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회사 다닐 때보다 괜찮습니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내 브랜드로 살아남는 법
[신간] 회사 다닐 때보다 괜찮습니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내 브랜드로 살아남는 법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8.29 0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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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게를 하나의 ‘브랜드’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다 

창업 후 1년 이상 사업을 지속하는 사업자는 얼마나 될까? 창업 1년 이내 폐업하는 자영업자 비율만 보더라도 현실은 냉혹하다. 사표를 쓰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가게를 여는 일은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 그러나 그 가게를 1년 이상 유지해나가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일이다. 퇴사 후 이제 자영업자 5년차로 접어든 광고기획자 원부연은 창업에도 철저한 계획과 확실한 브랜딩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프랜차이즈로 어쩌다 사장이 되는 것이 아닌, 세상에 하나뿐인 내 브랜드를 건 1인 가게, 그것을 만들고 유지해나가기까지의 세세한 지침과 충고를 『회사 다닐 때보다 괜찮습니다』에 담았다. 

확실한 브랜딩을 위한 세 가지 질문, Why / How / What 

색깔이 뚜렷한 1인 가게를 열기 위해서는 나의 취향과 주관을 확실히 하는 것이 먼저다. 저자는 본격적인 창업을 준비하기 전에 ‘Why’ ‘How’ ‘What’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부터 찾으라고 말한다.

우선 ‘Why’, 즉 나는 왜 이 가게를 운영하고 싶은지 이유를 찾아야 한다. ‘그냥’이란 답은 세상에 없다. 누군가의 질문에 당당히 답할 수 있을 정도로, 그 가게를 운영하고 싶은 나만의 이유를 찾아야 한다. 어떤 상품이든 콘텐츠든 처음에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왜’를 묻는 여러 질문에 답을 찾는 동안, 가게의 콘셉트는 더욱 명확해지고 타깃 또한 뚜렷해진다. 

‘How’는 어떻게 가게를 운영하고 싶은가에 관한 질문이다. 가게의 색깔을 더욱 뚜렷이 하는 단계. 콘셉트, 타깃, 상품, 장소, 예산이라는 다섯 가지 카테고리를 기준으로 가게의 방향성을 구체화한다. 가게의 포인트는 무엇인지, 주요 타깃의 성향과 특징은 어떤지, 상품은 어떤 종류로 갖출지, 가게의 장소와 크기는 어느 정도로 할지, 예산을 얼마로 잡을지 등을 실행 이전에 먼저 고민한다. 

‘What’, 사람들이 원하는 가게는 무엇일까를 생각해볼 차례다. 아무리 멋진 공간이라도, 손님이 찾아주지 않으면 그 공간의 가치는 사라진다. 가게는 변화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 사람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트렌드를 연구하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야 한다. 고객이 원하는 ‘무엇’을 찾는 사람이 결국 사업을 지속할 수 있다. 

오픈까지 2달, 예산 리스트 작성부터 인테리어 공사까지 창업의 A to Z를 밝힌다! 


저자는 본격적인 창업 준비는 최소한 세 달의 기간을 잡고 시작할 것을 추천한다. 두 달은 인테리어 공사 등 실행에 소요되는 시간이며, 이에 앞서 한 달은 스케줄링과 매뉴얼북을 만드는 데 할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이 제대로 이뤄져야만 시간도 예산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매뉴얼북은 가게를 만들기 위한 전체적인 기획서다. 콘셉트, 타깃, 공간 방향성 같은 큰 틀에서부터, 테이블 세팅이나 메뉴 등과 같은 세세한 것까지, 총망라해두는 자료다. 오픈을 준비하는 데 교과서 같은 역할을 하며, 여러 관계자들과 미팅 시에도 가장 정확한 근거 자료가 된다. 


인테리어를 진행할 때는 한두 단어로 콘셉트를 명확히 하면 공간의 색깔이 뚜렷해진다고 제안한다. 예컨대, 저자가 처음으로 본인의 이름을 내걸고 차린 가게인 ‘원부술집’의 경우, 따뜻함과 차가움(Cool and Warm)을 동시에 주고 싶어 의자는 나무 재질로, 테이블은 철 재질로 구입했다. 캐주얼한 위스키바를 표방하며 오픈한 두 번째 술집, ‘모어댄위스키’는 중후하고 깊은 블랙톤(Deep Black)을 키워드로 정하고 그에 맞춰 가구를 제작했다. 경의선 책거리에 근처에 오픈한 ‘하루키술집’은 자연스러운 나무의 느낌(Natural wood)을 포인트로 잡았다. 

8주간 치열하게 준비한 결과물을 손님에게 선보이기 전, ‘가오픈 기간’을 갖고 지인들을 초대해 혹시 모를 부족한 부분들을 확인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안주 플레이팅, 잔 서빙 방식, 동선 확인, 메뉴판 디자인, 손님 응대하기 등 부족한 부분을 미리 체크할 수 있다. 부동산 계약을 진행 시에 건물주에게 요청해 2주 정도는 공사 기간으로 확보 받을 수도 있는데, 처음 가게를 오픈하는 경우라면 그 점을 더 어필해 가오픈 기간을 포함해 3주 정도의 공사 기간을 달라고 요청해보는 것도 좋다. 

관리도 수금도 계획도 혼자 해야 하는 1인 가게 사장님들을 위한 조언 

처음으로 내 가게를 운영하면 모든 게 신기하고 마냥 즐겁기만 하겠지만, 새로운 생활도 반복하다 보면 결국 또 다른 문제에 닿기 마련이다. 저자는 체력 분배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영역과 세금 처리 등 전문가에게 일임하면 나을 부분을 나누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또한 반복되는 일상과 생각지 못한 문제들로 금세 지칠 수 있다. 그럴 때 손님들은 귀신같이 그 공간의 부족함을 알아채고 더는 찾아주지 않는다. 뭔가 새로운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 때, 소소한 이벤트를 준비해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고 그 공간만의 매력적인 스토리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저자는 특히 돈을 위한 경제활동은 생각보다 금세 사람을 지치게 할 수 있다며, 돈 이상의 가치를 찾을 것을 강조한다. 결국 내가 궁극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나는 어떤 사람이고 싶은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경우에는 사람들이 음주와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음주문화를 연구하는 랩(lab)을 꾸려갈 계획이다. 그 첫 프로젝트였던 ‘팝업술집 프로젝트’는 언론에서도 화제가 되었는데, 젠트리피케이션 등 부동산 관련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술집을 열어보자는 목적으로 곧 철거될 상가나 폐업할 가게 공간을 찾아 술집을 차린 것이다. 지금까지 여의도와 부평, 방배동 등지에서 세 차례 진행했다. 

이 책은 무조건 퇴사를 종용하거나 창업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하진 않는다. 퇴사가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고, 창업이 쉽지만도 않기 때문이다. 대신 이 책은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막연한 생각들을 구체화하는 데 도움이 될 정보와 조언을 담았다.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을 다 읽고 어느 정도 질문과 그에 대한 해답이 구체적으로 정리되었다는 확신이 생기면 언제든 사표를 내도 좋다. 인생은 한 번이고 너무나 짧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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