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담한 KBS의 몰골, ‘오늘밤 김제동’ 사건
참담한 KBS의 몰골, ‘오늘밤 김제동’ 사건
  •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 승인 2018.12.10 16: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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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공영방송사에서 찾기 어려운 독재자 미화와 뻔뻔한 주역들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눈 가리고 아웅한다는 속담이 있다. ‘위인맞이 환영단’이라는 종북단체 단장의 김정은 찬양 인터뷰를 여과 없이 방송한 KBS <오늘밤 김제동>을 자유한국당이 지적하자 언론노조 KBS본부가 발끈한 모습이 딱 그렇다.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김정은 답방 분위기 조성하려는 청와대 의도가 반영된 게 아니겠냐고 하니 KBS본부가 증거를 대라는 대목에선 실소가 나온다.

KBS본부와 문재인 세력이 ‘사실상’ 한 몸이라는 증거는 도처에 널려 있다. 아니라고 잡아떼는 모습마저 이 정권과 샴쌍둥이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2017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정책협약을 맺고 연대했다. 그때 KBS내부에선 “정치권에 공개적으로 줄을 대고 정치하겠다는 것이냐”고 비난하는 목소리까지 나왔었다.

언론노조는 2012년엔 종북정당으로 헌재에 의해 강제 해산된 통합진보당과 정책협약까지 맺었다. 공영방송 언론인으로서 부적절하기 짝이 없는 ‘정치질’을 해온 KBS본부가 야당 인사 한마디에 정치개입이라고 비난하니 우습다.

<오늘밤 김제동> 비판이 ‘야당판 공영방송 장악 시도’라면 과거 이명박, 박근혜 우파정권 때 민주당의 숱한 비판들은 더한 공영방송 장악 시도였다. 그때 KBS본부는 ‘야당판 공영방송 장악 시도’라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당연시하고 환영했다. 민주당이 KBS와 MBC 등 공영방송을 언론적폐로 규정하고 우파 정권 당시에 임명된 사장과 이사진을 몰아낼 시나리오를 담은 문건을 작성하고 실행에 옮기며 방송장악을 해나갈 때 KBS본부는 그 시나리오대로 실행에 옮겼던 주역 중 하나였다.

KBS본부는 KBS와 청와대 공조 의혹에 “그런 일은 단연코 없다” “아이템의 선정, 구성, 출연자 섭외, 방송 인터뷰 등등은 오롯이 제작진의 자유로운 토론과 의사결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외부 누구로부터의 부당한 압력이나 청탁은 존재하지도 않는다”고 반박했지만 당연하다. 청와대와 KBS가 한 몸이나 마찬가지인데 권력이 굳이 청탁하거나 압력을 넣을 일이 뭐가 있나. 서로 이심전심 아닌가.

‘시대를 거스르는 KBS의 퇴행’ 퇴출 운동이 필요한 시점

양승동 사장은 작년 문 대통령과 언론사 사장과의 오찬간담회에 참석해 “4·27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통령을 편하게 응원해주고 싶었는데, 많은 분이 지켜보고 있을 것 같아서 표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고 공개적으로 고백한 사람이다. KBS 사장이란 사람이 문 대통령의 지지자임을 고백한 마당에 KBS본부의 궁색한 변명이나 야당 비판 한마디에 발끈하는 모습은 오히려 권력과 KBS 간 긴밀한 공조를 스스로 역설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민주당과 KBS본부가 한때 그렇게 비난하고 바꿔야 한다던 공영방송 지배구조에 의해 KBS 이사회를 차지하고 있는 이사들은 그런 양승동 사장을 비호하기에 여념이 없다. 한 때 언론개혁운동을 했다는 김상근 이사장은 ‘진실과 미래위원회’라는 KBS판 인민위원회를 만들어 불법적인 칼을 휘두르며 KBS를 권력의 품안에 안긴 양 사장을 감싸고 연임시킨 주역이다. 김 이사장을 포함해 조용환 이사나 강형철 이사 등도 구여권 추천 강규형 이사 등을 몰아내고 자리를 차지해 양승동 호위무사 노릇이나 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KBS본부는 무조건 합리적 근거를 대라고 큰 소리 칠 게 아니라, 필자가 언급한 이런 합리적 근거에 합리적 반박을 하여 자신들이 합리적 노조라는 걸 증명하는 것이 국민들의 공감을 더 많이 살 수 있는 길이다. “수신료 가치에 답하겠다”던 양 사장이 연임 뒤 하는 일이란 거액을 들여 ‘오늘밤 김제동’과 같은 저질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 또 그런 방송을 통해 세계 최악의 독재자를 찬양하는 방송이다.

세계 자유민주 선진국 어느 나라에서 이 따위 방송을 하고도 철면피하게 버티는 공영방송 사장이 있나. 권력에 의해 뽑힌 이사회 이사들의 비호를 받는 사장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청문회 과정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에 가고도 가지 않았다고 발뺌, 그러다 가긴 갔는데 노래는 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거짓말을 거듭해온 양 사장은 애초 공영방송 수장을 맡기엔 자격미달인 사람이었다. 그 자리에 갈 수 없는 사람이 갔다는 사실 자체가 권력의 뜻 없이는 불가능하다.

양승동 사장은 전임 사장을 내쫓은 자리에 보궐 사장이 되면서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 약속 지키겠다”던 약속을 배신하고 KBS를 아예 권력과 한 몸으로 만들었다. 그런 사장을 감시하고 견제해야할 이사회는 KBS를 권력 품에 안긴 사장을 비호하느라 여념이 없다. 권력에 붙느라 국민을 버린 것이다.

과거 우파정부에서 툭하면 권력이 언론에 개입한다고 비판하고 시국선언을 내놓는 등 꼴값을 하던 언론학자들은 지금 쥐죽은 듯 조용하다. KBS에서 벌어지는 이런 꼴을 보고도 비판 한마디 하지 않는 그들도 언론노조와 문재인 권력에 빌붙었던 어용이라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다.

KBS의 ‘오늘밤 김제동’ 논란은 상징적인 사건이다. KBS본부 언론노조의 정체성과 가증스런 위선을 증명했다. 양승동 사장과 그를 무조건 비호하는 KBS 이사회가 국민이 아닌 권력을 따르고 있음을 다시 확인시켜줬다. KBS를 장악하고 있는 건 이런 세력들이다. 국민이 이런 자들을 계속 용납한다면 이 나라엔 희망이 없다.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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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알자 2018-12-10 16:59:23
왜 통일을 멀리 하고 이루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는가 왜 한민족이 분단이 계속인가 이유불문하고 남북은 합쳐져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 먼저 북한을 환영하고 북한을 가까이 해야 한다. 왜 가까이 하기에 멀리만 생각하는가 통일은 많은 변화를 겪어야 하고 고충도 함께 겪어가야만 한다.