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팬 베이스....지지받고, 사랑받고, 꾸준히 응원받는 회사를 만드는 방법
[신간] 팬 베이스....지지받고, 사랑받고, 꾸준히 응원받는 회사를 만드는 방법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9.28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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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사토 나오유키는 커뮤니케이션 디렉터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덴쓰에서 매스광고, 인터넷광고,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등을 담당한 후 2011년에 독립했다. 현재는 ㈜쓰나구와 커뮤니티 ㈜4th의 대표를 맡고 있다. 4th는 함께 사는 가족, 함께 노는 친구, 함께 일하는 직장동료에 이어 ‘4번째 동료’라는 의미다.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한 차세대 솔루션을 다루는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활동하며 불특정 다수보다는 특정 소수의 커뮤니티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저서로는 『내일의 광고(明日の?告)』, 『내일의 커뮤니케이션(明日のコミュニケ?ション)』, 『내일의 플래닝(明日のプランニング)』 등 다수가 있다.

브랜드와 상품이 꾸준히 판매되고 오랫동안 유지되기 위해선 무엇이 우선시되어야 할까? 이 책의 저자인 사토 나오유키는 무엇보다 ‘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기업의 입장에서 팬이란 ‘브랜드와 상품이 중시하는 가치’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즉, ‘팬=지지자’인 셈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이제는 모든 기업들이 팬을 기반으로 한 ‘팬 베이스’ 전략을 도입해야 할 때”라며 강력히 주장한다. 팬 베이스란 팬을 중시하는 기조를 베이스로 삼아 중장기적으로 매출과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개념이다. 기존의 마케팅 전략들이 ‘신규고객 창출’에 쏠려 있었다면, 이제는 지금까지 지지를 보내온 기존 고객들에게 조금 더 포커싱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팬 베이스’는 기업의 중장기계획을 재편하고 기업의 체질을 개선한다는 측면에서 기존의 ‘고객 제일주의’, ‘고객 만족’ 같은 구호들과는 다르다. 고객센터와 같은 일부 고객담당 부서가 해온 것들이 소극적인 수준의 고객 응대였다면, 팬 베이스는 경영 전반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개념의 중추적인 핵심 전략이다. 때문에 저자는 “광고홍보 부문 실무자뿐만이 아니라, 사장 및 임원진부터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경영 및 관리 부문의 담당자들까지도 팬 베이스에 대한 개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러한 팬 베이스 전략은 수많은 소비자들을 상대해야 하는 제조업체와 서비스업체에 우선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B2C 기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소매와 유통, 미디어, 인프라, 행정 등에 종사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B2B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필수적인 개념이 될 것이라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나아가 식당, 카페 등 가게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을 비롯해 기업활동과 관계가 없는 커뮤니티 운영자, 동호회 운영자까지 포함한다면, 앞으로 팬 베이스라는 개념을 빼고는 마케팅을 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팬 베이스’는 기업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을까? 저자는 시대적?사회적 변화로 신규고객 확보에 실질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의 현실을 근거로 꼽는다. 지금은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려운 ‘잔혹한 시대’라는 것이다. 그 배경으로 저자는 크게 세 가지를 든다. 

첫째, 인구 구조의 변화다. 예전의 성공신화를 기억하고 있는 기업들은 여전히 거대한 집단을 대상으로 한 대량판매 방식을 고수해오고 있지만, 문제는 오늘날 그러한 ‘집단’이 사라진 상태라는 점이다. 전 세계적으로 인구 감소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물리적인 고객의 숫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저자가 파악하는 일본 현지의 사정은 이렇다. 일본은 2008년 인구수의 정점을 찍은 뒤 마치 벼랑 끝에서 추락하듯 급격히 감소해 40년 후에는 약 4,000만 명 정도가 사라질 것으로 추정된다. 또 국민 3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이 되는 ‘초고령 사회’가 5년여 후 앞으로 다가왔으며, 2035년이 되면 일본인의 약 절반이 ‘1인 가구’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인구의 물리적 수와 생애주기의 변화로 새로운 수요가 발생되기 어렵고 소비의 패턴 또한 매우 보수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신규고객을 목표로 한 마케팅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시장의 변화다. 물건이 넘쳐나 모든 상품이 높은 보급률을 보이는 시장을 ‘성숙 시장’이라 하는데, 지금은 그 상황을 훨씬 뛰어넘은 ‘초성숙 시장’이라는 점이다. 선택지가 너무나 많은 상황에서 고객들은 제품에 어떠한 기능이 하나 추가된다고 하여 섣불리 구매를 결정하지 않는다. 때문에 제품 차별화 전략(USP) 또한 시간이 흐를수록 한계를 보일 것이다. 

세 번째, 정보환경의 변화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소비자들의 판단을 어렵게 만든다. 말하자면, 전 세계에 존재하는 정보의 양이 점점 방대해지면서 기업의 입장에서는 상품 정보를 제대로 알리기조차 힘들어진 상황이다. 

이와 같은 시대적, 사회적 변화 때문에 대대적인 캠페인이라든지, 연예인을 고용한 억대 광고, 전국적인 매장 프로모션 같은 것들이 예전만큼의 임팩트를 가지지 못한 채 깜짝 이벤트로 사라져버리고 만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여 만든 캠페인들이 정작 소비자에게 오래 기억되지 못하고 금세 잊힌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이벤트성 마케팅 전략들을 단기, 단발성 시책으로 구분 지으며, 이러한 마케팅은 아무리 반복한들 소용이 없다고 지적한다. 그보다는 팬을 우선하는 중장기 시책을 도입하여 팬의 지지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모델은 기업에서 기존에 해왔던 단기, 단발성 시책과 팬 베이스를 주축으로 하는 중장기 시책을 결합하는 통합 전략이다. 

어떻게 하면 팬의 지지를 강화할 수 있을까? 저자는 그 방법으로 세 가지를 꼽는다. 우선 기업의 가치 자체를 향상시킨다(공감 강화하기). 그리고 그 가치를 대체 불가능한 것으로 만들고(애착 강화하기), 그 가치를 제공하는 측이 좋은 평가 및 평판을 얻게 한다(신뢰 강화하기). 

이를 실행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기업에 대한 로열티(충성도)가 높은 팬들로만 구성하는 팬 미팅이 있다. 지지자들과 함께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를 발견하고, 팬들끼리 소통함으로써 ‘팬심’을 두텁게 하며, 독특한 경험을 선사함으로써 애착을 강화하는 것이다. 저자는 팬 베이스를 구축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들을 제안하면서 이를 실천하고 있는 기업들의 다양한 사례를 소개한다. 

일본의 식품회사인 가고메는 코어팬만 가입할 수 있는 ‘&KAGOME’라는 팬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매출이 하락세인 시점에 위기의식을 느낀 가고메가 철저한 ‘집토끼’ 단속에 나선 것이다. 가고메는 팬들이 단순히 소통하는 것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개개주주를 조금씩 늘려왔다. 수십 년간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가고메의 기업 이념에 공감하는 개인주주(팬 주주)는 무려 99.5%에 달한다. 

마쓰다자동차는 ‘가루이자와 미팅’이라는 팬 모임을 20년 넘게 유지하고 있다. 이 모임은 회사에서 주최한 것이 아니라 팬들의 자발적인 모임으로 시작되어 마쓰다자동차를 사랑하는 일본 최대 모임이 되었다. 마쓰다자동차 관계자들은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신차 발표를 언론보다도 먼저 팬 미팅 자리에서 하는 등 팬들이 기뻐할 만한 포인트를 찾아 맞춤 이벤트를 준비한다. 또한 식품회사인 가루비는 온라인 팬 커뮤니티를 만들어 1년간 코어팬들과 함께 가루비의 과자 브랜드인 ‘쟈가리코’의 새로운 맛을 공동 개발하기도 한다. 

이러한 기업의 일련의 활동들은 궁극적으로 팬이 좀 더 기업의 활동에 공감하며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이때 홍보 담당자들이 할 일은 팬들이 기업의 활동에 ‘접근하기 쉽도록’ 만드는 것이며, 주변인들에게 조금 더 ‘공유하기 쉽도록’ 조성하는 것이다. 이는 팬이 새로운 팬을 만들어주기 때문. 

저자는 “팬들은 브랜드와 상품이 지닌 ‘현재가치’만을 보고 지지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그 가치의 연장선상에 있는 ‘미래가치’에도 큰 기대를 품고 있으며, 이를 기업과 함께 꿈꾸고 싶어 한다”고 말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팬 베이스’는 팬을 이용해 단편적으로 수익을 올리려는 ‘팬 비즈니스’, ‘팬 마케팅’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특히, 팬의 존재는 기업이 위기상황일 때 더욱 빛을 발한다. 사회적 물의를 빚는 큰 실수를 저질렀을 때 기업의 존속 여부를 결정짓는 것은 그러한 상황에서도 지지를 보내는 팬들이 얼마만큼 있느냐다. 여론의 뭇매를 맞는 와중에도 코어팬들은 꾸준히 구매를 실천하며 응원을 보낸다. 상품 자체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만들어가는 브랜드의 가치를 믿고 따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지지자들의 성향과 의중을 예민하게 파악하여 기업정책에 반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저자는 “팬들과 함께 변화하고 성장하면서 미래가치를 창출해가는 기업만이 잔혹한 시대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기업의 존재의미를 다시금 되묻는다. 기업의 목소리에 아무도 화답하지 않고, 기업의 행보에 아무도 관심이 없는데 그 기업의 브랜드가 오래도록 유지될 수 있을까? 새로운 마케팅 트렌드를 알기 위해 『팬 베이스』를 짚어든 독자들은 의도치 않게 시작점으로 되돌아가 경영목표를 하나하나 점검해보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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