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나를 살리는 글쓰기... 전업작가는 왜 쉼 없이 글을 쓰는가
[신간] 나를 살리는 글쓰기... 전업작가는 왜 쉼 없이 글을 쓰는가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5.0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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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장석주는 시인, 비평가, 에세이스트, 문장 노동자, 독서광. 40년 동안 글을 썼고 그중 30년을 전업작가로 살며 100권에 가까운 저서를 냈다. 1975년 <월간문학> 신인상에 당선된 시 「심야」로 문단에 나왔고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도 연이어 당선됐다. '고려원'의 편집장을 거쳐 '청하' 출판사를 설립해 13년 동안 편집자 겸 발행인으로 일했다.  그러던 중 1992년 마광수의 『즐거운 사라』를 둘러싼 필화사건이 일어나자 여기에 연루되어 옥살이를 했다. 이를 계기로 출판사를 정리하고 전업작가로 살아왔다.  

저서로 『내 몫의 사랑을 탕진하고 지금 당신을 만나』 『은유의 힘』 『철학자의 사물들』 『장석주가 새로 쓴 한국 근현대문학사』 『이토록 멋진 문장이라면』 『글쓰기는 스타일이다』 등이 있다. 현재 경기도 파주에서 반려자 박연준 시인과 함께 매일 글을 쓰고 책을 읽는 삶을 공유하고 있다.

30년 문장 노동자 장석주를 만든 글쓰기의 4가지 원칙 

처음에는 글쓰기로 살고 싶었고, 이제는 글쓰기가 아니면 살 수 없다. 지난 30년의 세월 동안 전업작가로 활동하며 꾸준하게 글을 쓰며 어느덧 100권 가까운 책의 저자가 된 장석주. 이 지치지 않는 문장 노동자가 신간 《나를 살리는 글쓰기》를 통해 운명적으로 글쓰기를 시작한 계기와 글쓰기만으로 온전히 먹고사는 지금의 인생, 그리고 삶의 의미를 주는 진정한 글쓰기에 대해 솔직하고도 담담하게 고백한다. 

그가 30년 동안 전업작가의 삶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글쓰기의 4가지 원칙(운명적 글쓰기, 감동을 주는 글쓰기, 나 자신을 증명하는 글쓰기, 행복을 주는 글쓰기)을 늘 유념하며 지냈기 때문이다. 

장석주에게 글쓰기는 운명이었다. 어릴 적 문학을 꿈꾸던 청년은 생계를 위해 출판업에 뛰어들었지만, 마광수 교수의 『즐거운 사라』를 둘러싼 필화사건에 얽힌 뒤 번창하던 회사를 접고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본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머리를 벽에 쿵쿵 찧을 정도'의 생활고를 겪으면서도 그는 이 무모한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았고, 지금은 기나긴 출간 목록을 보유한 작가가 되었다. 장석주에게 글쓰기는 희열이었다. 머리를 쥐어짜내는 창작은 온전한 몰입감을 제공했고, 지루한 퇴고 끝에 완성된 글은 더할 수 없는 해방감을 가져다 주었다. 

장석주에게 글쓰기는 온전한 자신의 완성이었다. “나는 글을 쓸 때만 존재한다. 글을 쓰지 않는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잉게보르크 바흐만의 말을 인용하면서, 저자는 “쓰는 일이란 유일한 갈망이고, 숭고한 소명이며, 그걸 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본성”이라고 이야기한다. 글을 쓰지 않는 자신은 진짜 자신이 아니라는 명확한 선언이다. 

마지막으로 작가로서의 끊임없는 고뇌와 지루한 퇴고 후에 세상에 나온 책이 독자들에게 읽힐 때 작가로서의 성취감은 극에 달했다고 한다. 이 순간이 가져다주는 행복감은 작가로 하여금 살아있음의 의미를 주고, 글쓰기를 지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어린 시절 문학이 주는 행복감을 맛본 뒤 글쓰기를 동경하게 됐고, 지금은 작가 이외의 일을 생각도 할 수 없게 되었다는 문장 노동자 장석주. '문장 노동'이라는 말은 긴 세월 동안 그를 지탱하고 이끌어준 문학에 대한 애착의 표현이자, 실제로 글쓰기를 통해 의복과 음식을 구해왔던 노동자의 과장 없는 술회이다. 글쓰기는 외롭고 고단하지만 그에 못지않은, 아니 그 이상의 보람이 있다고 말하는 이 전업작가는 현재 글로써 세상과 소통하고, 자아를 실현하며, 생계를 유지한다. 그렇기에 《나를 살리는 글쓰기》다. 저자의 개인사 속에 문학에 대한 고민, 글쓰기에 임하는 태도, 늙음과 죽음에 대한 고찰 등을 빈틈없이 배치한 이 책은 위태롭고도 보람 있는 전업작가의 삶이 가져다주는 만족감과 행복감에 대한 진지하고도 질박한 고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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