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엄마의 심야책방
[신간] 엄마의 심야책방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5.27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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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살까지 책 읽기에 전혀 흥미가 없었다. 글쓰기에는 더더욱 흥미가 없었다. 지방대 국문학과를 성실함만으로 졸업하고, 관련 없는 중소기업 경리로 7년을 일했다. 그리고 임신과 동시에 전업주부 백수가 되었다. ‘육아’ 라는 극한 직업에 투입된 것이다. 

아이는 너무 사랑스럽지만 온종일 아이에게 빼앗긴 에너지는 금세 방전된다. 아이가 잠든 후에도 연장근무는 계속된다. 그뿐인가? 외로운 날에는 자존감이 끝없이 추락하고, 나를 위한 하루인지 타인을 위한 하루인지 모를 하루가 또 시작된다. 

집에 갇힌 엄마의 삶 속에서, 늘 똑같은 일상 속에서 향상심을 갖기가 힘들다. 다행히 성과를 내야 하거나 남의 눈치를 봐가며 일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래서 승진도 없고 월급도 없다. 남편은 사회적으로 성장하고 자식도 하루가 다르게 성장을 하지만, 아내는 집이라는 울타리에 갇혀 성장은커녕 자신을 갉아 먹으며 살고 있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며. 그런 삶을 매일 읽는 책 한 줄이 구제해주었다. 생각하는 법, 세상을 대하는 법을 ‘책’에서 다시 구경하며 배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엄마의 심야책방이 시작되었다. 

《엄마의 심야책방》에서 소개하는 도서는 ‘내 마음을 읽어주는 책’ ‘흥미도 있고 메모할 거리도 많고 소장가치도 높으며’ ‘3번 이상 읽었고’ ‘앞으로 10번은 더 보고 싶은 책’ 위주로 선정했다. 머리말만 읽고 ‘내 인생의 책’으로 꼽은 《여덟 단어》(박웅현), ‘아기와의 만남은 세상을 바라보는 중심축의 이동’임을 알게 해준 《두근두근 내 인생》(김애란), 소중한 사람들 (남편과 아이, 부모님, 친구들)에게 편지를 써보게 해준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위지안) 등 19권을 담았다. 

엄마를 위한 책이지만 육아서는 한 권만 넣었다. 세상 모든 육아에는 정답이 없고, 책을 읽으며 오히려 나쁜 엄마라는 죄책감에 시달려본 적이 있어서 조심스럽기도 했다. 아이를 대하는 엄마의 단면만 공부해서는 절대 좋은 엄마가 될 수 없다. 좋은 엄마이기 전에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 책들은 엄마라는 틀 안에 갇혀 소멸할 뻔했던 자아를 밖으로 꺼내 세상으로 연결시켜주었다. 물론 저자의 주관적인 욕구 충족 리스트이지만, 그녀가 변화하는 모습을 통해 많은 독자들도 자신을 만족시킬 만한 책을 찾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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