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이사 추천 한국당에 눈이 가는 이유
공영방송 이사 추천 한국당에 눈이 가는 이유
  •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 승인 2018.07.19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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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장악은 한국당 이사 추천 실패도 원인, 이번엔 악순환 끊어내야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방송통신위원회가 KBS와 MBC 공영방송 차기 이사에 지원한 후보자 공모를 마감하고 명단을 공개하면서 언론이 검증에 들어갔다. 그런데 포털 사이트 기사를 검색해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눈에 띈다. 공영방송 이사에 누가 지원했는지, 그들 이력이 어떤지, 공영방송 이사회에서 직무를 똑바로 수행할 자질과 능력이 있는지를 점검, 보도하는 매체들이 거의 대부분 언론노조에 우호적이거나 좌파성향 매체들이라는 사실이다. 필자는 이런 모습이 한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져 우파가 판판이 깨져 나가떨어지는 방송과 언론 생태계 현실을 고스란히 증명한다고 본다. 공영방송이 노조방송이냐고 따지고 문재인 정권 방송장악 저지를 목청 터져라 외치지만 그때뿐이다. 징징대는 소리밖에 안 된다. 우파는 관심이 없다. 1980년대 민언련이 만들어지고 언론노조가 조직되고 한겨레신문이 창간된 이후, 진지를 구축해 언론지형을 바꾸려 끊임없이 투쟁해온 상대세력에 짓눌릴 수밖에 없다. 때마다 눈을 희번덕이며 자리다툼만 할뿐 가장 먼저, 반드시 갖춰야할 기본적인 일은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당 추천 결과는 방송정상화 의지 가늠할 바로미터

공영방송 이사 공모가 매번 이런 식이니 보수정당의 이사 추천이 제대로 될 리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밀실추천, 나눠먹기 추천이 횡행할 수밖에 없다. 가장 중요한 기본이 없다보니 언론노조가 짠 프레임에 갇혀 덩달아 놀아난다. 노조방송이 “수구꼴통, 극우”라고 나팔을 불면 그게 무서워서 아군끼리 서로 상대방을 향해 “너는 극우” “나는 개혁보수” 총질을 하게 되는 것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 꼴로 상대가 짠 프레임, 장단에 놀아날 것인가. 한국당이 정말로 방송정상화에 눈곱만큼의 관심이라도 있다면, 아직 진지를 구축하진 못했을지언정 할 수 있는 기본은 해야 한다는 얘기다. 필자는 그 바로미터가 바로 한국당의 KBS 이사와 방문진 이사 추천이라고 본다. 한국당이 이사에 지원한 후보자들 중 어떤 인물을 선택할지 여부에 따라 똑같은 실수를 무한반복 할지 아니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지 판가름 난다는 얘기다.

필자는 이전 칼럼에서 한국당이 공영방송 이사 선임에 있어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원칙적 기준을 제시했다. 언론노조 세력에 의해 장악된 방송현실은 도돌이표를 찍어온 한국당 인사 실패의 산물이니만큼, 방송 감시와 견제를 위해서는 연속성의 원칙을 지킬 것, 방송장악 현실을 조금이라도 타파하고 고쳐나가기 위해 근본적인 변화를 줄 것, 학맥 인맥 등 연줄에 따른 낙하산 인사는 절대 피할 것 등을 꼽았다. 공영방송 이사 선임은 단기적으론 언론 문제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언론이 짜는 프레임에 큰 영향을 받는 정치권력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한국당은 이 세 가지 기준에 위배되는 인물들을 추천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한 방향으로 독주하는 공영방송을 적절하게 견제해야 하는 직무를 수행하기에는 자질이 턱없이 모자란 인물들, 좌우를 넘나드는 박쥐행보가 장기여서 기대할 수 없는 인물들, KBS 내에서 언론노조와 정부 양쪽 눈치나 보다 허송세월한 소위 보수정부 때 간부들 중 차기 이사들이 선임될 것이라는 소문 말이다.

한국당 추천설 현실 되면 악몽

일부 시민단체는 이미 썩은내 섞인 풍문을 근거로 한국당이 오판하지 말 것을 경고하기도 했다. 보수정권 시절 보도본부장을 역임한 A씨, 언론노조 KBS본부가 불법적 파업을 할 당시 이들과 타협한 노사협력주간 B씨, 아무 것도 한 것 없이 꽃길만 걸어왔다는 평가를 받는 C씨 등 아무리 뜯어봐도 한국당 실세들과의 관련 외에는 방송정상화를 위해 투쟁하겠다는 보수정당이 추천할 어떤 사유도 찾아보기 어려운 인물들이다. 필자는 계파를 떠나 이 나라 언론지형의 문제를 알고 어떻게 개혁해나가야 할지 알고 있는 박대출 의원, 윤상직 의원과 같은 이들이 버티고 있는 한국당에서 어떻게 그런 엉터리 인사 추천설이 돌고 있는지 전혀 이해할 수도 없고, 황당할 뿐이다. 결코 보수 대표성만을 따져 추천해야 한다는 게 아니다. 그들이 보수가 아니기 때문에 안 된다는 얘기가 아니다. 그들은 공영방송 개혁을 위해 할 수 있는 위치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게 증명된 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국당이 그런 인물들로 공영방송 이사 자리를 채운다면, 당연히 의지가 없다는 반증으로 봐야할 것이다. 실세 몇 사람에 의해 언론을 농단하는 일을 벌이는 게 가능하고, 또 당연시 되는 한국당이 앞으로 방송과 미디어에 대해 어떤 명분을 세울 수 있겠나. 만일 우려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한국당은 이후로 KBS에서 공산주의자를 미화하는 드라마와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도, MBC에서 또 다른 언론인이 잘려나가도 예의 그렇듯 무슨 특위, 무슨 TF나 만들어 쇼만 하고 말 가능성이 농후하다. KBS MBC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에 지원한 후보자들 중에는 언론방송 미디어현실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문제점을 지적해온 인물, 언론노조의 온갖 마타도어에도 꿋꿋하게 글을 쓰고 할 말을 해온 인물들이 있다. 또 하나 공영방송 감시 견제를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연속성에 부합하는 인물들도 있다. 어느 때보다 엄중한 시절인 지금 언론현실에 대한 감시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모두가 ‘처음’이어서는 안 된다. 한국당은 이번 자신들 선택을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 잊으면 곤란하다.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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