 당내 갈등이 예측되는데, 이 부분 정리를 잘하면 저는 그 이후 공천 과정을 통해 당이 결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봅니다.

기초는 이미 충분히 만들어져 있다고 보고요. 시간이 흐르면서 북핵 문제와 같이 문재인 정부의 여러 정책적, 이념적 노선들의 문제가 누적이 돼 불거질 것으로 봅니다. 내년 지방선거가 어렵다지만 의외로 선전할 수도 있다고 봐요. 우리가 잘해서라기보다 문재인 정부 1년 간 누적된 잘못이 크기 때문이지요. 박 전 대통령이 불통이라고 돌아섰던 민심이 문재인 정부 1년을 겪으면서 위선적인 쇼통 정책을 국민들이 깨닫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 그 점에서 박근혜 정부 때는 언론이 특정 사안을 부풀리고 분노를 부추겼다면 문재인 정부에서는 언론들도 동조하면서 문제를 덮거나 이슈에 대해 유통을 안 시키는 경향도 보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섰을 때는 조선일보를 포함한 거의 전 언론이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언론이 그때와 다르게 우호적이지만 경향신문이나 한겨레신문도 언제까지나 감쌀 순 없다고 봅니다. 언론이 현 정부를 옹호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봐요.

- 세간에는 류 위원장님이 현실정치에 참여할 거라는 예측이 많습니다.

그 질문들을 많이 하시는데, 적극적으로 대중정치인이 되겠다는 의지가 큰 것은 아닙니다. 제 원래 계획은 임무를 마치고 학교로 돌아가는 겁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혁신위원장으로서 6개월에 대해, 그 정도면 열심히 한 성과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말씀을 해 주시고, 당에서 그런 평가를 해준다면 현실정치의 기회가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만약 기회가 생겼을 때 거부하는 것은 도리가 아닌 것이 아니냐 하는 약간의 정치적 사명감도 듭니다.

- 덧붙일 내용이 있으시다면.

요새 언론이 너무 엉망진창이라 볼 매체가 없습니다. 미래한국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래한국이 정론을 펴는 데 앞장서서 나라를 바로잡는 역할을 해주길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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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사랑 2018-01-11 13:08:39
막말만 실컷해대고 행동은 없는
홍판표가 대표직 내려놓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