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종교 없는 삶...불안으로부터 나는 자유로워졌다
[신간] 종교 없는 삶...불안으로부터 나는 자유로워졌다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9.19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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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필 주커먼 Phil Zuckerman 은 캘리포니아 주 클레어몬트 피처 칼리지 사회학과 교수. 오리건 주립대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종교와 사회의 관계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무종교 문화와 종교 없는 사람들을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2011년에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무종교성을 연구하는 학제간 학과를 개설했다. 저서로 『신 없는 사회(Society Without God)』, 『더 이상 신앙은 필요 없다(Faith No More)』 등이 있다. 

저자는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무종교인들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종교의 의미는 물론이고 더 나아가 인간성의 본질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폭넓은 인터뷰를 바탕으로 종교 없는 사람들의 도덕성, 죽음에 대한 인식과 삶의 목표, 공동체 의식, 자녀 양육과 교육철학, 아름다움과 행복 등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그 결과로, 종교 없는 사람들이 자기 확신과 타인에 대한 공감, 책임감 있는 시민의식, 합리적인 의사 결정,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 등 긍정적인 자질들로 삶을 충실히 꾸려 간다는 점을 밝힌다. 이 책은 종교와 무종교 사이의 깊은 편견들을 이겨 내고, 독자들에게 종교와 상관없이 자신을 향한 믿음을 바탕으로 그들만의 고유한 삶을 이끌어 갈 수 있게끔 영감을 준다.

탈종교 현상에도 불구하고 그간 종교 담론에서 소외되어 있던 무종교인들의 삶을 살펴보고, 그들이 인간 본연의 종교적 심성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 주는 『종교 없는 삶』이 판미동에서 출간되었다. 저자는 미국에서 무종교성을 연구하는 학자로,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탈종교화의 배경과 사회적 의의를 밝히는 작업을 꾸준히 해 오고 있다. 저자는 주목받지 못했던 무종교인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어야 종교의 의미는 물론이고 인간성의 본질도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책에서는 종교 없는 사람들이 정체성과 믿음, 성향 면에서 폭넓은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지만 도덕성과 인간애, 공동체와 사회에 대한 연대의식,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관점 등에서 핵심적인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자세히 살펴본다. 

이 책은 역사 속에서 무종교주의의 전통을 되새겨 보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종교 없는 사람들의 내면과 삶의 방식을 탐구하여 ‘종교 없이 살아도 괜찮을지, 자녀를 종교 없이 키워도 될지, 종교 없는 사회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고난이나 큰 병을 맞닥뜨릴 때 종교 없이 어떻게 대처할지’ 등 막연한 불안을 가지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실제적인 지침을 준다. 

종교 없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종교 없는 삶』은 종교적 바탕이 강한 미국을 배경으로 하지만, 무종교가 제법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국내에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저자는 빠르게 탈종교화된 유럽, 아시아,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등의 흐름에서 분명한 예외처럼 보였던 미국 역시 지난 25년간 무종교인이 두 배로 늘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무종교인이 전체 인구의 56.1%를 차지했다. 종교 없는 사람들이 인구의 과반을 넘은 것은 1985년 첫 조사 이래 처음 있었던 일이다. 저자는 또한 탈종교화의 원인으로 종교와 정치적 보수주의의 결탁, 종교지도자들의 부정부패, 여성의 사회진출 증가, 동성애로 대표되는 사적 자유에 대한 이해 증진, 인터넷과 SNS의 발달 등을 꼽는다. 이러한 지점들은 탈종교화 현상을 거시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현대사회에서 종교가 지켜야 할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편견에 맞서 인간 본연의 종교적 심성을 긍정하다 

종교가 없으면 기준 없이 무절제하게 살기 쉽고, 자기만 옳다고 생각해서 오만해지며, 이웃을 돌아보지 않고 이기적일 것이라는 막연한 편견이 있다. 그러나 저자는 무종교인에게는 종교적 심성이 없을 것이라는 편견에 맞서 무종교적 도덕성과 신념을 강조한다. 많은 무종교인들이 실제로 공감과 배려를 개인적 도덕성의 바탕으로 삼고, 자기 신뢰와 생각의 자유를 중요시하며, 삶을 소중히 여기고 때때로 깊은 초월감을 느끼는 등 종교적인 가치들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또한 종교가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며, 종교 없는 사회는 쉽게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무종교성이 높은 사회일수록 경제적·사회적·문화적으로 더 잘 산다는 점도 지적한다.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종교적 가르침을 준거로 삼아 자신의 신념과 가치체계를 확인하는 것처럼, 이 책이 종교 없이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무종교인들의 삶과 증언들을 통해 자신의 내면에 확신 없이 흩어져 있던 무종교적인 신념과 가치들을 확인해 보게 해 줄 것이다. 

누구나 조금씩 ‘무종교인’으로 살아간다 

저자는 무종교인이라는 개념이 그리 선명하지 않다고 말한다. 종교적인 사람도 어떤 면에서는 무종교적이고, 무종교인들도 어느 면에서는 종교적이기 때문이다. 종교는 없지만 유령이나 환생은 믿는 사람, 종교 활동은 하지만 특별한 믿음은 없는 사람, 한때는 매우 종교적이었지만 더 이상 그렇지 않은 사람 등 누구를 무종교인으로 볼 것인가도 문제로 남는다. 이처럼 종교성과 무종교성을 하나의 스펙트럼으로 바라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안에서 한쪽으로 더 기울어져 있을 뿐이며, 심지어 삶의 시기마다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은 종교를 가진 사람이든, 종교 없이 사는 사람이든 삶의 경로에 따라 달라지는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이처럼 『종교 없는 삶』은 종교 없는 삶이 무엇을 의미하고 궁극적으로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확신하지 못하는 무종교인, 또한 종교 없는 사람들을 통해 진정한 종교적 가치를 생각해 보게 한다는 점에서 종교인들 모두에게 정말로 유익한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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