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2.0’을 해부한다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2.0’을 해부한다
  • 고성혁 역사안보포럼 대표
  • 승인 2018.09.06 10: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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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몰랐던 문관이 좌지우지한 조선의 군사제도

선조 25년인 1592년 4월 13일 700여 척의 배가 부산을 향해 출발했다. 그 배에는 조선을 침공하는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가 휘하의 1만 8000여 명의 왜군이 타고 있었다. 그렇게 7년전쟁 임진왜란이 시작되었다. 왜선의 출현을 알리는 최초의 봉수가 부산 다대포 동북쪽 두송산 응봉 봉수대에서 타올랐다. 그러나 그 봉수는 도성 한양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훈련이 전혀 안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고니시 유키나가의 제1군은 다음날 동래성을 함락시켰다. 동래부사 송상현 휘하에는 2000명이 채 되지 않는 병력뿐이었다. 부산포와 동래포가 함락된 후 4일 뒤인 4월 18일에는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가 이끄는 제2군 2만 2000여 병력이 부산에, 구로다 나가마사(黑田長政)가 이끄는 제3군 1만 1000여 병력이 김해에 상륙했다.

부산진전투와 동래전투에서 큰 승을 거둔 고니시의 제1군은 동래-대구-선산-상주-조령-충주-여주-서울로 진격했고, 가토의 제2군은 동래-언양-경주-용궁-조령-충주-용인-서울로 진격, 구로다의 제3군은 김해-성주-추풍령-영동-청주-경기도로 진격했다. 고니시 軍은 부산에 상륙한 지 보름여 만에 (4월 28일) 충주에서 신립 장군의 관군을 전멸시켰다. 탄금대 전투의 비보를 들은 선조 임금은 도성을 버리고 4월 30일 의주로 몽진을 떠났다. 왜군은 불과 20여 일만에 한양에 입성했다. 거의 무혈입성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이것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임진왜란의 서두다. 특히 임란 전 조선의 방어체제가 진관제에서 제승방략제로 바뀐 것은 치명타였다. 진관제는 조선 전기에 채택된 방어 전략이고 제승방략은 조선 중기 이후 채택된 방어 전략이다. 세조 때 확립된 진관제는 병마절도사 휘하에 병영(兵營)을 두고, 그 아래 진을 설치해 지역을 방어하는 제도다. 유사시에 각 고을의 수령이 그 지방에 소속된 군사를 이끌고 지역을 방어하는 일종의 지역단위 방어체제다. 물론 대규모 전쟁에 적합하지는 않다 하더라도 지휘관은 지역 지형에 익숙하고, 병졸에 대한 지휘권이 그래도 유지되는 시스템이었다.

7월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전군주요지휘관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방개혁 2.0 보고를 받고 있다.
7월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전군주요지휘관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방개혁 2.0 보고를 받고 있다.

그런데 3포왜란과 여진족의 발호가 확대되면서 진관제로 대규모 병력 동원이 어렵다고 생각한 조선 조정은 제승방략제(制勝方略)로 군사제도를 바꿨다. 제승방략제라는 것은 몇 개의 지역을 합쳐 대규모 병력을 만드는 대신 지휘관은 중앙에서 파견 나가도록 하는 방식이다. 제승방략의 문제는 지휘관이 현지에 부임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뿐더러 지휘관은 현지 지역도 몰라 여러 군데서 모인 병력을 지휘통솔도 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충주 탄금대에서 신립 장군이 대패한 이유이기도 하다. 유성룡은 <징비록>을 통해 조선의 방어 전략이었던 제승방략 체제 때문에 왜군이 단 두 달 만에 부산에서 평양까지 쉽게 진격할 수 있었다고 적고 있다.

임진왜란을 통해 드러난 조선의 군사적 실패는 전쟁에 무지한 문관들이 책상머리에 앉아 방어시스템의 근간을 짰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현실과 전혀 맞지 않는 공상적 개념이 조선의 제승방략제였다. 문제는 현재의 우리 모습도 임진왜란 직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정치적 상황이나 군사적 상황이나 근본적인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특히 정치인에 휘둘리는 군대라는 측면에서는 똑같다.
 

군인권센터 소장과 국방부 장관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군의 위상은 말이 아니다. 기무사 계엄령 문건 사태는 사실 곁가지에 불과하다. 보다 근본적인 것은 한미동맹의 근본이 흔들렸다. 2018년 한미 연합훈련은 거의 모두 중단되었다.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한미연합사체제는 소위 전작권 환수라는 미명 하에 머지않아 해체될 위기다. 유명무실한 한국당은 이에 대해 제대로 된 반론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군을 책임져야 하는 송영무 국방장관의 모습은 더더욱 가관이다. 기무사 대령과 입씨름하는 모습은 방송에 그대로 노출되었다. 더욱이 병역 거부자인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군을 향해 이래라 저래라 했다는 언론 보도는 경악 그 자체다. 임태훈 소장은 지난 2002년 소위 ‘양심적 병역 거부’를 선언하며 군 입대를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임 소장은 “동성 간의 성행위를 형사 처벌하는 조항(군형법 92조)이 살아 있고, 동성애자를 등급 보류시키는 차별적 상황에서 군대에 가고 싶지 않았다”며 “국가가 나서서 동성애자인 나에게 변태, 3등 시민이라는 낙인을 찍는데 군 복무하면서 인권을 침해당하면 누가 보호해줄까 싶더라”고 말한 바 있다. 이후 임태훈 소장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 받아 2004년 구치소에 들어간 후 이듬해 6월 가석방으로 나왔다고 언론은 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최근 ‘국방개혁2.0’을 내놓았다. 정부가 주장하는 ‘국방개혁 2.0’의 핵심 목표는 크게 3가지이다. 1. 싸워서 이기는 군대 육성 2. 스스로를 책임지는 국방태세 구축 3.국민이 신뢰하는 군으로 체질 개선이다. 정부가 말하는 ‘국방개혁2.0’의 실질 추진 방향은 5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북핵 위협 억제 및 대응능력 확보 (킬체인, 3축체계 전력 조기 확보)

2) 새로운 작전수행개념 구현을 위한 군 구조 개편 (전작권 환수 연계, 연합방위 주도)

3) 국방운영의 효율성`투명성 극대화

(국방부 문민화, 정치적중립보장 제도개선, 병 복무기간 단축, 장군 정원 감축, 상비병력 수준의 예비전력 정예화, 첨단 정보과학기술 적용)

4) 비리근절.예방 및 방위사업 개선 (효율적 국방획득체계 개선, 국방 R&D 역량 강화)

5)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병영문화 정착 (장병 복지수준 향상, 군의료체계 개선, 장병인권보장)

말은 그럴 듯하지만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추진해온 국방개혁2030의 연장선상에 있다. 노무현 정부의 ‘국방개혁2030’의 실질적 내용은 ‘병력 감축’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2.0’을 비판하기에 앞서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도 크게 수정하지 않았다는 것이 사실 문제였다.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국방개혁2.0’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노무현 정부의 병력감축안인 ‘국방개혁2030’에 소위 ‘전작권환수(전작권전환)’를 구체화 하는 것이다. 연합방위를 주도한다는 의미는 한미연합사 해체의 또 다른 설명이라고 볼 수 있다.
 

병력 감축과 전작권 환수가 목적
 

한미연합방위체제 와해와 병력 감축이 핵심인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 2.0’을 보노라면 마치 조선시대 제승방략제를 떠올리게 한다.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 2.0 프로젝트는 말로는 거창하기 이를 데 없다. 문제는 실전에서 얼마나 전투력을 보장하느냐의 여부다. 조선의 제승방략제도 책상위 도면상에서는 이를 데 없이 완벽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전혀 부합하지 않았다.

‘국방개혁 2.0’에 따르면, 병 복무 기간은 21개월(육군·해병대 기준)에서 2021년 12월까지 18개월로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80년대 단기병(방위병) 복무기간과 같다. 우리 군의 상비 병력은 현재 61만 8000명에서 2022년까지 50만 명으로 줄어든다. 병력수는 육군에서만 감축된다. 현재 48만 3000명에서 36만 5000명이 된다. 이는 북한 육군 110만 명의 33% 수준이다. 병력 감축이라는 화두에 있어서 늘 내세우는 것은 인구감소를 예로 들지만 실제로 병력자원 감소는 인구감소보다는 복무기간 단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또한 현대전은 인력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아무리 현대전이라고 하더라도 전쟁의 최종 마무리는 병력(인력)이 하는 것이다. 아프간 전에서 미군이 가장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바로 병력 부족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병력 감축의 대안으로서 첨단장비 투입을 이야기한다. 첨단장비를 다루려면 숙련된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18개월로 줄어드는 병력자원으로는 첨단장비 운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원 분석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에 따르면 병사들의 비(非)숙련 비율은 18개월로 단축되면 67%, 12개월로 단축되면 100%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리 말하면 18개월로 단축되면 첨단장비 67%는 운용에 문제가 생긴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당연히 숙련된 병력 확보안도 제시되어야 한다. 그러나 ‘국방개혁 2.0’에 따르면 부사관 확충 안은 보이지 않는다. 강한 군대가 되려면 허리라 할 수 있는 부사관이 강해야 한다. 부사관 확충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장기근속이 보장되어야 한다. 2014년 기준으로 각군 부사관은 육군 6만 9000여 명, 해군 1만 7000여 명, 공군 1만 8000여 명, 해병대 5500여 명 등 모두 10만 9500여 명이다. 부사관을 확충하려면 예산으로 반영되어야 가능하다. 그러나 국방부의 방향은 다른 듯하다. 국방부는 “상비 병력은 감축하되 국방인력 대비 민간인력 비중을 현재 5%에서 10%로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북한과 화해 무드 및 군축 협상에 대비한다는 이유로, 국방부가 GP(감시소초) 철수를 계획하고 비무장지대(DMZ) 부근 90~100여 개 군부대 신축공사 사업까지 잠정 보류했다. 이것은 문제가 심각하다. 북한 동향과 상관없이 우리 측의 일방적인 철수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군에서는 드론과 각종 감시 장비로 대응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하나 철책 근무 경험이 있는 예비역들의 반응은 전혀 다르다. GP 및 GOP 경계 병력은 단순한 경계 목적이 아니다. 유사시 즉각 작전을 취해야 한다. 절대로 드론이나 전자감시 장비가 대체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한마디로 조선의 제승방략제 같은 탁상공론의 냄새가 짙게 풍기는 부분이다. 병력 감축과 복무 기간 단축은 ‘국방개혁 2.0’에서 확정된 사항인 데 반해서, 전력증강안은 국회 예산안으로 확정되어야 가능하다. 과연 향후 국회예결위에서 어느 정도 추인할지는 미지수다.

특히 최전방 사단 감축은 심각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육군 관계자는 “드론봇이나 무인 정찰기 등 무인 감시정찰 체계와 화력 증강을 통해 병력 감축을 보완한다는 게 국방부의 구상”이라고 말한다. 미군이 전장에서 드론 등을 활용하는 것은 병력자원 감소나 대체용이 절대 아니다. 전투력 증강을 위해 드론을 활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 2.0’에 따르면 휴전선 일대에서 병력자원 대신 드론을 활용한다는 것은 난센스에 가깝다. 전투력 증강 목적은 전혀 없고 그저 병력 감축의 당위성을 말하고자 하는 양념에 불과하다. 만약 드론을 이용한다고 한다면 드론에 대한 실질적 무장계획까지 말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2.0’ 중에 비판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바로 장군의 수를 줄이는 안이다. 국방부는 현재 436명의 장군 정원을 2022년까지 360명으로 줄인다. 총 76명의 장군 직위가 줄어드는데 각 군별로 감축되는 숫자는 육군 66명, 해군과 공군 각각 5명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큰 반론은 없어 보인다. 그동안 소위 ‘계급 인플레’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이명박 정부 때도 ‘국방 개혁 307’안을 수립하면서 군 상부조직 개편을 시도한 적이 있었다. 합참의장과 각 군 총장으로 분리된 군령권과 군정권을 일부 통합하면서 장군 수를 줄인다는 계획이었다.
 

문재인 정부 ‘국방개혁 2.0’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육군에서 가장 큰 변화는 1·3군사령부의 통합이다. 현재 한국군의 주력부대는 3군 예하에 편재되어 있다. 원주의 1군사령부는 해체되어 용인의 3군사령부에 흡수, 통합된다. 2019년 1월 1일부로 지상작전사령부로 전환된다. 이것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현대무기를 감안하면 한반도는 매우 좁은 전장(戰場)환경이다. 좁은 전장환경에서 굳이 육군을 3개의 군사령부 편재로 갈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명령과 지휘의 단일화 측면에서는 이해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군 구조 개편안(1,3군 통합)에는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 군 구조 개편이 단순히 전투력 확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소위 ‘전작권 환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전작권 환수’라는 말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 나온 말로서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한미동맹 와해’가 그 핵심이다. 이를 두고 새로운 말이 등장했다. ‘연합방위 주도’라는 말이다. 한미연합사를 통한 한미동맹에 근간한 한반도 안보 확보가 아니라 ‘한국군 단독’이라는 목적성이 숨어 있다. 이제 북한만이 아니라 중국의 위협까지 감안할 때 ‘연합방위 주도’라는 것은 화려한 말잔치에 불과하다. 달리 말하면 문재인式 제승방략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군 개혁의 목적은 적에 맞서 싸우는 전투력 증강에 있어야 한다. 그러나 개편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전투력 증강 목적보다는 문민화, 정치적 중립화, 병력 감축, 전작권 환수에 실질적 목적이 있어 보인다는 점이다. 아무리 국방부가 전력증강안을 내놓더라도 국회에서 예산에 반영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즉, 예산 확보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 설명도 없다.

정부가 말하는 것처럼 병력 감축 대신 첨단 무기로 대응하겠다면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국방비 증액방안도 숫자로 제시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국방예산은 GDP 대비 2.4% 내외다. 우리가 처한 안보환경에 비한다면 국방예산은 유럽 주요국(영국 2.21%)보다 조금 높은 정도에 불과하다. 미국은 2017년 기준 4% 정도의 국방예산을 사용했다. 향후 북한보다 더 한반도에 위협적으로 다가올 중국의 군사적 팽창은 무섭다. 중국 국방예산 증가율은 2011~2015년 10~12%대를 기록했다. 2016년 7.6%, 작년에는 7% 내외였다. 그런데 시진핑의 장기집권 토대를 마련한 올해의 경우 국방비는 대폭 증가했다. 중국의 올해 국방예산은 1조 1000억 위안(약 187조 88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8.1% 늘어났다. 3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2.0’에는 주변국의 군사적 팽창에 대비하는 정책이 전혀 없다. 우리가 처한 안보환경 변화는 전혀 감안하지 않았다. 예산 확보안도 없이 오로지 병력 감축, 전시작전권 전환, 문민화에 초점을 뒀을 뿐이다. ‘국방개혁 2.0’은 어쩌면 대한민국의 무장해제를 위한 첫 단추일 수 있다.

고성혁 역사안보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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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2018-09-13 11:26:48
네 다음 개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